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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경험했던 무서운....
지금처럼 여름날 이었지요.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지금도 고향이 시골인데요
그날은 엄마가 계모임이 있으시다고 이른 저녁에
건너 마을로 계모임을 가셨어요.
이른저녁에 가신 계모임이니 늦은 저녁에나 오실테고
그날은 집에 아버지도 안계셨던가..
기억이 잘 안나요.
아버지는 동네 아저씨 댁에서 막걸리를 한 잔 잡숫고
계셨는지 어쨌는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저희집은 마을에서 끝에 있는 집이었어요.
저희집 주변으로 밭이 있고 산과 가까운...
저녁 8시가 넘어도 엄마는 오시지않고 (여름날 8시는 환하잖아요)
9시를 넘어서도 오시지 않는거에요.
이미 어둠이 깔려 사방은 어둑하고 마을 가로등 불빛만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데
엄마는 오실 생각을 안하고..
이제나 저제나 엄마가 오시려나 기다리고 있는데
글쎄,
엄마가 노래를 부르고 계시더군요?
바로 옆에서 부르는 것 처럼 엄마가 노래를 부르시고 계신 거였어요.
대문 밖을 나가봐도 엄마는 안계시는데 너무도 또렷히 들려오는
엄마의 노랫소리...
엄마의 노랫소리를 따라 어두운 밤에 대문을 나서서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어갔어요.
저희집이 맨 끝집에다 주변엔 누구네 밭들도 있고
그 밭길을 걸어서 직선으로 가다 우측으로 쭈욱 걸어 들어가면
산이 있고 저희 밭도 있고
좌측 밭길로 쭉 걸어 들어가면 밭이 이쪽 저쪽 있는데
그 사이에 대여섯개의 묘가 같이 모셔진 곳이 있어요.
깜깜해서 무서운 밤에 엄마의 노랫소리는 들리고
엄마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을 따라가다 보니
그 묘지들이 있는 곳까지 가게 된 겁니다.
가는 사이 사이
엄마? 엄마? 하면서 큰소리로 불러봐도
엄마는 대답을 안하시고
계속 노래만 부르시는 거에요.
묘지 근처에 가까워져서야 정신차리고 보니
그 어두운 밤에 묘지 근처까지 엄마 노랫소리를 듣고
온 것이 문득 너무 무서운겁니다
그럼에도 엄마의 노랫소리는 여전히 생생하게 들려오고 있었구요.
알고보니...
건너마을에 계모임 가셔서
건너마을 마을 회관에서 다들 모이셔서 노래 부르고 놀고 계셨던 거에요.
하필 건너마을 마을 회관의 마이크까지 잡고 노래를 부르셨으니
저쪽 건너마을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너무 생생해서
바로 근처에서 노래를 부르고 계신 것처럼 생생했던 거죠.
묘지 근처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되자 마자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잽싸게 뛰어서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
1. 놀부
'11.7.12 3:21 PM (220.125.xxx.149)ㅎㅎ무지무서운 추억이네요
2. 행복해요
'11.7.12 3:21 PM (71.30.xxx.103)어머^^ 납량 특집 같아요~~
3. ^^;
'11.7.12 3:24 PM (121.162.xxx.70)진짜 무서워서 후덜덜하며 봤는데 반전이....
마을 회관에 계신걸 알기 전까진 엄청 무서우셨겠네요.4. 원글
'11.7.12 3:24 PM (112.168.xxx.63)나름 엄마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어둠속에서
묘지까지 걸어 갔을땐 얼마나 무서웠는데요.ㅋㅋㅋㅋㅋㅋ
엄마의 노랫소리 정체를 알고 나자 진짜 무서워서
잽싸게 뛰느라 집에 가서 널브러졌어요.ㅋㅋㅋㅋㅋ5. ㄴ
'11.7.12 3:26 PM (110.10.xxx.13)어머 이거 웃기네요 ㅋㅋ
6. .
'11.7.12 3:27 PM (14.52.xxx.167)히히히히 무섭다가 재미있어졌어요
마을회관 노래판 ㅋㅋ7. ㅋㅋㅋ
'11.7.12 3:29 PM (58.239.xxx.91)낮이라도 무셔워 하면서.. 봤는데..
급반전.. ㅋㅋㅋ8. 원글
'11.7.12 3:32 PM (112.168.xxx.63)저 그날 열심히 노래 부르고 들어오신 엄마한테
막 뭐라고 했어요.ㅋㅋㅋㅋㅋㅋ
왜 마이크잡고 노래 불러서 그 밤에 묘지까지 뛰어가게
만들었냐고요.ㅋㅋㅋㅋㅋㅋ9. ㅋㅋㅋ
'11.7.12 3:37 PM (222.107.xxx.181)너무 재밌네요.
공포, 서스펜서, 스릴러에 유머를 더해
가족간의 사랑을 그린 한편의 드라마네요 ㅋㅋ10. 제친구
'11.7.12 3:40 PM (125.180.xxx.163)납량특집 제 친구 버전 있어요.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랑 단둘이 살던 친구예요.
단칸방에서 엄마랑 같이 생활했는데,
엄마가 밤 12시만 되면 벌떡 일어나서 나가시더래요.
자다 깨서 보면 옆에 와 자고 계시고...
어느날 결심하고 12시에 일어나 나가신 엄마 뒤를 밟았더니....
ㅋ 연탄불 갈고 오시더랍니다. 이건 실화입니다.11. 원글
'11.7.12 3:41 PM (112.168.xxx.63)제친구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 하하하
'11.7.12 3:44 PM (112.158.xxx.137)원글님과 제친구님 댓글 읽고 미친듯이 웃고 있어요.ㅋㅋㅋㅋㅋ
아놔~~ 눈물 나려고 해요. ㅋㅋㅋㅋ13. ..
'11.7.12 4:19 PM (72.213.xxx.138)엄마의 책임감...ㅜㅜ 눙물이 앞을 가려요 ㅋㅋㅋㅋㅋ
14. 쓸개코
'11.7.12 4:58 PM (122.36.xxx.13)원글님이나 제친구님이나 정말 재밌으세요~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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