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생각이 나네요.
나름 동네유지인 집이 있었습니다.
아들만 주루룩 몇이나 있었는데, 그 집 어머니께서 학교 치맛바람 대명사처럼 유명하셨어요.
그렇게 치맛바람 휘날려도 아이들이 잘 안 되는 집들도 많고도 많지만...
그 집안 아들들은 천재 소리 들으며...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예체능까지 죄다 섭렵하고...
게다가 독보적 리더쉽까지들 지니고 해서 아들들 모두 줄전교회장들 하고, 초등 뿐 아니라 고등까지 승승장구 이름들을 휘날리고 있었지요.
인물들도 귀티나면서 괜찮았고, 무엇보다 장신들이어서 눈에 확확 띄곤 했어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엔 가끔씩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어머니께서 비가 오는 날엔 우비에 우산에 장화, 가방커버까지 들고 교문에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교문에서 그 커다란 오빠들이 우비를 받아 입고 있는 모습은 저에겐 평생 잊혀지지 않을 장면 중 한 장면입니다.
칠십년대에 우비 그리 흔하지 않았거든요.
그 어머니께서 치맛바람을 휘날리셔도 아무도 대놓고 욕을 못 했던 건...
하나도 아닌 여럿이나 되는 그 아들들에게 너무나 지극정성이었고...
말씀드렸다시피 아들들이 독보적으로 훌륭하게 잘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믿기 힘든 얘기를 듣게 됩니다.
그 어머니께서 야반도주를 하셨단 겁니다. 그 어머니 혼자요.
그 무렵 유행(?)했던 춤바람이 나셨다고 했어요.
갑자기 딴소리같지만, 왜 그 시절엔 그리 춤바람들이 많이 났던 걸까요?
작정한 꾼들에게들 넘어간 탓일까요?
아니면, 그 시절에 어떤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아주 지적인 냄새 폴폴 풍기던 교육자이셨던 제 친구 어머니도 춤바람 났단 소리가 돌았고, 그 소문이 나자마자 그 집안은 온 식구가 야반도주하듯 동네를 떠났던 일도 생각나네요.
다시 위 얘기로 돌아가서...
제가 이제 그 아주머니 비슷한 나이가 되고 보니...
왜 그 때 그 아주머니께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하셨는지 너무도 안타까운 생각이 드네요.
이후, 간간히 들려 오는 소식으로는 그 예전 다 누리고 사시던 삶과는 판이하게 다른 초라한 삶을 살고 계시더라고요.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 아주머니께서 아들들을 찾아 오셨단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상처가 컸던 탓인지 아들들이 모조리 그 어머니를 외면했다고 하더군요.
필시 그 아주머니는 통탄의 눈물을 흘리셨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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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이야기
예전엔... 조회수 : 559
작성일 : 2011-05-31 12:31:06
IP : 111.118.xxx.8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에혀
'11.5.31 12:44 PM (121.124.xxx.74)가슴아픈 이야기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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