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문 모임에 갔었어요.
참, 저는 나이먹은 직딩이예요. 일하는 분야가 완전 남자들만 있는...
모임에 갔다가 저보다 훨씬 젊은 동문들도 저하고는 경제력의 차이가 엄청난 걸 보고
조금 마음이 뒤숭숭해서요.
어제는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의 집안에 경사가 있어서
그분이 집에서 한턱 내신 것이었어요.
집에 갔더니만 한강 조망이 훤하고 보이고
집안 장식하며, 내온 식기들이며... 저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력서리~~
젊은 동문들도 말하는 걸 보니 제 사는 수준에서 영 단위를 하나 더 붙이면 딱 맞더군요.
저는 뭔 눈에 씌워서 정말 남편 하나만 보고 결혼한 거였어요.
요즘 자게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선시장의 평가를 냉정하게 들이댄다면
제가 남편보다 조건이 훨 좋은 건 맞아요.
그런데, 제가 어릴 땐 그런 생각 자체도 못했었구요,
제가 남편하고 하겠다고 친정에서 모두 반대하는 결혼 강행한 거였어요.
사고쳐서 그랬던 건 아니구요, 제가 원래 지나치게 순수한 면이 있어요.
정말 당연한 결론으로 결혼 후 시댁 때문에 고생 좀 했구요,
남편도 저한테 많이 미안해 하고 제 입장을 다 이해해줘요.
애들도 다 잘 컷고
다른 부부가 어떻게 사는지 몰라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남편하고 저하고는 정말 사이가 좋아요.
그런데요.
저희는 워낙 없이 시작했던 것이고
남편하고 제가 열심히 벌고 아껴쓰고 저축했다고 해도
그게 제 동문들한테는 새발의 피 인것 같아요.
나이 들어서도 이런 경제력 때문에 주눅이 든다는 것도 참 자존심 상하네요.
성실하고 다정한 남편,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고 엄마아빠한테 고마워하는 아이들..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 사는거 보고 비교해서 속상해하면 안되겠죠.
나이 들어서도 이런 마음 생기는 거 보니까 저도 참 유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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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어서도 자존감부족때문인지
늙은애기 조회수 : 1,508
작성일 : 2011-06-19 12:58:46
IP : 118.46.xxx.10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6.19 1:09 PM (61.78.xxx.112)저도 남편하나 보고 결혼했는데 남편조차 실망스러운 사람입니다. 너무 위만 보고 살지 마시고요 종교같은것을 가져서 마음의 평안을 얻는것도 추천합니다.
저는 남편이 하도 실망스럽다보니 물질적인 면은 별로 바라지도 않습니다.2. 원글님
'11.6.19 1:28 PM (180.64.xxx.175)성실하고 다정한 남편..
최곱니다.
돈..그 어떤 것과도
비교하지 마세요.3. ㄴㅁ
'11.6.19 1:41 PM (115.126.xxx.146)원글님이 누리고 있는 행복
돈 주고도 사지 못하는
거에요...
이런 위로가 필요한 거죠...4. ....
'11.6.19 1:41 PM (211.207.xxx.166)원글님 성격자체가 역동적이고 정치적이고 그런것보다
마음의 평온함을 중요시하는 분이니,
그런 쪽을 잘 선택해서 사신 거예요.
재고 따지고 해서 부잣집 가는 것이나 돈 억수로 버는 직장도
그에 상응하는 마음 고생이 있으니,
본인 코드에 그게 잘 맞아야 편안한 옷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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