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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한민국 부도 때도 당신들은 이랬습니다/양정철

저녁숲 조회수 : 463
작성일 : 2011-07-07 12:47:04

97년 대한민국 부도 때도 당신들은 이랬습니다




--사진--

한 해고자 가족의 눈물. 97년 한국의 국가부도는 정권만의 책임이 아니라 언론도 공범이었습니다.





2006년 12월6일.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청와대 비서관 한 명이 한국은행 총재를 방문했습니다. 사적인 만남이었고 인사차 방문한 자리였습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물론, 금융시장이 요란했습니다. 별별 기이한 추측이 나돌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콜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사흘 앞둔 6일 대통령비서관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비서관이 한은 총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하락세로 출발한 채권금리는 김 비서관이 이 총재를 만나 금리 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방침을 전달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장 막판 오름세로 돌아섰다.”


“기자는 6일과 7일 금융시장을 지켜보면서 정부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 금융시장이 얼마나 혼란에 빠지는지 새삼 실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부동산정책을 실무적으로 주도해온 김수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 6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를 만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 미묘한 시점인 지난 6일 이성태 한은 총재를 면담한 것은 실로 부적절했다. 당사자들이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지만 중앙은행 독립성을 의심받게 하는 행동일 수 있다. 차후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되겠다.”


“이 총재에 대해서는 ‘중앙은행 총재답지 않은 처신’이란 얘기가 많고, ‘인사차 한은에 들렀다’는 김 비서관 해명도 석연치 않다. 한은 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통위원들은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언론이나 시장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것을 꺼리는 게 관례라는 점에 비춰보면 두 사람의 만남은 부적절했다는 느낌이다.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 끈을 고쳐매지 않는다고 했다.” “김수현 사회정책비서관이 지난 6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를 면담한 것도 청와대의 금리인상 압력설과 함께 관치금융 부활 논란을 일으켰다. 한은이 ‘청와대의 입김을 받았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는 원인을 제공했다.”

사소한 만남을 두고도 ‘금리인상 압력’ ‘관치금융 부활’ ‘부적절’ ‘중앙은행 독립성 의심’ 등의 무시무시한 표현이 난무했습니다. 언론은 며칠을 두고 이 이슈를 키우며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공격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6개월 뒤, 이명박 정권에서 앞의 사건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청와대 비서관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난 정도가 아니라, 청와대 수석이 아예 한국은행 총재로 가게 된 겁니다. 현재 한은 총재 김중수씨 얘깁니다.
더구나 그는 쇠고기 논란의 주무수석으로서 제 역할을 못해 문책 경질된 사람이었습니다. 국정운영 실패에 책임을 물어 청와대 참모진에서 경질시켰던 그를, 독립성이 생명이라고 하는 중앙은행 총재 자리에 떡하니 임명한 겁니다.


그 때 한겨레 경향 등 일부 매체를 빼면 대부분 언론은 별 문제를 삼지 않았습니다.


최종 낙점 배경은 MB노믹스 이해·글로벌 마인드 ‘후한 점수’
김중수 내정자 발탁 뒷얘기…고심 끝 ‘MB 노믹스’ 이론가 선택
김중수 한은 총재 내정자 어깨 무겁다
정부·국제공조 중시 ‘비둘기파’… 당분간 금리인상 없을 듯
“시장과 불협화음 적을 듯”

청와대 비서관이 한은 총재를 만난 것만 가지고도 난리를 부린 언론들이 중앙은행 독립성만 놓고 보면 거의 총궐기해야 할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대충 넘어가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심지어 언론들은 신임 총재의 폭탄발언조차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김중수씨는 총재로 내정되자마자 “정책을 최종적으로 정하는 것은 대통령 몫”이라고 말해, 앞으로 대통령 의중을 충실히 따를 것임을 노골적으로 밝혔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나라가 망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자진사퇴를 주장했을 사안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이번 달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만나 경제정책 현안을 공식적으로 조율하는 상설협의체를 만든다고 합니다. 중앙은행과 경제정책부처가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청와대 비서관이 한은을 방문한 것만 가지고도 난리를 부렸던 언론들의 논거를 빌리면, 이건 부적절한 만남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저질러지는 불륜일 겁니다. 관치금융으로 오해를 살 일이 아니라 명백한 관치금융 부활입니다. 중앙은행 독립성을 의심받는 게 아니라 중앙은행 독립성은 아예 실종되는 일입니다.

게다가 이미 한은 총재는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리는 경제금융대책회의에 청와대 경제수석, 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등과 매주 얼굴을 맞대고 있습니다. 지금 이명박 경제수석 출신의 한은총재는 취임 초기 발언대로 “정책을 최종적으로 정하는 것은 대통령 몫”이라는 소신을 그대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중앙은행 독립과 이명박 정권의 중앙은행 독립 기준이 다를까요? 노무현 정부의 관치금융과 이명박 정권의 관치금융 기준이 다를까요? 노무현 정부의 통화정책과 이명박 정권의 통화정책 독립성이 다를까요?

그것이 어느 정권이건 한은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국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통화신용정책이 중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수립되기 어려운 건 똑같습니다. 정부가 중앙은행을 지금처럼 장악하면 정부의 경기확장 정책에 거수기 노릇만 하게 됩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은 대단히 심각합니다. 마지막까지 이를 견제해야 할 중앙은행의 기능이 실종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명박 정부는 물러나면 끝이지만, 그 폐해는 온 국민이 떠안습니다. 그 엄청난 일에 중앙은행이 공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참여정부 시절 제기된 공격이 억울해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참여정부 당시의 공격이 과도하고 억측 투성이라 해도, 독립성이 보장되는 기관에 대해선 언론이 그런 감시와 견제를 하는 게 정상입니다. 지금이 비정상이란 얘깁니다. 비정상 정도가 아니라 직무유기입니다. 잘못하면 역사적 공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우리 언론 누구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정상적인 감시와 견제를 하지 않았습니다. 외환위기가 일어나서 국가부도가 난 후에야 많은 기자들이 참회의 글을 썼습니다. 같은 일을 되풀이하실 겁니까?





http://v.daum.net/link/12873249
IP : 58.235.xxx.22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녁숲
    '11.7.7 12:47 PM (58.235.xxx.222)

    http://v.daum.net/link/12873249

  • 2. 안전거래
    '11.7.7 4:02 PM (125.143.xxx.159)

    기득권세력의 층이 너무 두텁네요. 정치계 언론계 법조계 대기업 사학재단 등 이세력들이
    우리나라를 얽혀있어서 서민대통령이 정치를 잘해도 못한다고 사기치면 시민들은 다 속게됩니다.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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