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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욕심이 지나친가요?

정말밉다남편.. 조회수 : 1,075
작성일 : 2011-07-16 18:36:48
일주일 정도 친정 가 있다가 어제 저녁에 남편이 데리러 와서 20개월 딸아이랑 어젯 밤 집에 왔어요.

둘째 낳으러 또 친정 가야 하기 때문에 몇몇 짐은 놓고 왔지만 그래도 아이 있으면 짐 많잖아요.

여행가방 하나랑, 코스코 쇼핑 가방 안에 잡동사니짐...이렇게 두 개가 있었어요.

집 앞에서 차가 멈추니 아이가 깨길래, 들어가서 바로 재워야 잠이 계속 이어지지 안그럼 완전히 깰 거 같아

집에 들어오자마자 방에 들어갔는데

잠이 좀 깬 상태여서 한~~참을 뒤척뒤척 거리다가 한 시간 넘게만에 겨우 재웠어요.

진이란 진 다 빠져서 방에서 나온게 12시였는데 세상에 어쩜...

짐이 고대로 있더라구요. 옷 들어있는 가방은 그냥 놔두는게 오히려 돕는거지만,

코스코 쇼핑백에 있는 잡동사니짐들은 정리해줄만 한 것들이었죠.

오는 길에 배고프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보쌈 시켜다가 막 먹기시작하고 있더라구요.

일단 먹고 나서 정리하라며 보냉가방에 있던 아이 반찬 냉장고에 넣어놓은 걸 엄청 대단한 거라도 한듯이

큰소리 떵떵 치대요. 기가막혀서 먹으라는 말에 대꾸도 안 하고 짐 정리하고 샤워하러 들어갔다 나오니

지도 입맛 떨어졌던지 먹던 거 싹 다 정리하고는 어디론가 나가버렸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 8시도 전부터 아이가 유난히 떼쓰고 징징거리고 너무 애를 먹이더라구요.

저는 이제 막달이라서 배가 많이 뭉치기도 하고, 꼬리뼈도 아프고,

첫째를 난산했기 때문인지 사실 창피한 말이지만 밑에도 정상적이지가 않아요.

심하게 부어있고, 뭔가가 당장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고 앉았다 일어나는 것 조차 너무 힘듭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이거하자 저거하자 밖에 나가자~~워낙 순한 아이는 아니지만 오늘은 좀 더 유난했어요.

그래선지 방에서(코골이 심해서 각방씁니다..)문열어놓고 자고 있는 남편이란 작자가 더 밉더군요.

아이가 심하게 떼쓰는가 싶으면 가끔 엄한 목소리로 아이 이름 한 번씩 부르고 말 뿐,

지 잘 거 다 자느라고 11시나 되어서야 기어나오더군요..

아이랑 1시간쯤? 좀 놀아주더니만 아이는 낮잠 들고,  눈치없이 맛있는 거 뭐 있냐며 밥 달라하길래

먹고 싶은 사람이 차려 먹으라고 하고 밀린 집안일 하고선 저도 그냥 거실에 누웠어요.

혼자 밥 차려 먹더니 아이 자는 방에 들어가서 또 자더군요. 잠에서 깬 지 두 시간만에 말이죠.

그렇게 잠들더니 방금 전에 일어났어요. 그것도 제가 참다참다 못해서 소리 버럭지르면서 깨웠습니다.

아이가 낮잠에서 깨어 점심 먹이고 이때까지 계속 놀아주느라 또 앉았다 일어났다 하다보니

뭐가 막 치밀어올라서말이죠. 아이가 또 나가 놀자고 하도 떼쓰길래 애 데리고 나가 놀다 오라고 깨웠어요.

조금 이따가 일어나서 옷 입고 애 챙기더니 갑자기 큰 일을 봐야겠다며 옷 갈아입고 나갑니다.

큰 일 볼 때 담배 없으면 일 못 보는 사람인데요. 집에서는 담배 못 피우니까 항상 우리 동 바로 옆 상가 화장실을

이용합니다. 진짜 남의 남편이면 진상 취급 하고 싶은....(촉박한 시간에 갑자기 뭐 마렵다고 담배 피울 때 입는 옷

으로 갈아입고 상가 화장실 간 적...여러번 있어요. 그래서 약속 늦기 일쑤고요..)

나갈 줄 알고 좋아했던 딸래미...남편이 현관문 열고 나간 순간부터 미친 듯이 악을 쓰고 웁니다.

온몸이 땀범벅이 되도록 울며 저보고 나가자고 떼쓰면서 몸을 막 부르르 떨고...

하하...그거 진정 좀 되니까 볼 일 다 보고 들어오대요. 항상 그런 식이예요.

딸래미 한 번 악에 받쳐서 울면 어떻게 우는지...그 최악은 항상 제 몫이예요. 본 적 없어요,남편은...

상황 종료되면 짠! 하고 나타나지요.

얼굴이랑 손 씻고 아이 머리 빗겨주면서 왜 이리 땀을 많이 흘렸냐고 하는데...

제가요..참고 참다가 그 때 터졌네요.

그냥 집에서 싸면 될 것을 니가 나가서 모습을 안 보이니 애가 미친듯이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땀범벅이 되지

않았느냐...남편은 여기서 싸나 거기서 싸나 어차피 시간 지체되는 건 똑같은데 뭐가 그리 잘못이냐...

그렇게 시작된 다툼이 결국 어젯밤 일로 거슬러올라가길래,

둘이 버럭버럭하며 한 판 했네요.

에휴....오고 간 말 여기 다 적기도 창피하고...

저는...어젯밤 아이 반찬 몇 개 냉장고에 넣어놓은 거 갖고 유세떠냐~그렇게 너 하고싶은대로 자고 싶은대로 살거

면 나 없이 사는게 더 좋겠구만 왜 오라고 해서 이 난리냐~

남편은...니가 어제 애 재우는 한 시간 넘는 시간동안 내가 뭐 했는줄 아느냐?(하긴 뭘 해요..되묻지 않았는데

아무리봐도 한 거 없어요.) 자고 있는데 갑자기 깨워서 애 데리고 나가라고 하는 건 뭐냐, 니가 밥을 차려줬냐

마누라로서 한 게 뭐가 있냐...뭐 이런 내용이었죠.


흔하디 흔한 부부싸움글인데 쓸 데 없이 길어졌군요.

댓글 없어도 상관없어요. 아이 데리고 나가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하는 거 겨우 막고 앉아서

글 쓰는 거거든요. 맘 좀 풀고 싶어서요.

어디가서 막 쌍욕 퍼붓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고...

떨어져있으니 보고 싶네 어쩌네 청승을 떨길래 둘째 낳으러 친정 가게 되면 한참을 집 비우게 되고

자주 못 보게 될테니 어떻게든 같이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보려고 귀찮아도 짐 싸들고 집에 왔더니만

지 피곤하다고 잘 거 다~~~자고...저같음 미안해서 저렇게까진 못 잘 것 같거든요.

(일하느라 보통 밤 11~12시 귀가합니다. 피곤하겠죠. 근데 문젠 아침에도 11~12시까지 잔다는거...

집에 들어오면 바로 잠들기 허전하다고 거의 대부분 맥주에 안주 먹으면서 새벽까지 쿡티비로

일본무협만화 같은거 보고 늦게 잡니다. 그래도 기본 10시간은 자요.

회사에선 예저녁에 포기했고, 그나마 일 잘해서 남편만 출근 시간 특혜를 받고 있습니다..별..ㅠ,ㅠ)

근데 내가 얼마나 피곤한지 아냐며 큰소리 떵떵치는데 할 말이 없네요.

좀 피곤해도 만삭의 마누라가 힘들어하는게 보이면 달라져야 하는 거 아닐까 싶은데,

여자는 아이를 갖고 낳고 기르며 신체리듬, 생활리듬...모든 걸 다 바꾸고 포기하고 사는데,

어쩜 저러는지...담배 줄이고 잠 잘 시간 중 한 두 시간이라도 운동하면 건강해질 것 같은데

노력은 눈꼽만큼도 안 하면서 피곤하다 아프다 입에 달고 살고....

평소 자상하고, 부드럽고, 돈 잘 벌어다주는 남편이긴 해요.

밖에서 술 마시는 일 거의 없고, 일 외에는 집 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가정적이기도 하구요.

아이한테도 좋은 아빠라 생각하긴 합니다...그럼, 저 그냥 그것만으로도 복받은 거라고 생각하고

남편한테 더 이상 바라지 말고 살아야 하는 걸까요?
IP : 175.195.xxx.14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7.16 6:48 PM (110.11.xxx.30)

    남편한테 뭘 바랄 때는 항상 말로 여러번 해줍니다.
    시키면 안 하는 남편도 아니신데...

    남편들이 미리 알아서 해주길 바라는건 내 맘 알아주는 로봇이 나타나
    도와주길 바라는것과 같아요.

    항상 상냥하게 여러번 똑같은 말로 정확하게 지시해주세요
    사용설명서에 그렇게 나와있어요

  • 2. ...
    '11.7.16 7:18 PM (120.142.xxx.198)

    님 말이 맞아요
    남자는 바보라 구체적으로 지시사항을 알려줘야 되요...

  • 3. ..
    '11.7.16 7:37 PM (110.14.xxx.164)

    맞아요 절대 알아서 안합니다
    시킬때도 한번에 한가지씩... 하고나면 칭찬해주고요 - 3살 아이처럼요
    근데 아이가 화가 난다고 그렇게 악쓰고 우는건 고쳐주셔야 님이 편한데 ..
    평소 자상하고 잘 도와주고 돈도잘 벌어다 준다면 어느정도는 이해해 주세요
    단지 돈만 갖다 주는 남자들도 많아요

  • 4. ..
    '11.7.16 7:38 PM (110.14.xxx.164)

    그리고 남자들이 젤 싫어하는게 말 안하고 인상쓰고 화 내는거에요
    그걸 절대 이해 못하고 어째야 하는지 몰라서 당황 하다가 버럭 하거든요

  • 5. 원글이
    '11.7.16 8:17 PM (203.226.xxx.3)

    햇수로 결혼 8년차인데다 여기서 선배님들 말씀 많이 들어와서 남편 요리하는(?)요령이 생길 법도 한데 제가 아직 내공이 부족한가봅니다. 참 안되네요.. 왜 있잖아요. 이런 걸 꼭 말로써 가르쳐줘야하나 싶은거요. 제게 있어선 좋은 남자,남편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 맞긴한데 첫째 임신때부터 느낀 거지만 여자의 임신,출산,육아를 대하는 태도에선 제가 알고 느끼는 그런 사람이 아니예요. 여자라면 누구나 다 겪는거 너라고 특별히 다르진 않지않냐하는듯한..아무튼, 같은 공간에 있을 기분 아니어서 가방들고 무작정 나왔네요. 아이 데리고 들어와 밥 먹이는거 보고 나왔는데 황당할거예요. 자기 밥 먹으라고 애 볼 줄 알고 있었을텐데 나와버렸으니. . 애 낳고 이런 적 처음이네요..ㅋ 조언 고맙습니다~

  • 6. ***
    '11.7.16 9:20 PM (175.197.xxx.9)

    인공지능을 바라시는데.. 리모콘이나 버튼을 누르거나 하다못해
    페달이라도 밟아야 움직여지는 모델로 출고된 게 님 남편입니다.
    그래도 아주 가능성 제로의 나쁜 남편이 아니니 좀 애정을 가지고 다뤄보세요.
    남편 안의 삼돌이를 님이 이끌어낼 수 밖에 없네요.
    우선 맘에 안든다고 욱하고 끓어오르는 열은 잠시 참고,
    애교 부리고, 칭찬하고, 은근슬쩍 얼떨결에 하도록 시키고를
    무한 반복해서 체득시킬 수 밖에 없어요.
    어른 대 어른으로 대해서는 원하시는 바를 얻기 힘들 겁니다.

  • 7. 댓글 중에
    '11.7.16 10:14 PM (123.214.xxx.132)

    "남자는 바보라 구체적으로 지시사항을 알려줘야 되요... " >> 격하게 동감합니다 끄응.

    임신중이신 원글님, 본인 몸 하나도 힘들고 버거우실텐데.. 20개월 아이에, 남편까지 ㅜㅜ 토닥 토닥
    할 일은 많고.. 남편은 나름 한다해도, 결국 남겨지는 일은 다시 원글님 차지가 되고..
    힘들고 열받는데, 하나 하나 말해주고 시키고 칭찬하고~~~ 그것도 참 피곤하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말 안하면 그리 행동하는 남자가 내 남편이니^^;
    말안하다가 힘들고 감정상하고 결국 싸우게 되는것보다는, 걍 미리미리 말하고 시키고 하는게 그나마 나은것을.
    최선이 안되니, 차선이라도 가는거죠.. 최악의 상황을 피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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