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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미래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지금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미련퉁이 엄마 조회수 : 1,734
작성일 : 2011-06-29 19:49:02
요즘 아이들 기말고사 기간이죠?

저희 아이도 그래요. 중3이거든요.

주변에 둘러보면 집집마다 아이 성적 때문에 희비가 엇갈려요.

아이들 시험기간에는 엄마들 모임도 잡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 성적에 엄마도, 다른 집안 식구들도 올인 하는 집이 많아요.

성적 때문에 부모와 아이 사이에 갈등이 심한 집들도 많죠.

사교육비에 가정 경제가 휘청이는 집들도 많구요.

다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죠.

근데... 저는 생각이 좀 달라요.

아이의 미래도 중요하지만 지금 저와 아이가 함께하는 시간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시간들은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을 테니까 .... 공부는 좀 나중에 해도.... 본인이 원할 때 해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성적 때문에 아이와 싸우면서 보내기에는 이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저희 엄마... 50대 초반에 폐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너희들 키울 때 공부 때문에 혼내고, 회초리 들고, 싸우고... 했던 시간들이 후회된다.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으면 공부 따위 신경 쓰지 말고 더 잘해주고, 사랑도 표현 해 줄걸... ’ 하셨죠.

저는 엄마의 이 말씀이 가끔 생각납니다.

그리고 아이를 대하면서 자주 떠올립니다.

저희 아이는 지금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사춘기입니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 보다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제 아이의 인생에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학원은 보내지 않습니다.

사교육에 쓸 돈은 모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합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주말에 거의 집에 있지 않았어요. ^^

영어가 불안하다고 해서 영어 과외선생님만 집으로 오시죠.

저와 남편... 둘 다  직장에 다니지만 최대한 아이와 함께 하기위해 노력합니다.

대화 많이 하려고 애쓰고 사랑 많이 주려고 합니다.

주말이면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외식도 하고, 작년 휴가 때는 아이가 아무데도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휴가 가려고 했던 비용으로 셋이 서점에 나가서 읽고 싶은 책 원 없이 사다가 집안에서 에어컨 틀고 음식 시켜 먹으면서 뒹굴 대며 셋이 꼭꼭 붙어서 지냈습니다.

사랑 많이 받은 아이가 자존감이 높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행복한 인생을 살 거라고 확신합니다.

20년 넘게 청소년 심리상담하는 제 친구 말을 들어보면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은 아니더군요 .

이런 아이들 중에 부모와 유대감이 없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청소년 시절 공부에 시간을 많이 뺏겨 부모와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니까요.

부모와 유대감이 없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소통도 어렵죠.
  
저희 아이...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만족 합니다.

밝고 긍정적인 아이니까 공부 잘해야 하는 일  말고 다른 길을 찾을 수 있겠죠.

또 저도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줘야죠.

그러려면 먼저 제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기에,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아이와 보내려고 합니다.

이게 부모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모든 아이들이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그냥.... 제 생각 이예요.
IP : 119.192.xxx.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6.29 7:56 PM (211.237.xxx.51)

    저희집하고 비슷하고요. 제 교육관과도 비슷해요.
    저 역시 학교 다닐때 최상위권 학생이였지만
    인생 살아보니 꼭 공부잘한대로 인생이 살아지는것도 아니더군요.

    저는 아이에게 지침이 될뿐 어떤것도 강요하지는 않아요.
    사교육도 본인이 원하는 최소한의 것만 해주려 하고요.
    비용도 비용이지만 본인이 공부하는 방식을 스스로 깨우치기 바래요.
    어차피 긴 인생 모든걸 과외로 할수는 없을테니까요...

    저희 아이도 중3인데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강용하지 않아도 꾸준히 성적은
    오르네요. 5% 이내에서 3% 대에 진입한것 같은데..
    솔직히 더 떨어진다 해도 크게 나무랄 생각은 없습니다.

  • 2. 한국은
    '11.6.29 7:57 PM (110.174.xxx.207)

    미래 타령하다가 현재도 미래도 다 못 챙기는 사회랍니다.
    그렇게 애들 볶고 그렇게 사교육 시켜서,
    행복한 미래가 오긴 오나요?

    대졸자 실업률이 10%가 넘고, 일자리 절반 넘게가 비정규직에,
    젊은이들 태반이 노동자 평균 봉급의 70% 이하를 받는 이른바 88만원 세대가 됩니다.

    애들이고 부모들이고 짱돌과 화염병을 들 때가 벌써 지났으니,
    한국의 중하층에는 기나긴 몰락만이 기다립니다, ;ㅅ;
    투쟁해야 할 때 투쟁을 회피한 자들은 잡아먹힐 뿐이죠.

  • 3. 동감
    '11.6.29 7:58 PM (182.208.xxx.154)

    요즘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보면 정말 어떻게 자식을 키워야 하는지 정신이 들게 되더군요. 최고만을 고집하고 좋은대학 좋은 직장에만 보내는것이 인생의 성공인것마냥 아이들을 푸쉬하는데.... 제일 중요한건 인성교육, 긍정적인 사고방식, 사회에 바르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 자존감, 남을위한 배려, 올바른 가치관등을 심어주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요.
    정말 엄마, 부모의 역활이 더 중요하고 크다고 봅니다.

  • 4. .
    '11.6.29 8:01 PM (220.88.xxx.105)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해야하는건 맞지만
    공부 좋아하고 스스로 목표를 가지고 공부에 달려드는 아이가 얼마나 되겠어요
    공부는 좀 나중에 해도 된다.. 글쎄 그런가요?

  • 5. 반만
    '11.6.29 8:07 PM (14.52.xxx.162)

    동감합니다,
    공부는 나중에 해도 되는게 아니더라구요,
    물론 0.1%두뇌를 가져서 원하는때에 밀린 10년치 공부를 1년만에 따라가는 애들도 있겠지요
    그리고 엄마가 평생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거니,,자리잡을수 있게,그리고 제일 무난한 방법으로 자리잡으라고 공부 시키는거죠,
    저도 공부 못해도 행복할수 있다고 생각해요,
    행복이 성적순이 아닌것도 몸으로 체험하고 있구요,
    다만 확률상 공부 잘하던 애가 좋은 직업 가지기 쉽고,,그래야 편하게 살 확률이 높으니 그렇게 끌고 가는것 뿐이지요,
    극단적 비유나,희귀한 케이스를 보고 위안 삼기에 내 아이들은 지극히 평균의 보통 아이들이라는걸 알거든요

  • 6. ..
    '11.6.29 8:14 PM (211.199.xxx.239)

    현재도 미래도 둘다 중요하죠..미래를 준비안할수도 없고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행복을 포기해서도 안되구요..

  • 7. ...
    '11.6.29 8:54 PM (175.193.xxx.226)

    원글에 동감합니다...
    그래도 미래에 후회 안하려면 현재에서 미래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준비해 놓는게 필요하죠.
    지금 과거에 아쉬운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겠죠.
    미래가 불안한 것은 아직 모른기 때문이고요...
    우리아이가 모레가 시험인데,
    지난주말에 제2 외국어 공부 좀 해놨으면 좋았을것을 엄마랑 티비 보면서 놀았던걸 지금 후회하고 있다는거ㅠㅠ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것도 틀린말은 아닌것 같네요....

  • 8. ..
    '11.6.29 8:57 PM (203.226.xxx.5)

    공부하면서도 부모와의 유대감 충분히 가질 수 있어요. 아이에게 물려줄게 재산도 안 되고 보면 공부에 투자헤서 미래를 대비하는 것 정도는 해 줘야하는거라 생각해요. 투자 대비 결과가 미흡하다 생각되는 아이라면 다른 재능 쪽으로 투자를 해야 하구요. 쏙쏙 빨아들이고 받아들이는 아이는 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네요.

  • 9. 공부는
    '11.6.29 10:39 PM (180.71.xxx.163)

    때가 있는 건데..
    사랑은 공부시키면서도 충분히 줄수 있고,
    자존감도 높혀줄 수 있지 않나요..

  • 10.
    '11.6.29 11:04 PM (61.170.xxx.33)

    말씀도 맞는데, 중용이 중요하죠.
    사랑은 같이 지내면서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가 훗날 옆에서 지켜 줄 수 있는 부모가 없을 때, 스스로 자신이 있는 곳에서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게, 또 남들과 어울렁 더울렁 어울리면서 사랑과 존경을 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것도 필요한 거 같아요.
    공부라는게 좋은 대학을 가야하는 수단과 방법이 맞지만, 그 또래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11. 세자매
    '11.6.29 11:29 PM (115.143.xxx.6)

    원글님말씀 백배 만배 동감,공감합니다
    저리 큰 아이, 원글님 부부 바람대로 잘 크는 것 맞구요
    느림으로,사랑으로 보듬는 아이, 믿는 만큼 잘 되더라구요

    원글님과 같은 생각으로, 너무도 같은 방법으로 키운 우리 세 아이들,
    믿은 만큼 잘 자라 주었답니다

  • 12. 글쎄
    '11.6.30 8:30 AM (121.166.xxx.194)

    아이들 엄하게 다루어도 후회가 되겠고, 공부에 비중 안 두고 사랑으로, 다정한 엄마로만
    살아도 나중에 아이가 원망 안하리란 보장없고, 다정하면서도 공부에 열심인 엄마만 금상첨화
    겠죠. 공부는 나중에, 아이가 원할 때 하면 된다, 그건 아닌 것 같고, 엄마가 평생 같이 살아
    줄 것도 아닌데, 이 경쟁 사회에서 직업도 갖고, 살아 나갈려면, 역시 공부는 열심히 해야
    되겠죠. 대학도 가야하고, 중3이면 공부 진짜 열심히 해야 될텐데.

  • 13. 세자매
    '11.6.30 9:43 AM (115.143.xxx.6)

    원글님 자녀분, 최상위권은 아니라도 만족한답니다
    저 또한 우리 세아이 그런 정도이구요
    우리나라 교육과정 10학년입니다, 고1에 해당되구요
    중3이면 9학년
    원글님 자녀분이나 우리 막내, 거의 끝학년인데
    이렇게 자라난 아이는 거의 자기주도학습적으로 된 가능성 많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면 만족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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