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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대나무 숲이 되어 주세요.
그 나이 때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시키면 곧잘 해서 같이 가신 단체 팀원 분들이 많이 예뻐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엄마랑 아빠는 어디 가고 할머니랑 여행을 왔냐고 어느 분이 물었는데,
회사 갔어요. 라는 아이 대답에 응, 회사 무슨 회사 다니는데? 라고 다시 물어보니
그때까지 대답 잘하고, 노래 잘하던 녀석이 급 정색을 하며 몰라요, 할머니한테
갈래요 하면서 뛰어오더라는 겁니다.
저희 엄마 그 얘기를 저한테 하시면서, 얘가 얼마나 눈치가 빠른지 아냐고,
애도 뭘 아는지 자기 엄마 어디 다니는지 절대로 말 안하더라고.... 에휴 ㅠㅠ
네, 전 뭐 별 볼 일 없는 회사에 다니는 생계형 직장맘입니다.
남편 사업하다 쫄딱 망하고 아이 5살에 조그만 사무실 경리로 재취업했어요.
같이 가신 분들이 좀 잘 사는 분들이 많았나 봐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게 무슨 아이 재롱이라고 그 얘길 제게 전하는 엄마 마음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냥 저냥 지나갔습니다. 저 혼자 속상해서 많이 울었지요.
그리고 무려 6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저희 엄마 잊을 만하면 또 그 얘기, 그 얘기
딴에는 애가 귀여워서 그러시겠지 아무리 이해를 할려고 노력을 해도
참 이야기 들을 때 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제가 못 참았어요.
저번 토요일 tv를 보다가 또 그 얘기를 하셔서 정색을 하고 말해버렸어요.
엄마는 그 얘기가 재미있는지 몰라도 나는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그러니 앞으로는 그 얘기 안했으면 좋겠다고요,
왜? 니가 뭐 ? 너 참 이상한 애다 ... 저희 엄마 반응이었어요.
전 엄마 반응이 기가 막혔어요.
제발 앞으로 무슨 얘기를 할 땐 듣는 사람 기분 좀 생각해가면서 말씀하시라고,
엄마가 그 얘길 하면 나는 지금의 내가 참 속상해서 울고 싶어진다구요.
전쟁이 시작됐어요.
저년이 가슴이 대못을 박네.... 니가 이 얘길 그렇게 받아들이면 내 마음이 좋냐,
내가 공부 못 시켜 준 거도 있지만 다른 집 자식들은 돈 벌어가면서 대학 다니더라.....
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엄마 혼자 동생이랑 저 키우셨어요.
당연히 형편 안 좋았어요.
공부는 좀 했는데 대입에서 떨어졌어요. 재수는 형편도 형편이고,
다른 사람들보니까 대학 졸업해서도 공무원시험 준비하더라고 엄마가 하도 그러셔서
포기를 했어요.
그나마 그 공무원 시험이라도 바로 붙었으면 좋았을 텐데, 몇 번 떨어지고 나서는
그냥 취직을 했습니다.
써 놓고 보니까 참,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군요. 왜 이리 멍청하게 살았는지...
저 엄마를 원망하는 게 아니에요.
다만 아픈 부분은 좀 안 건드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참다가 터트린 거였어요,
어쨌든 그날 이후로 저희 엄마 완전 마음이 상해 있으십니다.
저도 사과할 마음 생기지 않구요.
그냥 속상해서 울고 싶어요.
1. ㅇ
'11.7.5 3:13 PM (175.207.xxx.121)님도 비교하세요.
다른 엄마들은..
엄마도 비교하시네요
왜 엄마는 자기 하고 픈 말 다하시면서....
엄마라고해서 무조건 예예..왜 해야하나요? 서로서로 존중해야하는 거지.2. ..
'11.7.5 3:18 PM (59.12.xxx.177)토닥토닥
원글님도 참다참다 한마디하신거같은데
그럴경우 직언을 해드리는게 본인의 정신건강이나 어르신의 처신에 도움이 되는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단지 어른이라서 부모라서 할말 참다 제가 병이 되었거든요
어머니도 지금은 맘상해계시지만 혈육이라고 금방 누그러지실거예요
그때 진심어린 마음으로애기하심되어요3. 참
'11.7.5 3:18 PM (112.168.xxx.63)회사 경리가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랍니까?
친정엄마가 뭘 잘 몰라서 그러시네요.
경리 일이 겉으로 보기엔 쉽죠. 직접 담당하면 작던 크던 그 회사의 자금을 맡아서
일을 하는 거고요. 그 일을 얼마나 알뜰히 잘 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기둥이 튼튼해 지느냐
썩느냐 달라지는 거에요. 또 회사 경리는 자금 일만 하는게 아니고 혼자서 각 부서의
일도 대부분 다 알고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참 중요한 일인걸요.
원글님 스스로도 자신감을 가지세요4. 토닥토닥
'11.7.5 3:23 PM (211.204.xxx.33)얼마나 속상하셨으면 참다참다 그러셨어요.
어머님은 님이 그렇게 속상하신 줄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니
그간 뭐라 하기도 뭐하셨겠죠.
이제 너무 참지 마시고, 안좋은 말씀 하실 때마다 그냥 그러지 마시라고 담담히 말씀하셨으면 좋겠어요.
안그러면 모르고 계속 말씀하실 테고, 님 계속 맘 상하시잖아요.
진짜 좋은 얘기도 한두번인데 나이 드신 분들 안좋은 얘기 되풀이하시는 건 참...ㅠㅠ
그래도 친정어머니이니, 편하게 속 이야기도 하고
예전에 서운했던 것도 많이 얘기하셔서 지금 마음이라도 좀 푸셨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