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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울적하신 분 계세요?

이 좋은 날에 조회수 : 505
작성일 : 2011-07-01 13:26:46
저 너무 울적해요 ㅋ

남편 - 10년째 경제적 무능력 - 돈 벌 생각이 아예 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씀. 내가 더 번다고 해도 안된다고 함. (뭥미?)

친정엄마 - 정서적으로 울화를 불러 일으키는 화법의 소유자.. "넌 왜 그러고 사니?"부터 시작해서, "O서방 OO에 취직시키면 어떨까?(전혀 맞지 않는 곳. 나도 원하지 않을 정도임)" 안할거라고 하면 "니가 평생 벌어 먹일 작정이냐?" 다다다다다다..... 정말 이정도는 애교임... 얘기하다 보면 울화통이 터져서 전화기를 집어 던지고 싶어짐.

나 - 고1때부터 이상하게 우울함에 시달렸고 늘 자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음. 40이 넘은 지금까지 단 하루도 자살을 생각하지 않고 지난 날이 없음. 뭘 해도 즐겁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음. 그냥 사는 게 지긋지긋함.

이대로 산다면 늙어 죽을 때까지 불행해 하면서 울적하게 살 것 같아요.
좀 변해보려고 이런 저런 시도들을 해 봤지만, 딱 그때 뿐 아무 도움이 안 되네요.  

결혼부터 잘못되었어요.
되돌릴 수 없지만.

아침에 싱크대 안에 제법 큼지막한 거미 한 마리를 보았어요.
정말 소스라치게 기절할 만큼 놀랐어요. 저 진짜 벌레 무서워하고 싫어하거든요.
날파리 손바닥으로 때려잡을 수 있게 된 게 불과 작년이예요.
아직 모기는 맨손으로 못잡아요.

뜨거운 물을 부어 버릴까, 에프킬라를 쏴 버릴까... 어떻게 해야 하나 심장 벌렁거리며 생각하는데
근데 그놈도 놀랐나봐요.
정말 미친듯이 어두운 구석자리를 찾아서 허둥지둥 도망가고, 내가 다시 들춰내면 숨으려고 난리 난리...
거미줄을 쏴서 어디인가에든 붙으려고 애쓰는데
그 모습이 너무너무 딱해 보이는 거예요.

어쩜 나랑 이렇게 닮았니.
난 사는게 너무 무서운데 넌 죽는게 무섭구나.
고무장갑 끼고 커다란 비닐봉지를 빵빵하게 부풀려서 그놈을 그 안으로 유인, 봉지 입구를 꽉 쥐고
마당에 나가 화단 풀숲에 놔 줬어요.

너라도 살아라.
일부러 우리 싱크대에 들어온 건 아니겠지.
너도 놀랐겠지.
다시는 오지 말고 밖에서 지내고, 내가 싫어하는 파리 모기 나방 같은 거 많이 잡아 먹어라.

제 신세가 거미만도 못한 것 같아요.
IP : 59.2.xxx.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도
    '11.7.1 1:58 PM (58.120.xxx.243)

    아직 아이가 없으시네요.

  • 2. ..
    '11.7.1 2:10 PM (220.149.xxx.65)

    마음이 따뜻한 분이시네요
    저라면 아마 죽여버렸을 거에요, 그 거미
    지금 제 마음이 아주 지옥같아서,
    나와 우리집에 이런 고통을 준 그사람들, 그 집단들
    다 어떻게 해버리고 싶은데
    기도해요
    그럴 때마다 기도합니다
    나는 어떻게 못하니까, 나는 보잘것 없는 사람이니까
    나는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이니까
    당신한테 매달린다고, 당신이 나를 지켜달라고, 당신이 우리 가족을 지켜달라고

    남들은 다 안된다고 하지만 저는 그래도 그 분에 매달려 기도해요

    측은지심이라는 건,
    의외로 강한 분들이 갖고 있는 마음이에요
    그만큼 님이 강한 분이란 뜻도 되구요

    님은 고작 거미만도 못한 신세라고 생각하시지만
    그 거미를 죽이지 않고 살려주신 건
    그 생물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님한테 있으신 거거든요

    그런 만큼 님은 누가 뭐래도 강한 분입니다
    힘내세요

  • 3. 아.고맙습니다.
    '11.7.1 2:17 PM (211.209.xxx.132)

    친정엄마랑 엄청싸우고 1달째 무기력증에 빠려 허우적대고 있는 돌싱입니다.
    윗님의 말이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4. .
    '11.7.1 5:03 PM (122.153.xxx.180)

    저하고 너무 비슷한 분이시네요
    저랑 비슷한 사람이 없어서 더욱더 외롭고 대화상대도 없는데
    이제 발견했어요
    세상은 결혼해서 행복한 사람들이 더 많드라구요, 아닌줄 알았거든요
    이곳 82쿡만 해도요, 그 사실을 아니 더욱 외로와지구요
    서로 만나서 껴안고 울고 싶네요
    우리 언제 만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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