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김광수 소장입니다.
6월 포럼의 서울 종로 공부방에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종로 공부방이 개설된지 얼마 되지 않는데도 매우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종로 공부방에서는 “20대가 처한 경제현실 – 청년실업 문제”를 주제로 20대 청년이신 꿈꾸는기계님이 발제를 해주셨는데 모든 분들이 끝까지 경청하시고 매우 진지하게 토론해주셨습니
다.
20대가 처한 경제현실 제1탄은 20대(대학생)가 부모로부터 독립이 가능한 지를 경제적 관점에서 비용-수입의 관점에서 토론을 했으며, 20대가 처한 경제현실 제2탄은 대학 등록금 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탄으로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공부방 토론을 보면서 평범한 일반시민들도 이미 충분히 웬만한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기 때문입니다.
20대 젊은 청년의 일자리 문제라는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는 매우 심각하며 그 실상 면에서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악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자리 문제는 비단 20대 젊은 청년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자력으로 노동이 가능한 때부터(보통 15세 이상) 죽을 때까지 모든 사람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직업) 문제는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의 존엄과 사회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것입니다.
일자리 문제는 일견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일자리를 원한다면 본인 스스로가 먼저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본 포럼의 공부방에 모여 일자리 문제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토론하는 이유는 단지 개인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정보나 조언을 주고받기 위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일자리 문제가 개인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대다수 국민들이 현실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일자리 문제는 경제시스템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개인 및 경제 전체의 생산과 소비와 분배 문제를 하나로 응축한 경제시스템의 문제인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절대로 일자리 문제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경제 전체 차원에서 일자리는 생산성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며, 또한 소비 활성화와 연결되어 있고, 임소득과 사회보장 등의 분배가 이루어지는 통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개인 차원에서도 동일합니다. 일자리를 통해 많건 적건 월급이나 소득을 얻고 그를 바탕으로 소비를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일자리 문제는 나라마다 경제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먼저 창의적인 고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강력한 해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무엇보다도 언제든지 손쉽게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제시스템의 유연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창의적인 고부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쉽게 나서서 창업하고 성공할 수 있는 유연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감스럽게도 한국경제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는 거의 유연성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벌대기업 중심의 독식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그렇게 흉내내려고 안달을 부리면서도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벤처기업에서 출발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70년대 이후 지금까지 벤처나 중소기업으로 창업하여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그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자리 문제는 교육 문제와 투입-산출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내용의 교육을 어느 정도의 양과 질로 그리고 어떤 식으로 투입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로서 일자리 창출이나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비용 저효율의 관계가 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저비용-고효율의 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경제 전체로 보면 막대한 교육비용을 투입하면서도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든지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 문제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경제가 매우 낭비적이며 비효율적인 고비용-저효율의 교육-일자리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교육과 일자리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지 않거나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일자리 문제는 복지(사회보장) 문제와 바로 이웃한 보완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가 시작되기 전과 일자리가 일시 중단되거나 끝나는 곳에서 복지 문제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일자리와 복지(사회보장) 문제가 올바로 결합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비로소 한 사람의 일생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것이 되는지 아닌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와 복지 문제가 제대로 연계되지 않은 나라일수록 그 나라 국민들의 삶은 힘들어지며 제대로 연계가 이루어진 나라일수록 그 나라 국민들의 삶은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또 일자리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될수록 복지문제가 줄어들게 되며 일자리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복지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일자리 문제를 단지 일자리 문제 그 자체만으로 보고 복지 문제를 복지 그 자체만으로 국한해 보는 것이 얼마나 잘못되고 어리석은 것인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결국 일자리 문제는 BK21이나 기업도시 또는 청년인턴제나 희망근로사업, 과학벨트니 첨단산업육성이니 하는 식의 정치적 슬로건이나 토건사업을 위장한 세금낭비 식으로는 절대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단 가장 일자리 친화적인 경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각 개인들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 연구소는 잘못된 경제시스템을 먼저 올바로 개혁하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수십 년 간에 걸쳐 누적되어 온 잘못된 한국경제 시스템을 하루 아침에 뜯어 고치기는 어렵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40만개 일자리 창출이니 뭐니 하는 식의 사기적 선거공약을 내세운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절대 아닌 것입니다. 전문의사가 장기치료를 요하는 환자를 지속적으로 치료해가듯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전문가나 전문가집단이 시간을 두고 긴 호흡 속에서 경제시스템 전체를 유기적으로 재설계하고 개혁해가야만 합니다.
한국은 경제시스템의 한시라도 빨리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때입니다. 잘못되고 왜곡된 경제시스템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받는 것은 자식세대들입니다. 자식세대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20-40대 중심의 자식세대로 정치판 물갈이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많은 국민들께서 본 포럼의 공부방 참여를 통해 잘못된 경제시스템에 대해 같이 토론하시고 해결방안 등에 대해 공감대를 넓히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좋은 나라로 스스로 바꾸어 가시기 바랍니다.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국민 여러분들의 삶을 결코 행복하게 해주지 않습니다. 만일 그들이 그럴 생각이나 능력이 있었다면 벌써 옛날에 그렇게 했을 것이며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할 생각도 능력도 없다는 것은 국민 여러분 스스로가 잘 아시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희 연구소는 항상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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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와 경제시스템 개혁
.. 조회수 : 89
작성일 : 2011-06-03 13:54:54
IP : 112.160.xxx.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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