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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남편] 난 정말 속좁고 이상한 남편인 건가요?

난남편 조회수 : 2,692
작성일 : 2011-07-18 14:55:32
여성 커뮤니티에 남자가 글을 쓸려고 하니, 좀 겁나고 떨리네요.
그래도 82의 눈팅족이고, 82앱 다운받아 틈틈히 자게 글을 읽어보는 나름 열혈 82매니아입니다.
제 글을 보고, 그냥 남자들, 남편들 입장은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넓은 아량으로 봐 주시길 바래요.

==============================================================================

저는 결혼 2년차 고요, 갓 5개월짜리 아들이 있는 남자입니다.
결혼 1년차까지는 별 트러블없이 잘 지냈는데, 아이가 떡하니 나오니 이건 다른 세상이더군요.

이전까진 아침밥도 잘 얻어먹고, 나름 대접받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애가 나오니 전 찬밥이더군요.
애낳느라 고생해서 몸도 아프고, 모유수유하니 더욱 힘들겠지요.
와이프가 온통 애한테 정신이 쏠려있으니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근데.... 요새 들어서는 애 빼고는 거의 살림에 관심이 없습니다.
애 낳고나서는 평일엔 일하는 아줌마가  와서 일을 도와주고, (청소/빨래같은 거 해 주시는..)
오후엔 장모님이 와서 애를 봐줍니다. (장모님은 제가 오기전에 댁으로 돌아가십니다)
와이프는 전업이구요..

요즘은, 월요일에 아줌마 온다고 주말에는 설겆이도 산더미 쌓아놓고,
음식물쓰레기에 냄새가 나도 나몰라라 입니다.
거실바닥에는 빵부스러기, 각종 이물질과 머리카락이 뭉쳐있어도 그러려니 합니다.

원체 정리정돈하는 게 익숙치 않은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요리는 꽤 잘 합니다)
예전에 정리하는 시늉이라도 했는데 이전 나몰라라.. 인 거 같습니다.

와이프가 신경 안 쓰니깐 저라도 나서서 할려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쓰레기(애기 기저귀가 많아서 요즘은 하루에 10리터 봉투 하나씩 나옵니다)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쓰레기 등등 제가 다 정리하고, 치우는데
와이프는 애기 깬다고 조용히하라고 버럭합니다. -.-

일하는 아줌마가 빨래 널어주고, 마른 빨래는 거실소파 한쪽에 개어 놓는데,
이걸 장롱속에 넣는 것도 안 하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소파위에 개켜있는 빨래 골라 입고 삽니다. ㅎㅎ

원체 관심이 없거나, 신경쓰지 않는 일에는 무관심한 스타일의 와이프거든요.
재테크, 보험, 아파트, 정리정돈.. 이런 거  관심없구요,
여행, 요리, 육아 등엔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요샌 관심없는 목록에 남편 하나가 추가된 듯 합니다.


저는 회사가 가까워서 보통 7시정도면 집에 들어갑니다.
제가 시간조절이 가능한 일이라서 저녁일정/회식은 거의 안 잡습니다.
한달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죠.

집에가면 와이프는 애랑 씨름하다가 반가운 얼굴로 애를 인수인계해 줍니다.
그러면 와이프가 밥할 동안, 밥 먹는 동안, 와이프 씻는 동안 ..
이렇게 2~3시간 애를 봅니다.

남자들 애보는 거 정말 힘듭니다.

와이프는 하루종일 자기가 애보는데 저녁에 잠깐 애 봐주는데 뭘 힘드냐..고 합니다.
하지만 남자가 애보는 건, 여자가 전기수리하는 거 만큼 어려운 일이더군요.
와이프에겐 저녁에 잠깐이지만, 저에겐 하루중에 유일하게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인데,
이 시간에 애를 보고 나면 저도 지쳐서 그냥 자고만 싶습니다.

애보고, 젖 먹이고, 달래느라 고생하는 와이프를 보면 안 쓰럽다가도,
그래도 딴 사람들보단 나은 사정인데, 너무 힘들다고만 하고 살림에 손을 놓으니,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저녁밥은 주니깐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허심탄회하게 다 얘기하고 싶은데, 와이프의 부정적인 면만 언급하는 거 같아서
이정도로만 할께요. 그냥 애낳고 나면 남편들도 힘들구나.. 라고 생각해 주세요.

선배님들, 사는게 다 이런거가요?

IP : 112.219.xxx.36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그럴걸요..
    '11.7.18 2:57 PM (58.145.xxx.158)

    남편이 일하고와서 아이보는거 힘든것도 알거에요.
    부인이 그런일에 관심이 없는것도있겠지만, 아이케어하는데 진이 다 빠져서 그럴수도있어요~

  • 2. .
    '11.7.18 2:59 PM (14.52.xxx.167)

    사는게 다 이런거냐구요. 네. 님 아내분은 아마 내적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을겁니다. 전 여자라서 제가 보기에 님은 그냥 투정인 거 같지만.... 저도 남자들도 나름 힘들구나, 하며 원글님으로부터배우고 가요 ^^

  • 3. ㄴㄴ
    '11.7.18 2:59 PM (125.146.xxx.148)

    남자가 애보는게 힘든게 아니라 애보는 일 자체가 원래 중노동이에요.
    아내분은 어디 다녀오시라고 하고 휴가내서 딱 3일만 아내분의 일상을 체험해 보시면
    아실 겁니다.

  • 4. 5개월이면
    '11.7.18 3:01 PM (211.210.xxx.62)

    본인 몸도 아직 회복중인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하면 답이 될듯 해요.
    임신은 병이 아니지만 아이 돌보면서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거든요.
    모유수유중이면 잠도 제대로 못잘테고, 게다가 삼복더위에...
    아직 그녀에게는 돌보아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생각해서 젊은 남편이 사랑의 힘으로 돌봐 주세요.
    지금부터 머리도 엄청 빠질 시기입니다.
    그나마 요리,여행에 취미가 있다면 조만간 곧 회복할 거에요.

  • 5. ...
    '11.7.18 3:05 PM (114.205.xxx.93)

    아가가 나오면 잠시도 눈을뗄수가 없습니다
    아차하는 시간에 사고생기고,
    아내는 사생활이라곤 찾아볼수가 없게 됩니다.
    아내분 옷차림이나 이런거 보셨나요?
    아내분은 아마 먹는것도 입는것도 씻는것도 잠자는것도
    자유로운 시간이 거의 없다 보면 됩니다..
    제가 전업이었는데 남편이 집에서 애보고
    제가 나가서 돈벌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었습니다.

  • 6. 그래도 좋은남편
    '11.7.18 3:06 PM (58.145.xxx.158)

    이신거같은데... 참는김에 조금만 더 참으세요~

  • 7. ...
    '11.7.18 3:07 PM (112.187.xxx.155)

    우리남편은 애낳고 꼬박꼬박 밥해주고, 아픈 시부모 봉양해도 고맙단 말한마디 안하드라... 나쁜노무시키...
    일단... 5개월이시니 서로서로 힘겨울때입니다.
    갓난쟁이 키우는거 정말 힘들어요. 수시로 깨니 잠을 푹 못자는게 일단 커요.
    전 애낳고 돌까지 3시간이상 푹 자본적이 없음...
    그리고 엄마의 몸이 만신창이에요. 완전 뼈 다 틀어지고...
    그 기분은 아무도 모릅니다.
    자식 낳아본 시어머니도 모릅니다. 겨우겨우 친정엄마만 알아주죠.
    남편... 절대 몰라줍니다. 그러니 아내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짜증이 날수밖에요.
    애 재우기가 얼마나 힘든데 부시럭부시럭 소리를 내시다니...ㅎㅎ
    퇴근하면 남편도 힘든건 알지만 그 몇시간 못봐주나요... 내새낀데...
    애 커갈수록 엄마만 좋아한다고 타박하지 마시고 지금부터 정을 듬뿍 주세요~
    그래야 애가 아빠품도 기억하고 아빠를 좋아하겠지요...^^
    지금은 아내분이 뭔가를 정리하고, 타협할 정신적, 육체적 여유가 없을거라 생각해요.
    좀 더 기다려주세요.
    적어도 돌까지는 내뜻대로 살아지지가 않더이다...
    물론 원글님네는 도우미도 오시고, 장모님도 오시니 아내분의 회복이 빨라지겠네요.
    전 그때의 고생스러움이 몇년지난 지금까지 여파가 남편에게 갑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그리고 아이가 조금 더 자라서 기어다니고 걸음마 시작하면 지금의 이런 고생 다 날아갈거에요.
    아내분도 초보엄마잖아요.
    슈퍼맘처럼 해주리란 생각 접으시고, 지켜봐주세요.
    그리고 자잘한거라도 대화를 많이 하세요.
    아내분 거슬릴만한 주제 말고, 그냥 수다같은 느낌으로...
    물론 아내분도 여유가 생기면 남편분의 진심을 알아줄거에요...
    5개월이면 아이가 막 얼굴이 피기 시작하겠네요.
    완전 이쁨의 전초전... 점점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 아무것도 안보일거에요...ㅎㅎ
    힘내시고, 주말엔 장모님께 아이 잠시 부탁하고 두분이서 영화라도 보세요.
    그때는 그런것도 큰 위안이 되더라구요.
    출산후 여자는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요... 행복하시고 화이팅하세요~~~

  • 8. 아..
    '11.7.18 3:08 PM (150.150.xxx.114)

    남의 일같지 않아서요...
    네..원글님 속좁고 이상한 남편 아니예요..그리고, 와이프분도.. 이상한 분 아니예요..제가보기엔 두분다 정상^^
    그런데, 상황이 변해서,, 서로 그 상황에 적응하느라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서운하고 속상하시죠? 밥도 못챙겨먹고..(사실 돈버는건 원글님이신데 말이죠..)
    평소에 언제 주무시나요? 제남편은 저녁에 2-3시간 봐주고..제가 9-10시에 아이랑 잠들면.. 그때부터 2-3시간 정도 오락도하고/티비도 보고/야식도 먹고 하면서 혼자 좀 쉬다가 12시쯤 자더라구요..
    그나마도 예전엔 4-5시간 씩 가지던 여유시간이 줄어든거예요.. 그렇지만, 제 남편은 아이가 생겼으니, 그것만큼 내 개인시간이 줄어드는것을 인정해야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것 같았어요..
    아이랑 놀아주기 힘들죠?.. 대신, 그시간이 있어서 와이프분은 원글님이 아주 좋은 남편이라고 생각하고 계실거예요.. 그만큼도 안해주는 얄미운 남편분들 많아요..
    저희도 가사일의 많은 부분은 내려놓고 있어요.. 청소도 일주일에 한번 겨우하구요.. 아기들쓰는 물티슈로 걸레질 대신할때 많구요. 피자헛/미스터피자 등등 많이 배달해먹어서 vip된지 오래구요. 저희 남편, 아이낳기 전엔 안하던 설겆이,빨래, 쓰레기 분리수거를 지금은 저보다 더 많이 합니다.
    5개월인데, 아직까지 장모님이 오셔서 도와주시고 하는거 보면..원글님 와이프분 체력이예전같지 않으신거 같아요. 다만 점점 나아지실거예요. 아이가 좀더 크고, 혼자서도 잘놀고 그러면,,점점 나아져요.

  • 9. ㄴㅁ
    '11.7.18 3:09 PM (115.140.xxx.40)

    휴~~ 저랑 결혼한 햇수나 아기 개월수가 아주 비슷하신데요. 글쓴분 참 좋으신 분 같아요. 울 신랑이 님 반만 닮았음 좋겠어요 ㅠㅠ 전 신랑 아침, 저녁, 도시락까지 싸줘야 되고 하루에 아기 봐 주는 시간 20분도 안되구요. 음식물쓰레기니 욕실청소니 아예 관심없습니다.
    요새 날씨가 더워서 아기 보채는 게 정말 장난아닌데 살림까지 할려니 정말 딱 우울증 와서 죽을 지경이에요. 님 지금 잘하고 계신겁니다. 아기 클때까지 지금처럼만 쭉 해주세요 ㅠㅠ 아우 부럽 ㅠㅠ

  • 10.
    '11.7.18 3:10 PM (121.151.xxx.216)

    지금 아내분의 상태를 말하면
    초기감기걸려서 열도 별로없지만 온몸이 무겁고 아픈상태
    그러나 누가봐도 그냥 움직일수있는 상태에서 하루종일 쉬지않고 일한 직장인과 비슷할겁니다

    원글님 아파보셔서 아시죠
    이상태가 그리 힘든상태가 아니지만 하루종일 일하고나면
    온몸이아프고 녹초가되지요
    딱 그런상태인겁니다

    아직 5개월이면 몸이 전처럼 회복되지않은상태이고
    아무리 일하는 아줌마가 잇고 친정엄마가 있는상태라고할지라도
    한번도 해보지않은 일 두가지에 적응하는 상태이지요

    한가지는 결혼이란 사랑하지만 익숙하지않은 남자랑 사는거고
    한가지는 아이는 이쁘지만 어찌 돌봐야하는지 모르는 책임감을 가져야할 아이가잇는거죠
    한가지만도 힘들고 적응할 단계인데 이두가지를 다할려고하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결혼해서 제일 힘든상태가 이제부터시작해서 아이가 3돌될때까지에요
    중간에 둘째가 생긴다면 둘째가 3돌될때까지이구요

    이때 남편이 정말 최선을 다해서 가족에게 힘을 쓸때
    아내는 결혼생활에서 어떤일이 생기더라도
    다 이겨낼 힘을 얻는시기입니다
    이시기에 잘못하면 평생 아내랑 삐끄덕거리면서 살수밖에없을것이구요

    이시기에 많은 부부들이 틀어지고 멀어지죠
    그러니 이시기를 잘 보낸 부부는 평생 행복한 부부로 살것이고
    이시기를 잘 못보낸 부부는 평생 어렵고힘든 부부로 살게 될겁니다
    왜냐 아내에게는 제일 어렵고힘든시기인데 이시기에 배려를받지못하고
    사랑을 받지못하면 가슴에 맺힐수밖에없으니까요

  • 11. 아이돌보기
    '11.7.18 3:10 PM (112.144.xxx.251)

    아이 보는 거.. 힘들죠~
    하지만 누구 아이일까요?
    엄마만의 자식이 아니라 아이에겐 엄마못지않은 사랑을 줄 아빠가 필요하답니다~

    제가 한참 힘들 때..
    육아가 넘힘들다고 할 때.. 남편이.. 밖에서 자기가 얼마나 힘들게 돈 버는지 아냐고 하더군요...

    제가 남편한테..

    그래도 당신은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대소변 마려울 때 벌떡 일어나서 화장실 달려갈 수는 있지 않냐고 했어요.
    아이 키울 때.. 정말 아이 안고 대소변 보는 일도 많구요..
    대변 보는데 아이는 죽어라 울어대서.. 편하게 대변 못 본 적도 많아요.

    어디를 나갈 때..항상 지갑 챙기듯이 아이를 꼭 챙겨서 나가는 게 엄마지만..
    아빠들은 자기 한 몸 나갈 꺼만 생각하면 되는 게 엄마아빠의 차이입니다.

    육아는 아내를 도와주는 게 육아가 아니라
    아내와 함께 하는 게 육아입니다.

    내자식입니다.. 온전히 엄마사랑 100%, 아빠사랑 100% 받아야하는 내자식입니다..

  • 12. 얼마나 힘드실까요?
    '11.7.18 3:13 PM (112.168.xxx.119)

    최소한 애기 세돌 전까지는 서로 많이 힘들거 같아요.
    그래도 매일 일찍 들어와서 애기 봐주는 남편덕에 아내분도 좀 쉬는거고.
    남편분은 언제 쉬셔야 되나.. ^^;
    주무실때라도 푹 주무세요. ^^;;;

  • 13. 웃음조각*^^*
    '11.7.18 3:22 PM (125.252.xxx.40)

    원글님도 힘드실 시기이고, 아내분도 힘드실 시기인 건 맞는데..

    출산 5개월차에 빨래해주고 청소해주는 분 따로 있고, 장모님 와서 살림 도와주는데다
    남편이 일찍와서 애까지 돌봐준다면..

    제 개인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원글님 안사람은 좀 편하신 거 맞다고 봅니다.
    솔직히 아기가 배냇짓 하면서 기기 전에는 손갈일이 상대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아요.
    제 경우엔 도리어 체력이 달리는 시기는 누워있던 아이가 기기 시작하고 걷기 시작할때 체력적으로 많이 후달리더라고요.(저지레 하는 것 뒤치닥거리하고 쫓아다녀야 해서)

    산후 우울증이 있는지 좀 살펴보시고, 그게 아니라면 서로 잘 대화 한 뒤에 조율 하셔도 괜찮지 않을까 해요.

  • 14. ...
    '11.7.18 3:34 PM (118.219.xxx.240)

    다 그러고 살아요.
    와이프가 다른 애엄마들에 비해, 좀더 편하게 살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육아스트레스가 홀랑 날아가지는 않지요.
    애가 잠을 안자면, 안 자는대로, 스트레스고, 토해도 그렇고, 그래요...

    저녁에 와이프가 밥 할 동안엔, 당연히 아빠가 아기 봐야 하는거죠.
    5개월이면, 뒤집기나 하고, 기지는 않을 텐데,,,그닥 손갈 일이 없는데,
    어찌 그 시간도 불평이신지? ㅎㅎㅎ

    와이프는 식사준비에, 먹고 나서, 뒷정리까지 해야잖아요.
    설마 매일매일 설거지를 아줌마 올때까지 쌓아둔다는 것은 아니죠?

    우리 남편은 퇴근해오면, 무조건 애 데리고 욕실에서 씻겼어요.
    꼬물락 거리고, 통실한 아기 목욕시키면, 살도 맞대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아빠도 스킨쉽 자주 해야, 애한테 정이 들어요.
    스킨쉽 없는 아빠들, 애들과 가까워지지 않아요.

    그리고 아내분 집안 청소,정리정돈까지 잘 하려면, 앞으로도 몇년 필요해요.

    밥이라도 맛있게 잘 지어주는 걸로, 만족하세요~~ ㅎ

  • 15. 매일..
    '11.7.18 3:38 PM (114.200.xxx.81)

    매일 하는 사람과 잠시 하는 사람의 차이인 거죠..

    선택하세요. 본인이 애를 봐주고, 와이프가 그 시간에 살림하도록 할 것인지
    아니만 와이프가 애 보고 살림은 지금처럼 더러워도 참을 것인지.
    아마 후자가 1000배 편하실 겁니다.

    그리고 가사도우미도 좋지만.. 베이비시터가 더 필요할 거 같아요.
    아마 와이프가 친정엄마한테나 시어머니한테 아이를 하룻밤이라도 맡기고
    푸욱 자보는 게 소원일 겁니다...

  • 16.
    '11.7.18 3:40 PM (175.123.xxx.53)

    근데 애기가 밤에 자주 깨고 그러면요, 아무리 옆에서 도와주고 해도 너무너무 지쳐요. 잠 잘 못자는 게 몇달간 누적이 되면 웬만큼 쉬어서는 피로회복도 안되구요. 저는 애가 36개월까지 밤에 계속 깨는 바람에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어요. 애가 순하면 할만 한데요, 애가 입이 짧다거나 잠을 잘 안 잔다거나 뭔가 별난 게 있으면 진짜 힘들어요.

    남자가 애보는 게 힘든 게 아니고 애보는 거 자체가 힘든 거라서, 오히려 육체적인 힘이 약한 여자는 애보는 게 더 힘들 수 있다는 것만 이해해 주세요. 애가 48개월 찍고 나니까 좀 살만 해졌어요. 아직 갈길이 멉니다.^^

  • 17. 아참,
    '11.7.18 3:42 PM (110.92.xxx.222)

    저희집 애아빠는 애가 자다가 깨서 울고, 수유하고, 기저귀 가는줄도 몰랐다더군요.
    각방썼냐구요? 아니오. 같은방 썼어요.
    차라리 격무에 시달려 아기가 울어도 숙면을 취한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좀 황당하긴했죠.

  • 18. 참2..
    '11.7.18 3:42 PM (114.200.xxx.81)

    그리고.. 아이 낳고 나서 남편이 곁에 다가오는 게 싫다는 지인도 있었어요.
    (남편하고 사이 원래 좋았는데 이상하게 잠자리가 싫어졌다고요.
    아이 때문인 거 같긴 해요. 동물들도 막 출산한 후에는 숫컷 오지도 못하게 하죠..)

  • 19.
    '11.7.18 3:52 PM (210.206.xxx.130)

    물론 5개월이면 이제겨우 몸 회복했을시기고 모유수유중이라면 밤에 잠 못자고 피곤하긴 하지만
    님 아내되시는분은 살림해주시는 분 계시고 오후엔 친정어머니가 와서 봐주신다면 남들보단 수월하게 하고 계시다고 생각되요.
    외부 도움 하나 없이 혼자서 육아와 살림 다 하시는분도 있는데... 뭐 이건 이렇구요.
    남편분께서 차라리 저녁을 밖에서 드시고 오시면 아내분이 덜 힘드실 것 같아요. 저녁드시고 8시쯤 들어와서 아내와 함께 아이보다가 아이 재우고 하면 어떨까 싶네요.

  • 20. 원글님..
    '11.7.18 4:05 PM (119.203.xxx.29)

    정말 좋은 남편분이시네요..
    그리고 부인분도 다른 엄마들에 비하면 좋은 환경이네요..
    도우미에 친정엄마까지..정말 너무 부럽내요..
    남편따라 아무연고도없는곳에와서 남자아이 혼자키웠어요.이제 4살

  • 21. .
    '11.7.18 4:10 PM (14.52.xxx.167)

    저는 사실 원글님이 이렇게 글을 올려서 물어보시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좋은 남편 같습니다.
    결혼적령기 남자들은, 여자들이 남자 돈만 본다고 하지만, 절대 아니에요. 돈만 많이 벌어오고 무신경한 남편보다 원글님 같은 남편들을 여자들은 더 바란답니다. ^^ 기운 내세요.

    아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어쩌면 조금 편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치면 입주 도우미 쓰는 사람은 만고 편하게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육아라는 게 누가 옆에서 조금 도와준다 하더라도 정말 사람 지치게 하는 일이에요. 원글님도 정상이고 아내분도 정상이십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조금만...

  • 22. 난남편
    '11.7.18 4:31 PM (112.219.xxx.36)

    원글입니다.

    육아는 상상도 못할 스트레스.. 라는 말씀에 찡합니다. 머리가 다 탈모될 지경이라니..
    저희 와이프도 엉치뼈며, 손목이 다 나갈 정도라는데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했..
    사실 여자들은 모성애가 있으니 육아가 이정도로 힘들꺼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남들이 보기엔 저희 와이프가 조금 더 나은 상황일지는 몰라도, 처음 이 상황을 겪는 와이프는 하루하루 힘겨운 전쟁을 치루는 기분이겠죠?

    그리고, 저도.. 와이프도.. 정상이라는 말씀이 큰 위안이네요..
    우리 둘 다 정상인데, 지금 겪는 상황이 워낙 큰 일이라서 둘이 정신줄을 놓고 사는 중인가보네요. ㅎㅎ

    만 3살까지는 이렇게 힘들고 어렵다니 좀 막막하기는 합니다만,
    힘내서 열씸히 육아에 보탬이 되는 남편이 되어볼랍니다.

  • 23. 극뽁
    '11.7.18 4:38 PM (211.47.xxx.32)

    남자만 애 보는 거 힘든 거 아니에요. 여자도 힘들어요. 여자는 본인이 날 때부터 혹은 애기 낳자부터 바로 애 잘 보는 시스템 입력된 거 아니거든요.
    산후우울증, 육아우울증 이런 거 세심히 좀 살펴봐 주시고요. 혹시 그런 거 아니더라도 충분히 힘들 만합니다. 가사에 좀 소홀해졌다고 남편에게 좀 소홀해졌다고 불평하는 거 진짜 이기적일 수 있어요. 아내분은 생전 처음 해보는 육아에 심신을 긁어 쓰고 있을 거에요. 에너지치는 사람마다 다 다르니 왜 넌 이것도 저것도 다 못하냐 이러는 건 아내 상처주는 것밖에 안 될 듯요.
    님이 최대한 육아는 같이 하시고, 지금처럼 가사일을 외부 도움 받는 것에 스스로도 아내에게도 스트레스 받거나 주지 않는 게 현명하다 봐요.

  • 24. 우리 신랑은..
    '11.7.18 4:53 PM (125.130.xxx.163)

    벌써부터 애낳고나면 어디로 도망갈지.. 나랑 애를 어디로 보내버릴지 고민중인데....
    좋은분이시네요..

  • 25.
    '11.7.18 4:55 PM (121.151.xxx.216)

    이글들을 읽고 조금이라도 이해가 된다니 다행이에요
    조금 너무 힘든시기를 보내고있다는것만 생각해주세요
    이글에서 말하는 모든분들에게 님이 느끼는 측은지심이 아내분에 그대로 적용되길 바라구요
    남자들은 이상하게 내아내가 말할때는 아무렇지않게 생각하면서
    다른아내들이 말할땐 눈물도 흘리더군요
    가까이있는 아내가 하는말은 내가 들어줘야할것이니 모르는척하고싶고
    다른사람들이하는말은 내일이 아니니 감정적으로되는것이겠지요
    아내분이 엉치뼈가 아프고 손목이 아프다고하는것보니
    육아에 정말 많이 지치고 힘든가봅니다
    그냥 이대로 나두면 더크게 아플수있으니 좀더 신경써주세요
    모성으로 아이를 보기에 힘들지않는것이 아니라
    그냥 견디는것이거든요 어쩔수없으니까요
    남자들은 힘드니까 안해도 되는것이라면 여자들은 힘들어도 참고 견디는것일뿐
    다를것이없다는거죠
    그런데 이때 정말 지치고 힘들면
    평생 마음속에 병이 생기기도합니다

  • 26. 아멋져
    '11.7.18 5:08 PM (220.85.xxx.226)

    역시 멋진 언니들~ 저도 많이 배웁니다.
    저희 친언니도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어했어요.
    탈모에 한번씩 옷장에 들어가 막 소리지르고 했다네요.
    가정적인 남편 집안일 잘 도와주고 속 썩이지 않고 알아서 식사해결 했어도.
    하루에 화장실도 못 갈정도로 정신하나 없고,몸이 부셔지도록 힘들었데요.
    부인되시는분 많이 힘드실거예요.
    정말 밥이 뭐냐 머리가 뭐냐 집안일이 뭐냐 하나 끝나면 하나 남아있고.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힘든게 제일 컸던거 같아요. 옆에서 보면.
    따뜻한 말 한마디 집안일 많이 도와주세요.
    그거 평생 갑니다.멋진 분이세요. 남편분이....^^

  • 27. ..
    '11.7.18 5:31 PM (112.185.xxx.182)

    아이낳고 부부간에 죽도록 싸우고 이혼까지 가는 부부들이 외의로 많습니다.
    요즘 남녀들은 엄마가 해 준 밥 먹고 엄마가 빨아서 말려서 개서 장농안에 예쁘게 넣어둔 옷 꺼내입고 엄마가 청소해 둔 집에서 직장다닙니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면 여자는 결혼이라는 상황에 적응하기도 전에 당장 청소+빨래+설겆이+요리부터 해야합니다. 그거 아세요? 남자들은 퇴근해서 집에 오면 결혼전의 깨끗하고 정리된 집이 아니라 짜증나지만 여자들은 거기에 + 자기가 치워야 합니다.

    집안을 치우고 정리하고 요리하는 것까지만해도 온전히 한사람몫의 일인데 (이거 해 주고 급여받는분 많습니다. 24시간 하는것도 아니구요)
    거기에 + 육아 (주5일 하루 8시간 육아만 해 주어도 급여가 얼만지 여기서 한번 검색해 보세요)
    게다가 남편까지 돌보라고 하죠.. 남자들은..그러고선 소홀하다고 서운하느니 뭐니 하죠.
    자기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는 사람한테 말이에요.

    댓글중에 제일 마음에 와 닿는것이
    [그래도 당신은 화장실 가고 싶을땐 갈 수 있지 않느냐?] 라는거네요.
    정말 화장실도 맘 놓고 못 가고.. 2시간도 연속으로 푸욱 못 자는 그런 삶.. 딱 한달만라도 해 보게 하고 싶어요. 진심으로.

  • 28. ..
    '11.7.18 6:35 PM (203.241.xxx.32)

    연얘 4년동안 한번도 안싸웠었는데.. 애낳고 계속 같은 레파토리(원글님과 비슷해요)로 다퉜어요.. 신랑은 "나는 한다고 하는데도 불만이냐?",, 저는.."지금 나같이 하루만 살아봐!"..
    뭐.. 물론 지금 아이는 3살이 되었고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신랑은 뒷전이네요..
    여자도 자기 스스로 내면에 애정이 차있어야 남편에게 줄 애정이 있는거에요..
    아이가 좀 더 커야 될 것 같아요.. ㅠ.ㅠ

  • 29. 이해해주세요.
    '11.7.18 7:56 PM (119.149.xxx.225)

    가장 힘들때입니다. 아가가 그 시기면 살짝 산후우울증도 있을 때입니다.
    마음도 엉망인데다, 외모도 변하고, 몸도 너무 무겁고 힘든데, 말못하는 아이와 하루종일 있어야하지요. 사회생활이란 것을 못하잖아요...고립감도 심해요. 이 시기는 무조건 이해해줘야합니다.
    전 아들키우다보니 점점 시어머니, 남편 입장 이해가 되더라구요...
    저도 아이 어릴때는 그렇게 남편이 야속하더니, 아들키워보니 남자들 성향이 이렇구나, 이게 최선인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아이가 크면 클수록 이해가 돼져요...
    그래서 원글님 입장에서는 원글님 나름 최선을 다하고 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최선 조금만 더 해주시구요...절대로 말로는 상처주지 마세요...
    서로 힘들다고 말로 주는 상처는 부부 모두 조심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 30. 원글님
    '11.7.18 11:08 PM (220.127.xxx.160)

    참 좋은 분이시네요. 원글님 부인도 다른 사람에 비하면 좋은 조건은 확실해요. 남편 도움에 도우미에 친정 어머니에...그렇게 도움 받는 사람 극히 드뭅니다.

    한 가지 고려해볼 수 있는 건, 아내분에게 이게 처음 겪는 일이라는 거지요.

    직장 다니고 공부하던 것은 늘 하던 거라서 하겠는데, 아이 낳고 전업주부 노릇하려니 처음 해보는 집안일이며 육아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육체노동인데 적응이 안 되어서요. 적응하는데 몇 년 걸렸습니다.

    그맘때는 우울증도 오고, 허리나 무릎이나 손목도 차례로 나가기 시작하고 그래요. 저는 결벽증 있는 사람인데 그때는 사흘 동안 세수 안한 적도 있어요. 시간이 생기면 그냥 넋이 나가버려서요. 저도 도우미 아주머니 오는 날만 기다리면서 살았네요.

    아이 낳고 나면 행복하고 사이 좋을 것 같지만, 남편은 직장에서 힘들고 아내는 육아 때문에 힘들어서 사실 많이 싸워요. 서로 기대치가 너무 크고 자기 입장이 너무 힘든 거죠.

    군대 가는 거나 육아나...남들 다 하는 거지만 본인에게는 가장 힘든 일이죠. 그렇게 생각하고 서로 조율해 나가야지요.

  • 31. .
    '11.7.19 3:06 AM (219.249.xxx.10)

    재테크, 보험, 아파트, 정리정돈.. 이런 거 관심없구요
    ---
    저는 정리정돈 열심히 하고 살았던 사람입니다만, 그런 게 뭐가 중요한가요. 죽을 때 나는 평생 정리정돈 잘 하고 살았던 사람이다 참 보람차다 하고 죽을 것도 아닌데요. 정리정돈 따위 과감히 포기하고 그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낫습니다.
    게다가 재테크와 아파트라니, 내 와이프는 괜히 재테크한답시고 헛바람 잔뜩 들어 빚 내고 돈 날리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에 발 붙이고 사는 건실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해보시면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드실 겁니다. 재테크의 기본은 투자가 아니라 저축이에요. 진짜 부자들 돈 함부로 안놀립니다.

    여행, 요리, 육아 등엔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
    네, 틈틈히 좋은 데 여행 가고, 맛있는 것 먹고, 아이 잘 키우자고 이 고생하며 다들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건데, 아내분은 확실히 인생의 핵심적인 부분에 잘 주력하며 사시는 현명한 분이신 것 같아요.

    근데.... 요새 들어서는 애 빼고는 거의 살림에 관심이 없습니다.
    ----
    살림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아이 때문에, 또 아직 회복되지 못한 자신의 몸 때문에, 신경을 쓸래야 신경을 쓸 수가 없는 겁니다.

    애 낳고나서는 평일엔 일하는 아줌마가 와서 일을 도와주고, (청소/빨래같은 거 해 주시는..)
    오후엔 장모님이 와서 애를 봐줍니다. (장모님은 제가 오기전에 댁으로 돌아가십니다)
    와이프는 전업이구요..
    ----
    장모님이 도와주시고 도우미도 오는데 본인도 전업인 와이프가 집 하나 제대로 안 치우고.
    로 읽힙니다.
    아내분께 당신 나가서 돈 벌래, 아이 볼래 하시면 나가서 일 하신다 할 겁니다.
    원글님 집에서 종일 아이 보시겠어요, 밖에서 돈 버시겠어요?

    요즘은, 월요일에 아줌마 온다고 주말에는 설겆이도 산더미 쌓아놓고,
    음식물쓰레기에 냄새가 나도 나몰라라 입니다.
    거실바닥에는 빵부스러기, 각종 이물질과 머리카락이 뭉쳐있어도 그러려니 합니다.
    ----
    그러려니 하고 싶어서, 그게 진짜 괜찮아서 나몰라라 하는 게 아니라
    그런 데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거에요.
    그런 데까지 신경을 쓰면 아내분 신경쇠약 걸려요.
    지금 당장 아내분의 우선 순위는 5개월된 아이에요.
    물론 퇴근한 뒤 집에 와 보니 전업인 와이프가 집도 안 치우고... 하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전업인 와이프가 집조차 못 치울만큼 아이 보느라 정신이 없구나. 이리 생각하시면
    원글님 마음이 편해지시지 않을까요. 원글님 마음 편한 게 제일 중요합니다.
    원글님 마음이 편해야 와이프 마음도 편하고 그래야 아이도 편합니다.
    아이 막 태어난 지금 시기가 가장 힘들 때고 다른 부부들도 이 시기에 많이들 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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