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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녀산모의 추억

일빠 조회수 : 1,333
작성일 : 2011-05-19 19:34:26
임산부 시절을 겪었던 분들 이라면 다들 한토막 일화들은 있으시리라.

저도 하나 있습죠.
저는 그 시절 몸무게가 상당히 나갔더랬죠
어느정도였냐면 거리를 지나가는데 쇼윈도에 하얀곰이 있길래
도시에 왠 곰이 있나 혼자소릴 하며 다시 보니
그 곰이 하얀밍크를 입은 저더라구요
저 그시절 콜카콜라 못마셨어요
그 광고 곰 같았기에.

아이 낳기 직전 체중계를 보니 85kg
저는 태연히 "하하 여기 체중계 고장 났어요"
뭔놈의 사명감인지 큰 소리로 체중계 고장을 외쳤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아뇨~ 멀쩡해요!!!!!!!!!!!


제 사명감 덕분에 그 층에 있던 손님들은 전부~~ 제 몸무게를 확인하러 왔다는...
그 중 한 손님은 "새댁~ 새댁 몸무게 그리 보여요!"
라고 확인사살 해 주시더군요

"아 그런가요? 하하 ..신랑이 아직 통 !통 ! 하다기에 사랑의 아부를 그저 믿고 말았네요"

나름대로 세련되게 날린다고 날린 제 멘트는 더욱 저를 초라해지게 만들고 말았지요
아이를 순산 후에 친정집서 몸조리를 하는데
때마침 부모님이 댁에 안 계셨기에
오신다는 손님을 제가 차 대접 하게 되었답니다.
한분이야 낯이 익지만 한분은 신입 같았는데 처음 뵈었지요.

거실에 나, 지점장님 ,신입사원

신입남자직원-"배넷저고리가 있네요"(개어진 빨래 보며)

일빠-"네 제가 아이를 낳고 몸조리 중이라 친정에 있어요 아이는 방에서 자구요"

사원- " 뭐 낳으셨어요?"

일빠-"아들이요"

(위 대화내용은 꽤 큰소리로 말했던 터라 지점장님도 들었습니다 분명)


이런저런 대화가 오간 후 현관에서 뒤 돌아 보며
점장님이 제게 던진 말....



























점장님-" 근데 예정일이 언제~~예요?"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이며 아주 큰 소리로)




일빠와 신입사원의 얼굴 흙빛.
신입 사원 얼굴 자세히 보니 어금니 꽉 깨물고 있슴.

조용히 점장님 손을 잡으며...

일ㅃㅏ-"점장님 낳았다구요!! 애 나왔다구요! 쿨쿨 자고 있다구요 애 뱃속에 없다구요!
             애 들은 거 같지만 이미 낳아서 이건 제 살이라구요"

어색한 웃음으로 마무리 하며 다시 들어와 아이 얼굴 보시고 가셨으나
제 가슴속 싶이 새겨진 주홍글씨는 점장님 우짤껴?!!!!
나 은행 바꿀껴! 아빠 한테 이를껴!
꽃바구니 도로 갖고 가시라고!!!!!!!!!!!!!



지날날의 아픈 추억들이 폴폴...생각나는 초여름 입니다
IP : 61.85.xxx.1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1.5.19 7:38 PM (210.121.xxx.149)

    지금 몸무게는요?
    저는 지금 만삭때 몸무게 입니다.. 5키로만 더 찌면 세자리예요.. ㅠ.ㅠ

  • 2. 일빠
    '11.5.19 7:40 PM (61.85.xxx.12)

    그후 어찌 어찌 폭풍 다이어트로 52까지 갔었지만,..
    도루 묵 이더라구요
    지금도 한 덩치 해요 흑흑흑

  • 3. .
    '11.5.19 7:44 PM (180.231.xxx.4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빠님 재밌어요
    한 덩치 하는 내가 웃을 일은 아니지만ㅠㅠㅠㅠㅠㅠ

  • 4. ㅋㅋ
    '11.5.19 8:08 PM (58.148.xxx.12)

    저도 아이낳고 두달후 삼겹살 먹으러갔다가 예정일이 언제냔 소리 들었지요..ㅜ.ㅜ

  • 5. ㅋㅋㅋ
    '11.5.19 8:09 PM (121.134.xxx.209)

    오늘 중 제일 크게 웃었어요
    늦은 저녁 먹으려고 삼계탕 기다리며 노트북 보다가
    마음 다집니다
    적당히 묵자

  • 6. ㅋㅋㅋㅋ
    '11.5.19 8:19 PM (58.227.xxx.121)

    저 지금 6개월차 임산부인데요..
    요즘 막 식욕이 땡기기 시작하고 있는데
    이글보니 바싹 주의해야겠다 싶네요. 원래 좀 통통했고 살도 잘찌는 체질이라..ㅋㅋㅋㅋ
    근데 이미 저녁먹고 간식까지 잔뜩 먹었는데... ㅠㅠ

  • 7. 햇볕쬐자.
    '11.5.20 1:22 AM (121.155.xxx.93)

    저도 친정엄마오셔서 산바라지 해 주시고 계셨는데...시어머님과 시이모님이 애기 보러 오셔서는 아기 낳은 것 같지가 않다고...ㅎㅎ

  • 8. 참,,,
    '11.5.20 10:44 AM (183.99.xxx.254)

    성격 좋으시네요^^
    저라면 한동안 상처가 됐을거예요.

    그래도 건강 생각하셔서 조금은 다이어트에 신경 쓰시길요...

  • 9. ㅎㅎㅎ
    '11.5.20 11:53 AM (211.176.xxx.112)

    친정에 산후조리하는데 제 남동생이 쌍동이 마저 꺼내야지 왜 그애는 계속 뱃속에 있냐고 놀렸지요.ㅎㅎㅎ

  • 10.
    '11.5.20 3:06 PM (121.136.xxx.222)

    본문과는 상관없이 재력이 어느 정도면 지점장이 인사드리러 오는 걸까 궁금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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