오늘이 아빠 제사예요.
친정엄마가 성격이 쏘쿨 하셔서 제사지내는걸 의미없어 하셔서
그래도 제사는 지내야 겠기에 애기데리고 아침부터 음식몇개 한답시고 히스테리좀 부렸더니 기운빠집니다.
무국도 끓여야 되는데 에구구 허리야..
새언니 두명중 한명은 못온다 하구.. 새언니한명은 여차저차 해서 저녁에 온다고 하구..
뭐,, 속으로 좀 서운은 하지만 어쩔수 없지하는 생각으로 맘 다잡아 봅니다.
왜냐하면 저희엄마가 성격이 쏘쿨 하시거든요.ㅋ
저희이모부가 근방에 사시는데 올해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지금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시고 대소변도 받아내는 투병을 몇달째 하고 계신데요.
이모도 연세가 78이시고 본인지병도 있으셔서 간호가 힘드셔서, 간병인비도 만만치않게 들어간대네요
그동안 병원수술비에 입원비도 만만치 않게 들었다하고
긴병에 효자 없다고, 1년도 채안됬는데 , 가족들도 힘들고 부담스러워 한다고 해요.
오늘 길 가다가 할머니 이모가 휠체어에 앉은 이모부를 모시고 산책하는 모습을 봤는데요
그런데 저는 그모습이 너무 부러웠답니다.
저희아빠는..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해요. 당시에 제가 미국에 있었는데,
가족들이 알려주지 않아서 아빠장례를 치르고 3개월이나 후에 한국에 들어와서 아빠가 돌아가신것을 알게되었어요. 가끔전화해서 아빠안부를 물어도 집에 없다고만하고, 그랬는데(당시에는 핸드폰이 없었어요)
돌아가셔서 통화를 할수없었던 거죠.
저는 아빠죽음을 이렇게 황당하게 맞이해서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실감이 나질 않고, 아빠의 부재에대해
그냥 멍 한상태로 남아있거든요.
그런데 오늘 병색이 짙어 가족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는 이모부를 보면서
그래도 난 이모네 식구들이 부럽다 는 생각을 했네요.
저희엄마한테, 아빠처럼 예고없이 갑자기 가는거보단, 이모부처럼 오래 살아있는게 더 좋은게 아니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이모부터럼 똥오줌 싸면서 살바엔 그냥 죽는게 낳다고 얘기를 하네요.
글쎼요...
그래도 전.. 말을할수없어도 거동을 못해도
그사람이 숨쉬고 살아서 내곁에 있다는 사실에 더 기쁘고 행복할거 같아요
아빠의 사고 사진을 찍어놓은게 있다는데 아직도 못봤어요. 너무 무서워서.
아빠의 죽음을 황당하게 맞이한후로 뭔지 모르게 제안에서 비정상적인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는거 같아요.
식구들에 대한 분노 나, 아빠의 죽음에 대한 슬픔, 이런것들이 없이
멍한상태로 그냥 시간이 흘렀던거 같네요.
처음엔 엄마랑 오빠들도 저를 안보여주려고 했는데, 어느순간부터는 제가 피했던거 같아요.
사진을 보고.. 이젠 저도 인정해야 할까요. 우리아빠의 죽음을.
그리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할까요.
그러면 뭔지모를 제 감정의 앙금이 없어질까요..
아직도..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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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트라우마 조회수 : 387
작성일 : 2011-07-20 16:34:55
IP : 58.140.xxx.6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7.20 5:46 PM (61.111.xxx.254)우리 아버진 심장마비로 갑자기 쓰러지셔서 수술 받고 중환자실에 5일 정도 누워계시다 돌아가셨고
우리 이모부는 40 초반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수술받고 재발하고 수술받고 재발하고를 반복하다 십여년을 병상에 누워 본인도 고생, 이모, 사촌들 고생할거 다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우린 아버지 생각하면 맨날 눈물짓고 그리움에 사무쳐 하는데
이모네는 하도 고생을 해서 그런지 우리처럼 그리워하는 분위기는 아닌것 같아요.
딱히 어느쪽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우리야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계셨어도 6개월만이라도 더 살아계셨으면 더 애정을 표현해 드릴수 있었을텐데 아쉽지만 기약 없는 간병이란 간병인이 너무 힘든 모양이더군요.
병자가 성격이 괴팍하면 특히나 힘들지요. (이모부는 자살시도도 여러번 하셨어요)
원글님께서 아버지 장례를 참석하지 못해 그런 앙금이 있는가 봅니다.
아무리 국외에 있었다 하더라도 아버지 돌아가신걸 쉬쉬한 가족이 원망스럽겠네요.
힘내세요.
울 아부지 책 읽는거 좋아하셨는데, 신간 나온거 읽고 싶다고 주문좀 해달랬는데 좀만 지나면 가격 떨어진다고 먼저 산 책 읽고 계시라 했던게 전 아직도 속이 상하고 눈물이 나요.
먼저 사드린 책도 물론 다 읽지도 못하고 가셨지만, 신간도 사드릴껄 후회가 왜그렇게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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