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나는 어릴 적에 왕따를 시킨 경험이 있다..

고백하는글.. 조회수 : 1,769
작성일 : 2011-06-23 14:33:34
말 그대로다.
나는 어릴 적에 왕따 가해자의 경험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예민할 무렵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6학년이 되고 1주일 후..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는 토요일에 같은 도시의 다른 지역 학교로 전학을 하게 되었다.

전학 간 첫날..
토요일 하교 시간 가까이에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러 교실에 드른지라 교실은 어수선하고 나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그날 같이 집에 가자고 해준 친구가 너무 너무 고마웠다.
내가 이 학교에서 사귄 최초의 친구라고 기뻐하며..

하지만 나는 한 일주일 뒤부터 이 아이에게 심한 왕따를 당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아이 7명 정도의 소위 잘나가는...ㅋ 아이들 무리가 있고 이 아이가 리더격.
그리고 나머지 6명이 돌아가며 왕따를 당하는??
그러고서 그 리더격인 아이에게 용서를 받으면(!) 다시 평화.. 그리고 다시 다른 아이가 타켓이 되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참.. 영악했던 거 같다. 그 아이 뿐만이 아니라 나도 포함해 다..

처음 사귄 친구가 그 리더격인 아이여서 일까? 시골에서 읍내로 (군에서 구로 ..ㅋ )이사온 나는
바로 그 좀 노는 아이들 7에 들어가게 되었고..
참.. 솔직하게 말하면 자의로 타의로.. 다른 친구들의 왕따를 도왔다.
왕따를 도왔다.. 일까? 눈치 보고 같이 밥안먹고 그런... 잔인한 짓.

그리고 전학오고 일주일만에 타겟이 내가 되었다.
학교에 가서 아무런 말도 안하고 수업도 시작하기 전인데도 나는 공기로 느낄 수 있었다.
아, 이번은 나구나.

당시 우리 반은 아침에 일찍 간 순서로 자리를 정하는 시스템이었다고 기억되는데.
언제 가든 먼저 온 친구가 모두의 자리를 잡아 두고 기다렸으나 그날은 내 자리가 없었다.
나는 내 순서를 직감했기 때문에 묻지도 않고 멀리 떨어진 남은 자리에서 수업을 들었다.
그날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아무도 말을 시키지도 않고.. 무시당하고.. 뒤에서는 욕을 듣는..
그리고 나는 리더인 아이에게 원망을 가졌다.

소위 돌아가며 왕따~ 에게는 적절한 무시와 욕설만 있을 뿐이지만..
나에게는 왜인지 1주일 정도면 끝나는 왕따의 시간이 끝나지 않았다.
한달 이상... 지속되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좀 노는 아이 7에서 학년 전체에 왕따로서의 분위기가 퍼져갈 때 쯤.

이 아이들은 나를 쉬는 시간마다 계단으로.. 화장실로 불러..
있지도 않은 일을 모함하거나 심지어는 툭툭 밀어 건드리기 까지 시작했다.

나도 참.. 그다지 착하다거나 순한 아이는 아니였던 모양인지..
리더격인 아이가 손바닥으로 내 머리를 한대 때렸을 때 리더의 그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참.. 별 거 아니더라..ㅋ
한번도 싸워본 적도 없는 나지만.. 쌓이고 쌓인 화가 폭발하는 순간..
한번도 남한테 맞아본적 없는 머리를 ㅎㅎ 욕설과 함께.. 내려치는 순간..
나도 확 돌았나보다.

화장실 안이었는데 그 리더인 아이를 발로 걷어차고 막 때려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 무리의 리더가 내가 되었다.

이건 내가 바란 결과가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 왕따에서 벗어난 내가 한 행동은 그 아이를 왕따로 만드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를 용서해주지 않았다.

담임선생님은 이 모든 걸 알고 있었고 그 아이를 용서해주라.. 다시 한번 기회를 주라고 하셨지만.
나는 참 독한 초딩이었다.

싫다고 철저히 거절했다.
그렇다고 그 후에 그 아이를 때린다던지 .. 욕한다던지 하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철저히 그 여자아이들의 깐죽거림에 지쳐있었다.

그리고 다른 왕따는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 아이를 졸업할 때 까지 왕따로 만들게 했다. 의도 한 건 아니지만..)

그리고 나는 그 아이와 같은 중학교에 가게 됐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중학교 때 부터 선택과목에 따라 반을 나누었기 때문에 3년 내내 그 아이와 같은 반이 된 적은 없다.
하지만 그 아이는 또 3년 내내 왕따는 아니지만.. 항상 좀 무시받고 주눅들었던 거 같다.

나는 항상 내가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아직 철이 없는지, 그 때의 억울함은 남아있지 않지만.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은 없다.

하지만... 후회는 남는다.
내가 조금만 너그러웠다면..
초등학교 때 용서해주지 못했다면,
중학교에 올라가서 그 애에게 관심을 끊어버리는게 아니라..
말이라도 한마디 건내줬다면....

3년 내내 그 아이는 내 옆반이었는데..
지나치며 눈길을 주고 받은 적도 한마디 한적도 없지만..
내가 지나갈 때 마다 지나칠 때 마다 고개를 푹 숙이는 그 아이를 나는 알고 있었지.

저 아이가 나를 아직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용서해주지 않아도, 다시 사이좋게 지내지 않아도 한번 웃어주었다면
그 애는 주눅 든 채 지내지 않아도 됐을 텐데..
서로의 마음에 남은 것을 털어버렸을 텐데....

어른이 되고도 한참.. 가끔 그 애가 생각난다.
IP : 119.69.xxx.2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6.23 2:39 PM (211.237.xxx.51)

    그렇게 따지면, 나도 왕따 당하는 애들을 보고 가만 있었던, 무언의 동조자였다.
    아니 적극적 동조한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왕따 당하는 애한테 관심을 주거나
    손을 내밀지도 않았다. 복잡하게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님글 보니 왕따 당했던 친구들은 지금은 어떻게 지낼까 ...
    ㅠㅠ

  • 2. 고백하는글..
    '11.6.23 2:42 PM (119.69.xxx.22)

    내가 왕따시킨 아이 우ㅈㅇ...
    나 역시 이 아이를 용서해주면 다시 내가 왕따를 당할거란 공포감도 있었다.
    그치만.. 역시 후회는 남는다.
    최소한 그 아이는 나보다 마음이 약했던 거 같아서.

  • 3. .
    '11.6.23 2:43 PM (125.129.xxx.31)

    원래 합리적 이유없이 감에 근거하여 시키는 왕따가 제맛이죠. 저도 초등학교때 왠지 행동이 재수없어서 왕따시킨 아이들이 기억나네요.

  • 4. 웃어요
    '11.6.23 2:50 PM (112.214.xxx.237)

    자기 고등학생 때 마음에 안 드는 여자애 왕따 시켜본 적 있다면서 깔깔 웃어대던 미친 소시오패스 같던 여자영어선생이 갑자기 생각나네요~이 여자는 나이 32살에 뭐하는짓인지,,지보다 4살 어린 수학선생도 은따 시키고 선생들 사이 이간질 시키고 그러다가 학원 그만뒀는데 지금도 계속 그러고 살고 있겠죠?

  • 5. .님
    '11.6.23 2:51 PM (125.141.xxx.167)

    125.129.47.***
    이유없이 시키는 왕따가 제맛이요?
    당신 글을 읽는데 소름이 쫙 끼치는게..싸이코패스가 달리 있는게 아니네요.
    자식이 왕따당해서 가슴에 피멍이 들어봐야 그게 얼마나 나쁜짓인지 알게될건지...
    암튼 당신같은 사람은 절대 내 주위에 없기를...

  • 6. -
    '11.6.23 2:57 PM (203.232.xxx.3)

    소시오패스 한 명 있네요
    그대로 자식들이라도 그 업보 받을 겁니다.

  • 7. 저는
    '11.6.23 3:00 PM (122.40.xxx.41)

    왕따당한 아이들과 놀아주는 사람이었네요.
    친정맘이 늘 그러라고 초등부터 교육시켰는데 중고땐 알아서.

    지금은 제 딸한테 그말을 하고 있네요.

  • 8.
    '11.6.23 3:02 PM (211.43.xxx.25)

    125.129.47.***

    님...그러다가 언젠가 뒤에서 칼 맞을걸요?
    님이 아니면 님 자식이라도..그 업보 돌아옵니다. 게다가 왕따는 정신적 살인이에요

  • 9. ...
    '11.6.23 3:06 PM (220.80.xxx.28)

    125.129.47.
    구글링해보니 원래 그런인간인가보군.
    말섞은 내가 ㅄ이지. 무시가 상책.

  • 10. 흠..
    '11.6.23 4:52 PM (121.172.xxx.18)

    77년생 35살
    고등학교때 일본은 없다란 책을 읽고 이지메 라는걸 처음 알았어요
    그냥 맘 상해서 말 안하고 맘 맞으면 끼리끼리 놀고
    그랬던 기억만 있는 전...행복한 사람이였는지..

  • 11. ...
    '11.6.23 6:30 PM (112.148.xxx.153)

    저도 왕따당한 경험이 있고 제자식이 이제 초1인데 벌써 노골적으로 괴롭히는 아이가 있어 아이가 학교 안간다고 우네요..... 오늘 하루종일 가슴이 타들어가듯 아팠는데 앞으로 어찌 헤쳐나가야할지 막막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63968 팝콘용 옥수수가 1 ~~` 2011/06/23 222
663967 밑에 이상한 명작동화 얘기 나온 김에... 왜 항상 막내만 착할까요 10 가운데 2011/06/23 752
663966 참외속ㅇㅣ 주황색이예요 2 참외 2011/06/23 1,685
663965 샌들에 묻은 발때 지우는 법 아시나요? 3 zz 2011/06/23 1,566
663964 카카오톡 사용하시는 분들.. 8 어려워 2011/06/23 1,394
663963 좀 지난 마늘...왜 껍질을 까서 장아찌를 담구어야하는지요...? 1 마늘장아찌 2011/06/23 376
663962 이번의 이 논쟁을 보며. 14 ... 2011/06/23 1,175
663961 주택에 사시는 분들 , 밤에 창문 닫고 주무시나요? 5 여름 2011/06/23 1,047
663960 대학 등록금 내년부터 10% 인하하나 보군요 1 psb84 2011/06/23 339
663959 구글로 삭제한글 찾으려면 .. 2 ㅠㅠ 2011/06/23 331
663958 방사능 땜에 석달째 속끓이는 마음 이해해요 7 연이엄마 2011/06/23 937
663957 나는 어릴 적에 왕따를 시킨 경험이 있다.. 11 고백하는글... 2011/06/23 1,769
663956 에어컨 사는데 백화점과 직영점 가격 차이가 3만원!! 10 벽걸이 2011/06/23 989
663955 지금 중학교 휴학하고 있고 9월 복학 준비중인데 검정고시는.. 4 휴학 2011/06/23 557
663954 한글 프로그램에서 글자수 확인 어떻게 하나요? 3 급합니다. 2011/06/23 1,120
663953 사랑의전화라는곳에 후원하시는분 계신가요? ,. 2011/06/23 93
663952 6월8일~21일까지 충청도 방사능 최고수치 변화 분석 2 . 2011/06/23 389
663951 점점 멀어져가는 82 자게 30 마고 2011/06/23 2,296
663950 주인을 잃은 고양이 입양 해주실 분... 7 'ㅅ' 2011/06/23 490
663949 호피무늬 크록스말린디 사려니 품절이네요 3 크록스말린디.. 2011/06/23 1,373
663948 친정아버지 등본 뗄 수 있나요? 4 내주민증만 .. 2011/06/23 549
663947 1조5000억원 투입 등록금 내년 10% 인하 6 세우실 2011/06/23 345
663946 엑셀문서에서... 2 질문 2011/06/23 152
663945 믿을만한 스피루리나 어디서 사면 좋을까요? 4 이제라도.... 2011/06/23 731
663944 상대평가 vs 절대평가랑 사이버대학 장학수혜좀요.. 3 대학질문.... 2011/06/23 216
663943 재산세 납부... 영수증 실물이 잇는게 더 안심이되지않나요 --; 5 온라인 ?오.. 2011/06/23 370
663942 남자의 조건 5 조건 2011/06/23 771
663941 풍산개후기 60 일빠 2011/06/23 7,177
663940 영작 좀 해주세요 2 굽신굽신 2011/06/23 142
663939 흰 그릇 추천 부탁드려요^^ 3 sunny 2011/06/23 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