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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 하기도 하면서....좀 비정하고....냉혹한 이야기들.....
생각나는게 있어서 글을 씁니다.
벌집의 모양을 보면 정육각형의 작은 방들로 빼곡히 매워져 있는데 그 놀라운 솜씨에 다들 감탄을 하실겁니다.
더구나 미국에 사는 꿀벌이나 한국에 사는 꿀벌이나 세계 어디에서나 벌집의 모양은 하나같이 전부 정육각형이라는겁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요. 참 신기하죠?
그러나 꿀벌이 그런 신기한 일을 하고 꿀벌뿐만 아니라 종종 관찰되는 곤충들의 현명한 행동이 아주 사려깊은 행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연구를 해보면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고 합니다.
정작 당사자인 꿀벌 자신은 자신이 정확하게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인식을 못한다고 해요.
예전에 다윈이 지은 종의 기원을 읽었는데 거기에서 그 내용이 나옵니다.
다윈이 종의기원에서 그 문제를 한 7~8장에 걸쳐 비교적 자세히 설명합니다만,
종의기원을 읽어 보면 다윈이 설명한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아요.
그래도 제가 이해한대로 요점만 이야기 하면....
다윈이 말했듯이 육각형구조의 벌집은 꿀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저장할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기하학적 형태일뿐만 아니라 구조역학적으로 가장 튼튼한 구조이고 벌집의 건축재료(밀납)가 가장 적게들어가는 완벽한 형태라는 겁니다.
우선 평면을 빈틈없이 가득 메울수 있는 도형을 생각해보면 정사각형과 정삼각형 그리고 정육각형 밖에 없다고 합니다.
원이나 다른 다각형의 도형들은 평면상에서 빈틈이 생길수 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꿀벌은 위의 세도형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됩니다.
그러나 사각형은 구조역학적으로 육각형에 비해 불안정하고 삼각형형태는 재료가 많이 들어간다고 해요.
그리고 건축술의 효율을 생각한다면 여러형태의 도형들을 동원해서 빈틈을 메꾸는 것보다는 동일한 형태로 똑같이 건설하는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걸 알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정육각형 형태의 벌집은 다윈의 표현대로 수학적으로 완벽한 형태이고 꿀벌은 수학적으로 난해한 이 문제를 실제 행동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학에 무지했던 다윈은 당시 케임브리지 대학의 수학자 밀러 교수에게 자문을 받아 이같은 사실을 깨달았고
또한 다윈은 꿀벌집단의 행동을 관찰하고 여러차례 벌집을 격리시켜서 꿀벌의 행동에 대해 실험한 내용을 종의 기원에서 설명을 하고는, 수학을 전혀 모르는 꿀벌이 생존을 위한 단순한 본능으로 수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그런 정교한 벌집을 만들수 있게 되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꿀을 비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벌집을 만드는 꿀벌들은 그렇지 못한 꿀벌보다 생존경쟁의 낙오자가 된듯합니다.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더 육각형 형태와 비슷한 벌집을 만드는 꿀벌들이 살아남은 거죠.
물론 지금 꿀벌들은 기하학등의 수학을 전혀 알지못하는 상태에서 맹목적인 본능만으로 벌집을 만들지만 결과적으로는 수학적으로 완벽한 형태의 벌집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과정을 수천, 수만 세대동안 이런 피드백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에는 수학적으로 완벽한 형태의 벌집을 만드는 꿀벌들만 살아남게 된다고 합니다.
다윈이 말한 "자연선택"은 자연세계에서 일종의 "체" 역활을 하는 듯해요.
불량품은 제거하고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생존에 적합한 것들은 살려두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연선택은 모든 생명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심판자라고 할수 있는거죠.
그리고 생물들의 "유전적인 발명" 그러니까 날개나 눈같은 신체기관을 완성하거나 벌들이 벌집을 만드는 이런 유전적 습성을 발명하고 그리고 완성이 되고나면,
그게 주변조건이나 환경(천적등 다른 생물들과의 관계도 포함)에서 생존과 번식을 하는데 적합하다면 환경에 큰 변화가 없는한 그 개체집단은 수천만년, 수억년이고 간에 거의 변하지 않고 계속 그 형태로 유지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종의 기원에서 다윈은 자신의 주장한 자연선택이 번식이나 유전의 원리와 결합해서 동물의 신체기관의 기원뿐만 아니라 꿀벌들의 신기한 능력과 같은 동물들의 본능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설명을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동물들의 아름다운 행동을 보고 감동을 받지만 다윈은 동물들의 모성애나 아름답게 지저귀는 종달새의 그 이면에 있는 냉혹한 먹이사슬과 비정한 자연의 세계를 보았지요.
자연선택은 수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경이로울 정도로 효율적이면서도 비극적일 정도로 야만적인 과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의기원에는 동물들의 신비한 본능에 관한 이야기가 세가지 나와요.
꿀벌이야기 외에도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낳는 행동과 개미가 노예를 만드는 본능이 나오는데 읽어보면 재미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좀 지루하기도 하고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지만요.
그리고 저는 대학다닐때 목표가 과학의 고전을 독파 하는것이었어요.
그 목표가 뉴턴의 프린키피아하고 다윈의 종의기원... 이 두가지 책이었는데,
수학적인 내용으로 가득차있는 프린키피아는 문과출신인 저에게는 감당히 안돼서 읽다가 포기하였고,
그래도 종의 기원은 다 읽었습니다.
이것도 읽다가 말다가를 반복해서 거의 1년만에 완독하거 같아요.
내가 읽은건지 만건지 기억이 잘 안날정도로 그 당시에는 내용을 이해를 하지못하고 그냥 읽었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다 읽고 나면 제 자신이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고전이나 명저를 읽고나면 괜히 남들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나 할까..
남들앞에서 나는 이책을 다 읽었노라.. 이렇게 자랑도 하구요..ㅋㅋ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세요.
1. Neutronstar
'11.6.8 5:14 PM (125.143.xxx.139)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2. 박쥐
'11.6.8 6:34 PM (211.231.xxx.16)저도 진화론에 관한 교양과학서적을 몇권 읽어봤는데.. 읽다보면 참 겸허해집니다.
그중에 신기한게 박쥐인데요.
박쥐는 눈은 거의 퇴화가 되어 거의 앞을 못보고 대신에 청각이 아주 발달했다고 합니다.
주로 거의 밤에 활동하고 칠흑같은 깜깜한 어두운 동굴안에서 수천마리씩 집단으로 생활하는데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 깜깜한 동굴 안에서 수천마리의 박쥐들이 동시에 날라 다녀도 서로 부딪치거나 바위에 부딪치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순전히 이론적으로 박쥐는 날개를 퍼덕거리거나 소리를 내어서 그 소리가 튕겨져서 반사해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서 동굴속의 바위나 상대 박쥐의 위치를 파악한다고 해요.
그래서 서로 충돌할일은 생기지 않는거죠.
처음에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과학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수 없었다고 해요.
왜냐면 인간도 제대로 이해 하기 어려운 수학공식을 하찮은 박쥐들이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쉽게 납득하지 못했던거죠.
과학자들에 의하면 사실 실제 박쥐는 어려운 수학공식을 써서 반향위치를 암산해서 사물의 위치을 아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박쥐는 청력이 발달해서 인간이 들을수 없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까지 들을수 있다고 해요.
박쥐는 눈으로 이세상을 보는게 아니라 "귀"로 이세상을 보는 거죠.
박쥐의 관점에서 이세상을 본다면 완전히 세상이 달라보일겁니다.3. 박쥐
'11.6.8 6:49 PM (211.231.xxx.16)그런데 전에도 이거하고 비슷한 글이 올라왔던거 같은데 그때 댓글단 분이 어떤 비유로 이런 동물들의 신비한 능력을 말했던게 생각나요.
야구 수비수가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공을 굳이 미분방정식을 동원해서 계산하지 않더래도 정확한 착지점을 "감각적으로 계산"해서 그 공을 잡을수 있듯이 박쥐들은 감각적 본능으로 반향위치를 계산한다구요.
그러고 보면 인간이 사물을 보는 과정도 굉장히 복잡하다고 해요.
각 사물에 반사되는 빛의 파장을 계산해서 눈이라는 시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여서 뇌에서 그 정보를 해석하고 계산하는 과정이거든요.
그렇게 아주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색깔과 형태등 사물의 정보를 인식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복잡한 시각적 처리 과정을 몰라도 세상을 잘 볼수가 있습니다.
하물며 하찮은 파리의 눈과 뇌도 이러한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쳐서 사물을 인식합니다.
그렇지만 하찮은 파리가 시각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4. 박쥐
'11.6.8 7:20 PM (211.231.xxx.16)그리고 박쥐의 반향위치계산법은 선박이나 잠수함의 소나, 레이더와 같은 첨단 전자장치와
원리상 동일하다고 해요.
어쩌면 공학자들이나 군사전문가들은 박쥐의 이런 놀라운 능력에 힌트를 얻어 이런 군사무기를 개발할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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