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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한 남편

... 조회수 : 891
작성일 : 2011-06-12 01:52:34
올해로 결혼 16차 입니다.

  아들형제만 있는 집의 막내인 남편은 좀 여우끼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부부싸움을 해도 한번도 먼저 잘 못했다고 한 적도 없고

  제 성격또한 약간 곰같아서 자고 나면 잊어버리는 스타일입니다

  남편은 약간 다혈질이라 자기 마음내키는대로 성질도 잘 내고

  또 화낸 게 미안하면 제게 와서 옆구리 콕콕 찌르면 단순한 저는 금방 풀어지고...

  늘상 이런 식입니다

  2주전 남편이 혼자 저녁식사하는데 아이를 야단치고 있었어요

  남편이 제 잔소리가 과했다고 생각했는지 저에게 뭐라고 하더라고요

  가뜩이나  속이 상하는데 아이 앞에서 남편이 나무라자 더 화가나서

  아이들 앞에서 말 조심하라고 한마디했더니 바로 젓가락이 날아오며

  남편 밥상머리에서 뭐 하는 짓이냐며 무식한 여자라고 고함을 지르더라고요

  젓가락을 집어 던질 만큼 크게 화낼 일이 아닌거 같은데

  무식한 여자라고 고함지를 만큼 무식한 행동 한 것 같지 않은데

  아이들 앞에서 민망하기도 하고... 참 많이 속 상했습니다


  그 날 잠도 못 자고 생각했는데  우리 남편이 절 물로 보는게 틀림없습니다

  매번 자기 기분에 따라 화 내도 자고 일어나서 몇 마디 하면 금방 풀어지고 마는

  곰같은 아내...  제가 남편을 그렇게 만들었나봐요

  잠들기 전까지 속 상하고 서러운 마음에 내일 아침에는 밥도 안해하고 깨워주지도 않고

  그냥 출근해버리겠다고 다짐했지만 다음 날 평소처럼 아침상 차리고 나 자신은 바빠서

  아침도 못 먹고 허둥지둥 출근하는 내 꼴이 참 슬프더라고요

  남편이 너무 미워서 말도 안하고 잠도 아이들 방에서 자고...

  지금까지 부부싸움을 했어도 한번도 각 방 써 본 적은 없는데

  이번엔 정말 마음이 풀리지 않더라고요

  남편도 몇 번 말을 걸어도 제가 대꾸도 안 하자 자기가 더 쌩하니 그렇게 냉전 중인데요

  며칠 전 월급 날인데 급여 통장에 돈이 들어 오질 않네요

  전 정말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어요

  참 황당하고  울 남편이 이렇게 치사한 사람이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부부싸움했다고 월급을 주지 않는 이런 사람과 16년 간이나 살았다니...

  저도 직장을 다니니까 당장 그 돈이 없어도 생활이 곤란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제 월급은 중순경 받아 적금과 보험료 생활비로 쓰고  월초에 받는 남편 월급으로는

  아이들 학원비랑 각종 공과금,시어른 용돈등으로 쓰고 있는데...

  치사하게 돈 달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처음에는 이체해야 하는 각종 지출 내역을 메모지에 적어 건네 줄까도 생각했지만

  그것도 치사하고...

  마이너스 통장이라도 만들어야 할까봐요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속 상한데 창피해서 얘기 할 곳도 없고 그냥 주저리 주저리 속 풀이 합니다

  

  

IP : 112.169.xxx.8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핑크레이디
    '11.6.12 1:59 AM (121.185.xxx.35)

    으아...손발이 오그라드는 치사함이네요...
    저같음 똑같이 치사한방법 쓸거에요.
    각자 생활비로 나눠서 해보자 할겁니다.

    이젠 여우처럼 구세요.
    다툰 다음날 아침상이 왠말이랍니까~

  • 2. ..
    '11.6.12 1:59 AM (221.164.xxx.238)

    아이들 학원비랑 각종 공과금,시어른 용돈등으로

    밀리도록 놔두면 됩니다.
    아이들이 아빠한테 직접 말해서 받는거구, 시어른 용돈도 그냥 밀려놓으면 연락오겠죠.
    각종 공과금도 그냥 연체료 좀 내면 되는거구요.

  • 3. .
    '11.6.12 9:25 AM (220.86.xxx.73)

    밥상에서 젓가락을 던져요??
    헐...
    간뎅이가 부은게 아니라 뇌가 부은 남자이신 듯..
    아무것도 해주지 마시고 돈도 다 밀려놓고 님 용돈 다 빼시고
    그냥 내버려 둬보세요. 부부 사이 기본 예의가 안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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