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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너무도 싫어했던 제가 지금은 개만 안고 다닙니다.

역지사지 조회수 : 1,514
작성일 : 2011-06-09 22:23:10
저는 유년시절
집에서 키우던 개가 어느날 개장수한테 팔려나가도
어느날 아버지가 뒷산으로 끌고 가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습니다.

그저 옆에 오면 저리 가라고 발로 차는 존재?

초등학교때는 커다란 이웃집개가 무섭게 쫓아오는 바람에
간이 떨어질만큼 놀란 기억도 있고요.
그후론 조그만 개만 봐도 무섭고.....
여튼
개나 동물에 대해 애정아라곤 조금도 없었지요.

개를 안고 다니는 사람들만 보면
전혀 이뻐보이지 않았고...아니 미워 보였다고 하는게 맞을거에요.
언젠가는 공원에 개를 출입금지시킨다는 얘기가 나왔다기에
저는 남편한테
너무 잘된 일이라고 말한적도 있고
이웃집 개가 집앞에 응가를 해놔서 너무 심하게 뭐라한적도 있고요.(지금은 만날수 없어 혼자 속죄합니다ㅠ)

그러다가 개를 너무 이뻐라하는 딸때문에
개를 키우게 되었고
이젠 딸보다 제가 더 정이 들어서
밖에 나갈때마다 데려가 달라는 눈빛을 뿌리치지 못해 매일 안고 나가고 있네요.
매일 개만 안고 다니니 사람들이 저를 맛이 간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산책하다보면
아주 일부의 사람들만 뭐라하지
대부분 이뻐해 주시고 이해해 주시는 것을 보면서
다들 저보다 마음이 이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요.(비애견인일때 전 너무도 까칠했기에)

지금은 육식도 안하는 사람이 되었네요.
살을 찌우기 위해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게 가둬 놓은 어미돼지를 보고 어찌나 가엽던지...ㅠㅠ
어렸을때 팔려가던 소들도 생각이 나고
이젠 날카로운 낚시 바늘에 끌려오는 물고기만 나와도 차마 불쌍해서 채널을 돌리네요

제가 개를 산책시키면서 정말 놀란 것은
젊은 아기 엄마들이에요.
아기들이 강쥐를 만지려고 하면
대부분의 아기 엄마들이 아기한테
강쥐 스트레스 받는다고 만지지 말라고 하고
강쥐를 사랑해야 한다고 아기한테 가르치더라구요.
제가 아기 엄마일때 하늘이 두쪽이 나도 생각도 못할 말들이라서 부끄럽고  
요즘 엄마들은 교육을 참 잘 받아서 그런가 싶고....속으로 고맙고 그래요.

저는 개를 키우면서
동물들의 감정, 생명의 소중함 이런 소중한 것들을 알게 되었고

자신이 겪어보지 않으면 상대방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고
산책시키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고 이해나 배려심도 생겼고
저희 강쥐가 저를 철들게 만든거 같아요.


IP : 119.67.xxx.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11.6.9 10:32 PM (123.98.xxx.176)

    저도 강아지 키우기 전에는 정말 무신경했어요..
    무서워하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은 강아지로 인해서 좋은감정...좋은생각...많이해요.
    약자를 보호하고 어린이 보호하고 동물 보호하는 이런 마음 많이 가져지더라구요.
    강아지 눈만 봐도 어찌나 마음이 맑아지는지
    나쁜 생각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예요...

  • 2. wp
    '11.6.9 10:33 PM (180.65.xxx.98)

    제가 꼭 그짝이네요. 어쩌다....

  • 3. 저는
    '11.6.9 10:37 PM (125.129.xxx.61)

    호불호도 없었지만 키울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아이가 저 혼자 덜컥 약속을 해서...뒤 늦게 거절을 할 수가 없어서 시작한
    고양이(결국 고양이들ㅋㅋ)와 살이, 이제 10년째

    저도 냥이를 통해 인간을 포함하는 동물, 그리고 자연까지
    다르게(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철 좀 들었습니다ㅎㅎ

  • 4. ..
    '11.6.9 10:49 PM (175.198.xxx.40)

    언젠가 남편이랑 심하게 싸우고 베란다로 나가서 혼자 운적이 있었죠
    그때 뒤에서 슬쩍 다가와서는 끙끙거리며 제 눈물을 핥아주는 모습을 보고
    교감이란게 어떤건지 처음 알았죠
    동물은 단순히 동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제가 마음을여는 만큼에 이상으로 다가오는게 동물이란걸 알았죠 만물에 영작이라고 인간만 누리고 살아야한다는 이기적인 생각은 버리고 다 함께
    행복한 세상이였음 좋겠습니다

  • 5. 어머
    '11.6.9 10:50 PM (125.141.xxx.244)

    제가 적은 글인 줄 알았어요
    구구절절 제 심정이랑 100% 싱크로율...

  • 6. 저랑 같으시네요
    '11.6.9 10:50 PM (175.114.xxx.107)

    저도 원글님과 똑같아요..
    동물에 대해 무신경했는데, 지금 고양이 키우면서 고기에 환장하던 제가 육식도 끊고, 모피 반대 집회 나가고 그러네요.. 사람이 이렇게 바뀔 줄 저도 몰랐어요.

  • 7. 흠..
    '11.6.9 10:50 PM (71.231.xxx.6)

    원글님 축하해요 ^^ 그리고 쪽쪽..히히..
    저도 아지를 5./물거북 4./육지거북 2 이렇게 키우고 있어요 ^^

    물론 냥이도 너무 이뻐라 하지만 아지랑 키우기가 뭣해서 냥이는 안타갑게도 없네요.ㅠㅠ
    저는 플로리다에 비교적 오래 머물뗀 불루탱/유니콘탱/니모/

  • 8. 저도...
    '11.6.9 11:24 PM (118.220.xxx.241)

    원글님과 같은 심정이예요..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다 사랑스럽답니다.

  • 9. 같은마음
    '11.6.9 11:29 PM (211.234.xxx.76)

    저도 100% 공감합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일은 장담할 수 없다는 걸 울강아지를 키우며 느꼈어요. 예전엔 강아지를 꼭 안고 다니는 분들 이상하게 보였거든요^^

  • 10. ㅎㅎㅎ
    '11.6.9 11:38 PM (125.143.xxx.73)

    미안해 고마워 보러가세요~~ 아가랑 보러가셔두 좋을것 같아요. 재밌고 흐뭇한 영화에요 ㅎㅎ

  • 11. 역지사지
    '11.6.9 11:41 PM (119.67.xxx.3)

    미안해 고마워 추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12. ...
    '11.6.9 11:50 PM (110.9.xxx.157)

    저는 햄스터 진짜 싫어했거든요.어렸을 때는 고양이,강아지,새,금붕어,열대어....많이 키웠는데,쥐 종류가 싫어서 햄스터는 구경도 안했는데,지금 햄토리 한마리 키우는데 너무 예뻐요.^^;;

  • 13. 저희어머니는
    '11.6.10 1:21 AM (211.223.xxx.11)

    고양이를 정말 싫어하셨어요.
    애기 우는 소리같아서 소름끼치고 눈도 무섭고 사람도 안 따르고 등등 온갖 이유를 대시면서요.
    그런데 말티즈를 15년 가까이 키우면서 고양이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꾸셨어요.
    날 추우면 길고양이 걱정도 하시고, 쓰레기 비우고 와서는 길고양이를 만났는데 뭐라도
    먹을 게 있었으면 줬을텐데 하필 빈손이라서 불쌍하다 등등.
    옆에서 따듯하게 자고 있는 우리 강아지 녀석을 보면서도
    이놈아, 밖에 얼마나 추운지 아니. 밖에 네 친구들은 얼어죽게 생겼다. 면서
    고양이들 걱정도 자주 하십니다.
    비록 강아지를 키우지만 그로인해서 다른 동물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는 영향도 있더라고요.

  • 14. gg
    '11.6.10 10:22 AM (202.30.xxx.60)

    만물에 영작.ㅋㅋ
    오타겠지요?

  • 15. 심히 동감.
    '11.6.10 12:04 PM (182.208.xxx.17)

    저도 똑 같아요..딸때문에 강아지 키우기 시작했는데..지금은 딸은 시쿤둥하고.
    모든 시중과 사랑은 내가 열배는 더합니다...전에 강아지 뿐 아니라 키우는 사람까지 싫어했다는
    거 아무도 모를 거예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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