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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살면서 느끼는 외로움....
아이 없습니다. 맞벌이 부부.
외적인 면을 보자면 남편은 손꼽히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정말 안정적이며 좋은 직장에 다닙니다.
외모도 큰 키에 샤프한 얼굴 적당한 센스를 가진 옷차림과 적당한 애교를 가진 남자에요.
저도 빠지진 않습니다.ㅎㅎ
남편만큼의 명문대는 아니지만 좋은 대학을 나와서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에 다니구요.
외모는 어려서부터 어딜가나 참 예쁘다 귀티난다는 얘기 듣습니다.(이부분에서 비호감을 사진 않을까 걱정이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참 애교가 많아서 직장 상사분들이나 선배, 동료, 후배로 부터 성격이 참 밝고 건강하게 자랐단 얘길 듣습니다.
저희부부가 맞벌이라서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그렇지도 않구요.
여기까지가 외적인 부분들로 제가 멀쩡하다..다 괜찮다..아무 문제 없다...이렇게 생각하며 위안하고 사는 부분들이구요.
남편이랑 크게 사이가 나쁜건 아니에요.
남편이 주말이면 놀러갈 계획 세우고, 저는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남편한테 헌신적으로 참 잘하구요.
조금씩 가끔씩 티격태격해도 다른 부부들처럼 잘 지내고 삽니다.
근데 외롭네요???? 이게 참 묘합니다....
다 괜찮은데....너랑 사는게 난 참 외롭다...이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얼마전엔 주책맞게 직장동료 점보는데 따라갔다 괜한 맘이 동해서 저도 보게 됐는데요.
첫마디가 예쁘게 생겼네. 올린머리가 잘어울리는 여자는 외로운거 아냐? 이러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진짜 그랬거든요.
다 좋은거 같은데...왠지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마음속의 빈자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더운 여름에 자꾸 눈물이 핑 돌려고 하네요. 눈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고개를 돌리고 표정을 바꾸고 애써 노력하는데도 그러네요.
되돌아보며 조금씩이나마 맘에 걸리는건 남편과의 큰 대화가 없다는 것..나의 고민에 대한 대화 상대가 되어주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결혼전, 결혼초의 여자문제...이건 다 용서했다고 생각하고 삽니다. 물론 다 잊혀지는건 아니지만요.
많이 생각해봤는데 남편과의 대화가 별로 없다는거..이게 참 외로운거 같아요.
남편은 직장얘기라던지, 자기의 생각얘기를 잘 안하는 편이에요.
제가 물어도 아주 간단한 대답이라서 긴 대화가 이어지긴 어렵습니다.
뜬금없이 남편에게 얘기를 한다거나 편지를 쓴다면 정말 황당해 하겠죠?
그래도 전 외롭습니다. 이 외로움이 평생갈까봐 두렵습니다.
직장의 기혼 선배님들이 부부가 뭘 그렇게 대화를 하고 살겠냐고 하시길래..저도 그러려니 하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요.
이 외로움 때문에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직장일에..승진을 위해 나를 들들볶아가며 삽니다.
몸이 힘들면 덜 생각하게 되니까...
낮엔 정말 밝고 활기차고 능력있는 직장여성. 남편에게도 애교많은 여자인데 맘속은 참 외롭습니다.
그냥 오늘저녁엔 광고를 봐도..뉴스를 봐도 이 헛헛한 마음을 채울 수가 없어서
이곳에나마 주절거려 봅니다.
1. ...
'11.7.19 9:12 PM (118.216.xxx.17)남일 같지 않아서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네요.
저는..결혼17년차...아이셋...중고딩들.
남보기엔..가정잘 건사하고, 돈 잘벌어오고,
그냥..무난해보이는 가정이지만..
남편은 저를 참 외롭게 해요. 몸과 마음까지.
일년의 반은 싸우는것 같습니다.
한번 싸우면...말안하고 사는 기간이 한달은 기본이요...
3개월 이상 간 적도 많아요.
시댁 아버님을 많이 닮아가네요. 갈수록.
그 성격...평생 못 고칠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이 긴 세월을 어떻게 지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듭니다.2. 비와서
'11.7.19 9:35 PM (61.79.xxx.52)자존심..버리셔야해요.
저도 요즘와서 뭔가 변한 듯한 느낌..외롭고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래서 며칠 잘 해주면서 기회 엿보다..밤에 예전처럼 같이 누워서 안 자고 얘기했습니다.
제 자존심 맘 적으로 좀 상했지만 제 속이 더 터져서요.
솔직히 말했어요. 외롭다고..변한거 같다고..이러이러한 한 점이 그렇고 내 마음이 그렇다..
당신이 요즘 이렇다 이렇게요.듣더니 자긴 전혀 변한거 아니고..요즘 안 좋은 상황 얘기도 해주고..제가 오해한점도 있구요. 역시 대화를 하니 풀리더군요.
내 맘 드러내고 바라는 점도 정확히 짚어주니 알더군요 이해하구요 ..지금은 좋아요..3. ㄴㄴㄴㄴ
'11.7.19 9:39 PM (115.143.xxx.59)아무래도..원글님은..결혼초 여자문제를 용서했다고는 하지만..
그부분이 무의식속에서 남편에 대한 실망감..절망감으로 맘이 놓이지 않아서 더 외롭게 느낄수있어요...한번 받은 상처로 사람이 얼마나 맘이 피폐해지고 고독해지고 그러는데요..
아직 신혼인데///좀더 노력을 해보세요..
남편과의 대화라던지..4. ...
'11.7.19 10:00 PM (112.151.xxx.37)대화가 없어도 상대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믿음이 있으면
심심하긴 해도 마음 속에 외로움이 그리 휘몰아치진 않아요.
남편이 내게 잘해주긴 하지만...선이 그어있고 진심을 주진 않는다고
원글님이 느끼기 때문에 외로우신거예요.5. -_-
'11.7.19 11:11 PM (220.86.xxx.73)부부랑 가족은 아무리 외롭다고 해도 혼자 자체의 외로움 빼고는 그런 생각이 들게하는게
당연한 건 아니다,고 누가 말했어요
같이 살아도 외롭다는 걸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로 가릴 수 있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아이가 아직 없으신 이유가 있다면 아무리 뭐라해도 그 부분의 공백이 분명 존재하구요
남녀와 가족 사이는 깔끔한 회사사람의 배려와 애정과는 질과 양이 틀립니다
죽일듯이 싸우고 지지고 볶는 부부, 가족도 살면서는 엉켜있는 사람들 많고
그렇게는 아니라도 같이 있음 포근하고 좋고.. 이런 마음이 가족의 마음이지요
귀찮고 싫증이 났더라도 내가 혼자 있을때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
이건 내 가족 아니면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부분인데요
원글님은 남편과 선을 긋듯이 생활하고 있어 보여요
서로 외적인 조건이 충족되었고 애정도 있고 나름대로 잘해주고 아껴주고 사랑한다지만
진짜 끈끈한 게 생겨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과거의 어떤 앙금이라도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고 의식적인 배려나 애정을 쏟는것도 있는거죠
결혼 3년차인데 아기 문제가 원글에서 아주 사소하게 언급되고 지나간 점도
뭔가 앙금의 기운같아 보여요6. 맘 먹기나름
'11.7.20 4:54 AM (211.200.xxx.39)우왕 제가 쓴 글인줄 알았어요..
너무 멀쩡하고 자상하고 애교많고 편하게 해주고
흠 잡을때 없는 우리남편이지만
한가지 ...대화가 안된다는거
정말 단순하고 말 조리있게 못하고
그저 티비보며 낄낄대는게 다 ..
하지만 너무 열심히 살아주는 신랑
그 가지지못한 한가지 말하는거마저 멋드러지게 했다면
제 차지가 않됐을 것 같다고 위하면서 살아요
님 그 외로운 마음 압니다.
사람이니까 외로운거래요..누구나 다 외롭습니다.
그저 마음 즐겁게 가지시고 모든걸 안고 사세요
사랑으로..힘내세요
그 외로움이란 정말 말 할 수 없죠...7. 원글
'11.7.20 6:33 AM (180.66.xxx.69)저와 같은 감정들을 느끼시는 분들의 공감과 위로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네요.
여자문제는 가끔 그 외로움 사이로 찬바람이 지나가는 듯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려는 남편의 모습에 덮고 살려고 합니다.
아이는 여자문제로 처음엔 불확실한 미래가 싫어서 아이가질 생각도 못했지만
남편과의 사이가 좋아지면서 슬슬 가져보려고 하고 있구요.
아이가 없어서 슬프다거나 아이문제가 큰건 아니에요.
아이가 생기면 이 외로움이 채워질까..남편과의 대화거리가 좀 더 많아질까 하는 생각은 해봅니다.
언젠가부터 말없는 남편에게 애교많고 수다쟁이인 제가 점점 마음을 닫고 입을 닫는게 보이네요.8. 아이
'11.7.20 7:11 AM (58.239.xxx.161)있어도 내 외로움의 근원을 모르면 아이키우느라 잠시 묻는거지 외로움이 없어지진 않아요.. 오히려 아이에게 너무 집중하게 되니 아이가 힘들어하기도 해요.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지니까요. 남편과 진지하게 이야기 해보시는 노력부터 해보세요. 안된다면 혼자라도 외로운거니 그걸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구요. 전 오히려 가족과 함께 행복해지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일단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서 오히려 좀 덜 외로워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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