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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철인데 감자를 못 먹는 아이가 있네요..

아기엄마 조회수 : 533
작성일 : 2011-07-19 14:07:38

둘째 아이가 5살인데, 아토피에요.

백일부터 아토피였는데, 거의 1년을 진물과 핏물 범벅인 얼굴로 살았어요.
얼굴이 가려워 긁고 부비고, 그러다보면 진물나고, 진물 난 얼굴을 가려워 긁으면 또 핏물나고..
아토피로 병원에 입원도 해봤어요.
얼굴이 너무너무 흉해서, 돌사진도 못 찍어줬죠(누나 돌사진 보고 부러워하면, 지금도 제 가슴이 아파요)

유명하다는 대학병원 1년 넘게 다녔는데, 계속되는 약처방... 약만 줄창 먹고, 약만 줄창 발랐지요.
여튼 지금은 겉은 깨끗하고 말끔해졌어요.
아토피라고 말 안해주면 모르게요.
병원 치료 때문에 나았다기 보다는 아이가 크면서 면역력이 길러진 것 같아요.
그러니 아토피 아이 키우는 엄마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아이가 많이 가려워하고 괴로워하니 병원은 꼭 다니시구요)

하지만 지금도 우유(치즈, 요구르트 등 유제품 모두) 못먹구요,
감자 못먹구요, 사과 못먹구요, 못먹는 음식들이 좀 있어요.
우유는 한방울만 먹어도 심하면 호흡곤란이 와요.
감자는 먹으면 점차 눈 주위랑 입 주위가 벌개지고 가렵다고 계속 긁어요.
사과는 먹으면 입안이 까슬거린다고 자기가 알아서 안먹어요.
물론 인스턴트류는 절대 안먹입니다. 생협만 이용하지만, 그래도 어묵, 햄 먹으면 금방 반응이 오거든요.

감자철이고, 제가 좋아하는 키톡에는 감자요리가 무수히 올라오네요.
저도 감자 참 좋아해요. 특히 강판에 감자 갈아서 만든 쫀득쫀득 감자전.
근데 둘째 아이 때문에 감자 반찬 안해요.
큰 아이나 남편 때문에 감자요리를 몇 번 해봤는데, 둘째 아이가 박탈감 같은 걸 느껴요.
다들 먹는데, 자기만 못 먹는 것에 대해서 소외감도 느끼구요.

누나랑 다니는 유치원에서 일주일에 한번 우유먹는 날이 있어요.
그날 제 아이는 가방에 쥬스를 챙겨가요.
친구 집에 놀러가서 다들 간식으로 요플레 같은 걸 먹을 때 자기만 혼자 못 먹는거,,
자기만 못하는 거, 자기만 다르다는 거... 아이가 상실감 같은 걸 느껴요.

그래서 집에서만큼은 그런 마음 안들게 해주고 싶어요.

근데 저는 감자전 먹고 싶네요^^
저 혼자 먹으려고 만들 생각은 없구요.
이 맛있는 걸 못먹는 아이도 안쓰럽고 그렇네요.
쓰다보니 넋두리가 되었네요ㅜㅜ


IP : 118.217.xxx.22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7.19 2:23 PM (211.237.xxx.51)

    에휴.. 이렇게 모르는 남도 마음이 아픈데 원글님은 오죽하시겠어요.. ㅠㅠ
    아이도 또 얼마나 속상하고 힘들까요..
    몇몇가지라고는 하지만, 주로 애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네요.. ㅠㅠ
    감자 우유 유제품 사과 인스턴트.. 주변에 흔한것들 ㅠㅠ
    아이가 점점 자라서 사춘기가 되면 괜찮을것같긴 한데
    저희 남동생도 아토피까진 아니고 알러지가 좀 있었는데
    나이들고 건강해지니까 알러지가 다 없어지더라고요.
    고등어 복숭아 못먹었었는데 사춘기부터는 먹어도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님도 힘 내세요. 아이들 체질도 크면서 변하니까요 ㅠ

  • 2. 연두
    '11.7.19 6:38 PM (180.67.xxx.224)

    저희 아들도 그랬어요. 철저하게 식이요법 해서 지금은 말끔해졌네요.
    더 크면서 괜찮아 질꺼예요.
    근데 궁금한게요... 빵을 먹어도 반응오나요? 우유 들어가잖아요.
    유치원이나 앞으로 학교 급식에선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왜냐면 저희 아들도
    특정음식을 안먹이고 있는데 도저히 급식 안하는 원이나 학교를 못찾아서요...

  • 3. 아기엄마
    '11.7.19 9:40 PM (118.217.xxx.226)

    빵은 괜찮더라구요. 생크림빵이나 치즈빵, 피자빵 같은 건 안되지만, 소보루빵이나 단팥빵, 머핀, 카스테라 등 일반빵들은 괜찮았어요.
    지금 5살이라 학교다닐 때 쯤에는 괜찮아지리라 믿어요. 감자나 사과같은 건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뮤만은 넘사벽이네요. 우유만은 안된다고 말하려구요.

  • 4. 더 크면
    '11.7.20 12:04 AM (211.109.xxx.188)

    괜찮아지길 바랄께요
    원글님이 정성으로 잘 돌봐주니까 좋아지겠죠
    우유는 일부러 안 먹이는 엄마들도 많으니까 너무 아쉬워마세요
    다른거 더 좋은거 많아요
    저도 감자전 참 좋아하는데
    그거 강판에 갈기가 너무 귀찮아서 누가 해주기만 바라고 있답니다.
    감자는 그냥 쪄먹어도 맛나고 요리로 먹기도 좋은 재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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