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심심해서 시아버지 얘기만 쓴 게 아쉬워서(?) 조용한 밤
시어머니 얘기도 풀어봅니다. 남편은 옆에서 코 드렁드렁
예민하고 소심하시기도 정도 많으신 막내아들 아버지를
토닥거리며 사신 우리 어머니
엄마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여고에 가지 못하고 중학교 마치고
일을 시작하셨대요, 7살 연상 아버지를 만나 아이키우시고
시어머니 모시고 간간히 부업으로 밭일 하시며 사셨지요
타고 나시길 포용력이 넓으십니다, 남의 실수 험담 거의
안 하시고, 늘 온화하게 웃으시는 표정....
제가 며느리로서 젤 편한 건 사람의 감정을 낚는 표현을 안 하신다는 점이에요, 뭘 떠보거나 시험하려고 안 하시지요
그러다보니 어머니 말씀의 숨겨진 의미를 재해석하며 괴로울 일이 없어요, 저와 잘 맞음 ㅋㅋㅋ
큰아들인 남편에 대한 사랑을 저에게 투사하지 않으십니다
남편 뭐 챙겨주라마라 일체 언급 안 하심
제가 안부전화하면 잘 받아주시고, 건강챙겨라 잘 지내라이외의 요구성 발언 없으십니다
호기심은 많으셔서 세상돌아가는 얘기, 저희가 해드리는 얘기 재밌어하시지요.....명민하시되 입은 무거우시고요
작년 휴가에 놀러와 산에 갈때 새벽에 일어나 김밥 싸주셔서
맛있게 먹고요
절 딸처럼도 며느처럼도 대하지 않으시는 게 전 참 편합니다
명절엔 아들 시누 며느리 함께 전부치기
물론 자주 못가뵈니 제가 더 열심히 하지만요
이런 어머니를 남편이 가장 많이 닮았어요
아버지말씀으론 어릴 때 어린 동생들이 자기 무릎엔 안 앉아도
큰 형 무릎엔 쪼르르 앉았다고.....두 살아래 시동생은 어릴 때
장난으로라도 형한테 맞은 적이 없다네요 헉
살아보니 남의 말을 잘 듣고 인내하는 남편 성정은 확실히 어머니 모습이더군요
낼 떠날 때 집된장, 고추장, 열무김치 싸주신다니 신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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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인격 (시아버지와 토론 쓴 사람이에요)
나는며느리다 조회수 : 2,021
작성일 : 2011-05-22 00:02:41
IP : 112.164.xxx.10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나는며느리다
'11.5.22 12:05 AM (112.164.xxx.104)스마트폰이라 글이 엉망이네요^^
저도 나이들어가니 시어머니에게 더 감사해지네요
더 잘 해드려야는데......2. ㅇ
'11.5.22 12:11 AM (211.234.xxx.64)좋은분이시네요
저희 시어머니 자랑하나하자면 절대 요놈들 어떻게하나 떠보거나 두고봐야지..등등 원글님이 적으신 낚시성언행을 안하신다는것~~~
하지만 한가지 불만인것은 ㅋ 너무 이타적이셔서 손해만 많이보신다는거 ㅋ3. 풋..
'11.5.22 12:17 AM (211.207.xxx.166)글에서 좋은 나무와 풀향기가 폴폴 ^^
4. 폴리
'11.5.22 12:39 AM (121.146.xxx.247)전생에 복을 많이 지으셨나봐요.
부럽습니다. ^ ^5. -
'11.5.22 1:11 AM (118.103.xxx.11)원글님 시부모님도 좋으신분인것 같지만..
원글님도 그에 못지 않게 좋은 분 같으세요.
이 밤에 글 읽고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더 많이 행복하시길..:D6. plumtea
'11.5.22 1:39 AM (122.32.xxx.11)지복이다~ 이 말 하나로 종결날 듯...부럽삼^^
7. 꼬마 다람쥐
'11.5.22 2:11 AM (121.127.xxx.179)그 시부모님에 그 며느리군요.
글에서 훈훈한 사랑과 고매한 인격이 묻어납니다. ㅎㅎ8. 무명씨
'11.5.22 4:08 AM (50.64.xxx.157)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게 아니라 지구를 우주를 구하셨나봅니다. 부럽.
9. 앙
'11.5.22 9:31 AM (118.37.xxx.36)마구마구 부럽삼
울 딸도 원글님 같은 고부관계되면 좋겠어요 ㅆ10. 시어머님
'11.5.22 10:44 PM (118.223.xxx.185)좋은 인격을 알아보는 님의 이쁜마음이 좋아보여요.
11. 진리
'11.5.23 12:04 PM (175.193.xxx.129)제가 반평생 살며 믿는 진리
절대로 일방적인건 없다, 원글님이 그만큼 하셨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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