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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버리고 도망가버리고 싶습니다.
전에 글 쓴적도 있는데 매일 투닥거리는 남매데리고 푸닥거리 하듯 하는 하루하루.
물론 매번 그렇진 않습니다.
아이들과 웃으며 하루를 보내고 나면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우리 아이들은 좋겠다. 집에 오면 불안하진 않으니 참 좋겠다 여겨져요.
어릴적 술취한 아버지와 신경질적인 어머니덕에 늘 불안했거든요.
대문간에 아버지 술 마셨나를 확인하고 집에 들어서기도 했고
문밖에서 놀다가 담안쪽으로 술취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실랑이 소리에 안을 쳐다보다
동네창피하게 쳐다본다고 소리 질러대는 어머니에게 혼난 기억도 있고.
그런데 제가 아이들에게 그런가 봅니다.
아이들이 눈치를 봅니다.
문을 열어보면 후다닥 뭔가를 하다 놀래는 아이들 모습에 철렁함과 동시에 화가 납니다.
눈치보며 딴짓하다 제가 움직이는 기색에 서둘러 아닌척 하는 모습에도 화가 치밀지만 모르척합니다.
하지만 큰아이가 크면서 제 목소리를 내며 소리질러대고 따지고 들때엔 절제가 안됩니다.
오늘도 학교에서 친구가 선물한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또 울며불며 징징대길래
지가 함부로 둔 것을 제가 챙겨 가방안에 넣어두었다고 하니
찾은 줄 알고 좋아하다 2개중에 1개만 있었나 봅니다.
소리 질러대며 이것 말고, 다른건? 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그거밖에 못봤어. 그거라도 어디니. 하고 달래는데
내가 좋아하는 건 이게 아니라고!!! 이따위건 필요없다고!!!
하고 신경질 내며 소리 지르는 순간 참지못하고 그래? 필요없니? 하며 조용히 뺏어 던져버렸습니다.
방에 들어와 누워있으니 흑흑대며 제가 던진 걸 찾아다니다가
와서 엄마가 잘못한거 아닌데 제가 신경질 냈다며 빌더군요.
하지만 이미 제 기분은 틀어진 상태고 아이역시 마찬가지,
제가 그래, 알았으니 다행이다. 엄마 기분도 마찬가지야 하면 아이는 또 바로 울며 어리광부릴테고,
도저히 그럴 기분이 아니어서 엄마 기분 않좋아 너랑 이야기 하기 싫어
했더니 흑흑 거리며 가방정리하고는 침대에 눕네요.
미안합니다. 이런 엄마라서, 늘상 한결같아야 한다는데 ............
소리지르고 후회하고 화내고 후회하고 지옥같아요.
기분 좋을 땐 좋은 엄마, 기분 나쁠땐 나쁜 엄마.
맘에 여유있을 땐 아이들을 받아주고, 마음이 바쁘면 아이들 제치고 짜증내고.
아이가 커갈수록 겁이 납니다.
부모자격없는데 아이만 덜컥 나아놓은 내 자신도 후회스럽구요.
그냥 다 놓고 도망가버리고 싶어요.
이기적이다 싶지만 너무 바빠 어쩌다 아이보며 잔소리 해대는 남편에게도 겪어보라 하고 싶어요.
이 생지옥을요..
취미생활을 찾아라 일을 해라 등등 애둘 키우는 10년 동안 운동도 해보고 긍정적으로 생각도 해보고
일도 시작했고 그랬는데 모든 건 저 자신이 문제예요.
부정적이고 불만족이고 기분내키는대로고 정서가 불안정한 제가 문제인거지요.
정서가 안정되지 않은 엄마란 아이에게 가장 나쁜 부모라고 생각해요.
저처럼요.
1. ...
'11.7.12 11:50 PM (110.14.xxx.239)기운내세요.. 그게 다 업보라고 부모님이 그렇게 키웠으니 원글님도 한계가 있는겁니다. 너무 미안해하지마세요. 어느 정도는 대물림 되겠지만 지금처럼만 키워도 복받습니다.
2. 축복
'11.7.12 11:51 PM (114.201.xxx.136)제 어린 시절이 그랬거든요. 저도 두 아이 엄마입니다. 그런데 내 아이들이 나중에 그런 부정적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해서...어떻게든 제가 바뀌려 변하려 노력해요. 남편 분에게 심리상태와 유년기의 좋지 못했던 상황으로 인한 님의 문제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고 도움 청해 보세요. 관련된 책도 읽어보시고 정 힘드심 전문가와 상담 꼭 권해드립니다. 성인이라도 이 문제는 혼자 힘으로는 해결 힘들어요. 힘 내세요. 님이 절실히 변화하길 바라심 꼭 그렇게 됩니다.
3. oops
'11.7.12 11:54 PM (220.73.xxx.248)모든 건 저 자신이 문제예요.
정서가 안정되지 않은 엄마란 아이에게 가장 나쁜 부모라고 생각해요.
이미 원글님이 자신을 그렇게 성찰하신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신 것 아닐까요?
많은 부모들이 그렇게까지 자기자신을 깊게 음미해 보기는 커녕
그냥 아이를 낳고 그냥 본능과 그때 그때의 감각으로 키우기도 하는데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라는 시집을 권유해 봅니다.
부모라는 게 뭘까, 자식은 부모에게 어떤 의미일까... 많은 걸 생각케 할 것입니다.^^4. 님
'11.7.13 12:06 AM (124.197.xxx.128)힘내세요.
그렇게 문제를 인식하시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실겁니다.
그리고 마음의 평화를 1순위로 하세요...5. 정상이예요
'11.7.13 12:12 AM (98.233.xxx.193)원글님 지극히 정상이예요.
어린시절이 오버랩되면서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많으시네요.
넘 걱정마세요~ 글로만 봐서는 원글님 좋은 엄마예요.
원글님이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니 너무 바쁘고 힘들게 살지 마세요.
좀 덜 가져도 되고, 좀 덜 누려도 된다 생각하고 맘에 여유를 갖고 사세요.
집안일도 그렇고 아이 키우는일도 그렇고 누구든 완벽할 수 없어요. 능력껏 키우세요~~~6. 휴
'11.7.13 12:34 AM (124.111.xxx.193)제가 쓴 글인줄 알았어요. 저는 애는 하나지만... 원글님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제 기분에 따라 아이한테 화냈다가 잘해줬다가 후회하길 반복하죠. 그래도 노력하는 걸로 점차 좋은 엄마가 되는거겠죠. 진짜 생각없이 아이 키우고 무시하고 인성망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거에 비하면 자신을 돌아보며 노력하는 엄마는 훨씬 좋은 엄마라고 생각해요.
원글님도 힘내세요. 집안일,육아 모두 너무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지 말구요. 불안정한 사람은 스트레스 받으면 견디지 못하고 주변에 영향을 끼치는거 같아요. 문제가 자기자신 이라면 스스로가 가장 평온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세요.
저도 그렇게 삽니다...7. ㅡ.ㅡ
'11.7.13 1:10 AM (118.33.xxx.213)자신이 평온해질 방법을 찾는 게 첫째인 것 같아요. 원글님을 힘들게 하고 화나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원인을 살펴보시면 어린 시절의 결핍된 부분이 채워지지 않는 상황이 왔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바라보자면 그 상황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거나 오히려 좋고 재밌는 상황일지 모릅니다. 즉, 내가 힘들어할 상황은 아닌데도 또다시 소중한 무언가를 잃게 될까 두려워서 힘들어지는 걸 수도 있어요.
저도 어린시절 집안 사정으로 불안정했고 tv에 나오는 화목한 가정을 동경하며 커왔습니다. 커 보니 원글님과 비슷해요. 내가 왜 이럴까 왜 이럴까.. 생각하다가 어린 시절까지 생각해봤고.. 제가 화날 때마다 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았어요. 그랬더니 정말 아무 일 아니에요....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 엄두는 안 나고.. 저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찾아 봤어요.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 해주는 프로그램이 어디있을까 싶어서 찾아 봤더니 목요일마다 ebs 60분 부모 프로그램에서 부모의 상담을 해주시더군요. 처음 봤을 때는 눈물이 흐르고.. 치유받는 기분이 들었고요.. 10편 넘게 찾아보니까 이제 어느 정도 어떻게 나를 다스려야 할지,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와 닿더라고요. 꼭 보실 수 있기를 권합니다.8. d
'11.7.13 1:27 AM (58.227.xxx.31)다큐
마더쇼크 찾아보세요,,9. ㅠㅠ
'11.7.13 4:32 AM (76.221.xxx.217)힘내세요.
저도 연년생 남매 키워요.
전 아이들을 통해 제가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런 결과물들도 보이고.
그냥 조금씩 조금씩 그러다보면 난 정말 도인인가 싶으 날이 올거에요.
엄마들에겐...정말 내 시간이 내 시간이 아니죠 ㅠㅠ.
전 그래서 재취업 준비중이에요. 애들에겐 미안해도 각자의 길이 있으니깐, 그리고 나머지 시간이 정말 잘해주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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