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스물아홉살 고시생 남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오늘헤어진여인 조회수 : 4,520
작성일 : 2011-06-23 18:13:57
저는 이름 그대로 고시생.
고등학교때까지 공부 잘해서 번듯한 대학 나와 준백수의 삶으로 고시준비중입니다.
남자친구도 아직 학생이고 나이는 서른 한살이예요.

남자친구 시험기간이라 시험 끝나기만을 기다렸는데
헤어지자는 얘기를 듣고(전화로)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목이 꺾이는 기분을 느낀채
4시간 거리를 심야버스타고 다녀왔습니다.

남자친구는 친구를 만나러 그곳에서 1시간 거리의 다른 곳에 가 있는 줄도 모르고
(미리 연락하고 가면 안만나 줄거 같아서)
무작정 내려갔더니 도착해보니 새벽1시 반이더라구요.

어렵게 어렵게 집에 찾아갔는데
아무도 없고 불이 꺼져있어서
미친 사람처럼 울며불며 찾으러 돌아다녔어요.

그렇게 2시간쯤 흐른 새벽 3시반쯤 그쪽에서 연락이 왔고
친구랑 술마시다 잠들어서 문자를 지금 봤다고(읽기 확인 설정을 했는데 그때 확인한건 맞습니다)
1시간 거리쯤 떨어져 있다 차를 달려 제가 있는 곳에 왔더라구요.

알고지낸건 10년,
만난건 6개월.
타격이 너무 큽니다.

나중에 헤어지면 더 힘들거 같아 지금 헤어지는 거라고 했고,
우리 둘이 잘될거 같지가 않다며 괜히 시간 허비하지 말라고 했어요.
남자친구도 학교 졸업하려면 좀 남았고
그 이후 상황에서도 혼란스러운거 알고 있는데,
제 자신이 능력이 없어서 채인것 같아 너무 아파요.

저는 거기에 대고 바보같이
나중에 다시 찾아와도 만나줄거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고시 합격하면 다시 찾아와도 되냐는 질문에,
합격하면 네가 나를 만나지 않을거다. 라는 싸늘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차갑고 어찌보면 소심하면서도 고집이 있는 사람이라
한 번 아니면 아닌지라 다시 잘 될 수 없는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붙잡고 싶어요.

지난 10년간 남모르게 흠모해왔는데
상대도 저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고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제 스스로의 무기력한 삶과 뚜렷한 직업없이 방황하는 모습에 적잖이 실망한것 같아요.

오늘 보니
네이트온도 삭제했고,
저랑 관련된 모든 것들은 삭제한것 같아요.

독하게 마음 먹은것 같아서 너무 힘들어요.
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새벽에 잠깐보고 다시 버스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4시간이 지옥같았어요.
계속 눈물만 흐르고.

IP : 58.123.xxx.22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이구
    '11.6.23 6:17 PM (59.7.xxx.246)

    카이스트 나오셨나봐요... 남친은 박사과정 중이고... 기운내세요. 아는 분이면 제가 얘기 들어주고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네요.

  • 2. 님.
    '11.6.23 6:25 PM (175.208.xxx.223)

    뻔한 대답이지만,
    정말 시간이 약입니다.
    그리고 뻔한 말이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거구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맘 좀 추스려서
    공부열심히 해서 고시에 꼭 합격하세요.
    님을 위해서요.

  • 3. 일단요
    '11.6.23 6:30 PM (110.174.xxx.207)

    울어서 해결되는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리고 여자들은 무능하다고 차놓고도 나중에 남자가 인생 잘 풀리면,
    정말 침 꾹 삼키고, 얼굴에 철판 한번 깐다 생각하고 전화해서 다시 만나자고도 하고 그럽니다만,
    무능하면 죄라고 교육받고 자라는 한국 남자들은,
    무능하다고 차이면 정말 손목을 긋고 죽을지언정, 자존심이 있고 분수를 아는 사람이라면
    자기는 계속 무능한데 여자가 잘 된 뒤 다시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다면 그놈은 많이 개차반인 놈입니다.
    따라서 님이 먼저 시험에 붙고 그분이 아직 못 붙었다면, 님이 먼저 난 니가 지금 그대로라도 좋아 라고 하면 사이를 재건할수 있을지 몰라도,
    이제 내가 붙었으니 알아서 기어 들어오겠지 생각해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이건 더 냉정하고 현실적인 이야긴데요,
    고시 님이 먼저 붙는다면 님은 그분을 잊어버리고 조건좋은 남자를 만나려고 하게 될 겁니다, 결국 다 그렇게 됩니다. 백에 아흔아홉은 그렇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이 님보다 먼저 붙는다면....
    그분 역시, 자기 무능하다고 찬 여자한테 전화하기 보다는,
    그냥 자기에게 찾아온 인생의 봄날을 즐길 겁니다. 자기가 힘없고 찌질했던 과거는
    그냥 모래사장에 묻어버리고 싶어할 거여요.

  • 4. .
    '11.6.23 6:34 PM (125.152.xxx.179)

    지금 아무리 좋은 말과 그 어떤 위로을 한들 귀에 들어오지 않겠네요.

    시간이 약입니다....................ㅜ.ㅜ

  • 5. 원글
    '11.6.23 6:38 PM (58.123.xxx.223)

    남자친구는 의대를 다시 들어갔습니다.

    다른 여자가 생긴건 아니었어요.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고, 인턴 레지던트 과정까지 생각하면 정말 까마득하죠.
    본인의 그런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가운데
    저는 결혼하고 싶다는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양가 도움 받을 수 없는데, 참으로 바보 같은 행동이었죠.
    그런것들이 그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나봅니다.

    저를 아주 미워하고 싫어하는게 아니라는건 알고 있어요.
    같이 있으면 좋고, 만나면 좋을것도 안다고 했어요.
    다만 서로에게 발전이 없을 뿐이라는 말을 했구요.

    이게 슬퍼요.
    지금 시점에서 같이 노는건 좋은데
    자신이 꿈꾸는 미래에 나는 없다는게

  • 6. .
    '11.6.23 6:40 PM (110.14.xxx.164)

    맘 떠난 남자 안돌아와요
    이래서 너무 오래 한남자 좋아하면 타격이 크고요
    그냥 보내고 고시에 전념하세요 성공한뒤에 다시 찾아보시던지 하고요
    연애 하면서 고시준비 힘들어요

  • 7. 비도 오는데
    '11.6.23 7:01 PM (125.146.xxx.99)

    아휴, 읽기만 해도 마음 아파요.

    제 젊은 날도 생각나고.

    얼마나 견디기 힘들까 싶고.

    그런 남자는, 뭐랄까 자존심이 매우 강해서 자기 말을 엎지 않을겁니다.

    원글님. 그럴수록 맛있는 것 먹고 힘내서 공부 열심히 하셔야 해요.

    원글님, 서랍에 추억 하나, 기억하나, 내 인생에 어떤 옹이 하나 생긴 거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에후, 무슨 말이 도움이 될까요?

    피가 철철 흐를 듯이 아플텐데.

    그렇지만 견디고 진짜인 남자, 원글님을 극진히 대해줄 남자 기다리고 찾으며 공부하셔야 해요.

    좀 지나면 이 아픔 겪고 멋진 여인으로 성장해 있을 겁니다.

  • 8. 보통남자
    '11.6.23 7:17 PM (210.106.xxx.37)

    원글과 댓글만 읽으면 그 남자가 원글님에 대한 사랑이 식은게 아니라 불안한 미래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듯 하네요. 어릴 때는, 사실 두 사람 나이면 어리지도 않지만, 별 것도 아닌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오곤 한답니다. 두 사람 모두 나이는 들었지만 공부만 해서 어린거죠. 사실 저도 그 나이 때 그랬거든요.

    흔히 시간이 가면 더 좋은 상대가 나타난다고 하지만 이건 조건결혼 하는 사람들에게나 해당이 됩니다. 진짜 사랑했으면 아무리 조건좋은 남자가 잘해줘도 계속 가슴이 아플겁니다. 일생의 트라우마죠. 원글님이 고시합격하면 만나줄꺼냐고 물어봤다고 하니 진짜 사랑한 듯 하고 그래서 이런 댓글 남깁니다.

    일단 시간이 좀 흐르기를 기다렸다가 차분하게 다시 한번 말해보세요. 결혼하자고 부담을 지우지는 마시고요. 그 남자도 힘들텐데 좀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야죠. 원글님이 고시합격하고 자리잡기 시작해도 결혼하는데 문제가 없는 나이니까 너무 조바심을 내지는 마세요. 그 남자도 순간적인 격정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생각이 변할 가능성이 커요. 이럴 때 두 사람을 모두 아는 사람이 중간에 있으면 참 좋은데요.

  • 9. ...
    '11.6.23 7:38 PM (14.52.xxx.174)

    결혼을 할 수 있을 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야 결혼하는 겁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야 결혼을 하는게 아니라 때가 중요하다고요.
    그냥 잊고 공부 하시던거 계속하세요.
    힘들겠지만 잊혀집니다.
    그리고 인연닿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되실겁니다.
    기억은 있지만 더 이상 마음 아프지 않은 날이 와요.
    인연이 아니었다고 담담하게 생각할 날이 온다구요.
    지나간 사람에게 연연해 하지 마시고, 저도 합격 빌어드릴께요.
    잘 되실거예요. 시험도, 남은 인생도요

  • 10.
    '11.6.23 7:38 PM (116.38.xxx.23)

    제 친구가 생각나네요. 친구는 원글님과 반대 케이스였어요. 남자가 고시준비 중이었고 여자가 의대편입했죠 삼십넘어서.. 원글님이 결혼하자고 한게 큰 부담이었겠네요.
    친구는 남자 고시 합격할때까지 기다렸다가 결혼했어요. 여자나이 거의 38였죠.
    그래도 둘다 늦은 결혼이였지만 전문직이다 보니 금방 자리잡더라구요. 늦은 나이였지만 애도 순산하구요. 원글님이 많이 사랑하신거 같은데 부담주지 말고 서로 힘이되어주는 동료같고 친구같은 애인이 되자고 하세요.

  • 11. 제 생각
    '11.6.23 7:42 PM (121.164.xxx.194)

    전 윗님(보통남자)과 좀 다른 생각이에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작용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원글님에 대한 사랑이 자신에 대한 애착보다 적은 게 아닌가 싶어요.
    (물론 누구나 다 상대방 보다는 자신을 더 사랑하겠지만요.^^;)
    다시 말하면 원글님이 부담스럽게 느껴진 것 같은데, 만일 원글님을 많이 사랑하는 남자라면 그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여자를 놓진 않을 것 같아서요.

  • 12. 원글
    '11.6.23 7:43 PM (58.123.xxx.223)

    따뜻한 댓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장이 벌렁거려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무슨 말을 들었는지 가물가물하다가
    이곳에 적어 놓은 글을 보고 헤어지던 순간을 기억할 수 있네요.

    부모님께도 언니에게도 마음 아파할까봐 털어 놓지 못하는 이야기를
    익명의 힘을 빌려 이곳에 털어놓고 위로를 받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힘내서 버텨볼게요.

  • 13. ㅜㅜ
    '11.6.23 9:39 PM (220.78.xxx.233)

    남자는 마음 떠나면 아무리 여자가 잡아도 안돌아 오더라고요..
    좋은 대학도 나오셨고 하니까 고시 합격하셔서..지금은 귀에 안들어 오겠지만
    더 좋은 남자 만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64118 스물아홉살 고시생 남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14 오늘헤어진여.. 2011/06/23 4,520
664117 너무너무 오래된 갓김치가 있는데요. 9 도와주세요 2011/06/23 1,200
664116 고맙습니다. 2 쐬주반병 2011/06/23 276
664115 몬쥬..2 5 .. 2011/06/23 763
664114 레인부츠는 신고 싶지만.... 신을 수 없어요 15 다리가 굵어.. 2011/06/23 1,782
664113 방광염증상인가요?? 7 증상 2011/06/23 908
664112 비도 오고... 아이스커피라도 좀 됐으면~ 와사비 2011/06/23 230
664111 예전에 언니 명의였던 집을 팔면 수익을 나누는게 맞을까요? 15 .. 2011/06/23 1,342
664110 [ 펌 ] ....가전제품 권장 사용 기한이 작년부터 생겨났대요. 5 5 년 2011/06/23 654
664109 저녁 뭐 드세요? 31 고민 2011/06/23 1,725
664108 고등학교때 담임 선생님이 졸업생의 시아버지 될 분이 생활기록부 떼갔다고 하셨는데 7 정말? 2011/06/23 2,087
664107 서울삼성병원 이제호선생님 진료받아보신 분 계신가요? 6 질문 드려요.. 2011/06/23 543
664106 즉석 떡뽁이...급땡김 3 ㅎㅎ 2011/06/23 534
664105 매실 5키로면 몇리터 병을 사야 하나요?? 5 매실 2011/06/23 618
664104 김청 전남편이 최수지 남편.. 23 .... 2011/06/23 28,180
664103 좀벌레 방지/퇴치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미 생겼네.. 2011/06/23 230
664102 이번 주말에 태풍이 온다고 합니다. 3 서대산애플 2011/06/23 907
664101 2학년 슬생 교과서 좀 봐주세요 3 미챠~ 2011/06/23 212
664100 법원 “삼성 반도체 화학물질, 백혈병 유발” 5 세우실 2011/06/23 349
664099 김정일도 이제는 종말을 향해 가고 있다 4 아지라엘 2011/06/23 411
664098 무쇠후라이팬만 가동하면 신랑 목이 아프다네요 5 고민 2011/06/23 871
664097 바람이 무섭게 부네요 3 태풍이 2011/06/23 607
664096 저도 빵얘기~서울 강남에 WE(위)?라는 빵집 있나요? 18 하하 2011/06/23 1,488
664095 어린 아이들에게 섹시하다는 표현 어떠세요? 16 어린이답게 2011/06/23 1,068
664094 몇일전 뉴스에서 매실주에 발암물질 있다네요. 5 매실 2011/06/23 1,273
664093 가구 리폼하는곳 아시나요? 6 비가내린다 2011/06/23 381
664092 코스트코에서 산 거위털 이불 7 뭐든지 물어.. 2011/06/23 1,932
664091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무산 위기!!! 추가서명해주세요 4 서울시학생인.. 2011/06/23 167
664090 화장품 성분 중에 유전자조작 콩이 표기되어있는데 써도 되나요? 1 오바일까요?.. 2011/06/23 120
664089 아시는 분~ 궁금해요 2011/06/23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