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것이 미용실이다!!!

.. 조회수 : 1,049
작성일 : 2011-05-12 13:44:25
저 성북구 종암동 삽니다.  3년 정도 됐어요.  미용실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최근에 긴 머리에서 머리 스타일을 좀 바꾸기로 하고 수소문 끝에 미아에 있는 유명 미용실에 가서 2만원 주고 잘랐습니다.

"~런 머리를 원하는데요." 하자 원장분 갸웃,  "그게 그러니까 ~게 잘라서 ~게 되는 거요." 또 갸웃.  이러길 여러번. 저보고 책보고 고르라고 책을 줍니다.  그 책에 있는 사진들은 좀 부자연스럽거나 원하는 스타일과 다르기 마련이라 가장 가까운 사진을 골라 거기에 설명을 더하는데 계속 갸웃하거나, 은근히 협박합니다. "그러면 머리 웃기거든요?" 이런 식으로 .............누가 웃기게 해달라나?  내 나이 39살 지난 20여년 동안 자주 했던 머리 스타일이고 또 굉장히 평범한 스타일입니다.  이렇게 설명하기 힘들줄이야...

드디어 자르고 집에와서 보니 순전히 자기식으로 잘라놨어요.  3주를 견디며 이렇게도 빗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그 머리에 만족하고자 노력하다, "여기서 한 10%만 바꿔도 될것같다. 잘 설명해야지"하고 다시 갔습니다. 물론 공짜 그런 생각은 아예 안합니다. 저는 남의 수고로움을 쉽게 취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이번에 가서도 맘에 안들면 그냥 포기해야지 했습니다.

여전합니다.  어찌나 갸웃거리고, 협박하고, 타박하고..... 저는 그래도 그분 탓 안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안될 수 있는거다 생각했구요.  드디어 그 여자 원장 알아들었다 하더니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완전 완전 완전 못알아 들었어요ㅠㅠ-  근데, 문제는 머리를 자르면서 늘 하는대로 계속 제 탓을 합니다. "이렇게 쉬운 머리를 뭐 그렇게 복잡하게 설명하시고..." "별것도 아닌걸 길게 설명하시니 제가 알아듣기 힘들죠." 등등 계속 계속,,,,  제가 입을 열었습니다 "선생님, 처음부터 갸웃거리셔서 설명 길어진거고, 서로 커뮤니케이션 안되는 건데 니탓이다 계속 그러시면 저 기분 나쁩니다."  그제서야 계속 제탓을 하던 그분 아차 싶었나 봅니다.  그게 아니고... 변명들.... 그러면서도 제탓.... 사람 습관이란게...   다 자르고 어떠냐 묻지도 않고, 2만원 잘 받더라구요. 당연히 내려 했지만. 그리고 안녕.

집에와서 일주일 정도 지났네요.  머리는 정말 맘에 안들었구... 종암동 여기 미용실들이...  그러다 평소 지나다니던 골목에 허름한 미용실을 들어갔는데 생각외로 꽤 북적이더라구요.  남자 선생님이 저를 맞습니다. 제가 한문장으로 설명하자 끄덕 합니다. 부연설명하자 끄덕합니다. 놀라서 물었습니다. "제가 하는 말 알아들으시는 거죠?" 눈물 났습니다.    뭐 그리 어마 어마 어마한 실력도 아니시고 식은땀 뻘뻘 흘리는 정성도 아니었지만, 자르는 내내 마음 편했고요. 다 자르고 나서 집에 가서 맘에 안들면 다시 오라고. 그리곤 7천원 받으시더라구요.  만 2천원이 아닌.... 7천원.  미안할 정도.

근데 그날 밤 저는 그 미용사분이 제 말을 다 알아는 들으셨지만 원한 거 보다 약하게 자르신 거 알고 제가 직접 잘라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늘 다시 가서 -정말 망설인거예요-  설명하고 내가 이렇게 잘라보았다 설명했더니 또 끄덕 하시면서 잘라주십니다. 전체적으로 손보시고는 또 마음에 안들면 또 오라고... 제가 돈 내밀자 기어코 안받겠다고 하시다가 3천원 받으셨습니다.

제가 지금 여러 이유로 매직 안하고 뻐티고 있는 39살 곱슬머리 여인입니다. 그런거 감안하고 그냥 무조건 지금 머리에 만족합니다.  머리가 잘 잘리면 얼마나 잘 잘리고 못잘리면 얼마나 못잘리겠습니까만은,  이런 장인 정신과 친절함-살살거리는 친절함이 아닙니다-을 가진 미용실은 처음 봤습니다. 자랑할만하지요?
IP : 58.151.xxx.4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싸~~
    '11.5.12 1:51 PM (121.129.xxx.153)

    저 종암동 살아요(숭례초등근처)
    어디 미용실인지 알려주세요
    동네 엄마들에게 소문좀 내줘야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8611 장난을 잘 치는데 순수하다는 말이요 3 선생님~~ 2011/03/22 262
628610 약사님 좀 봐주세요...비타민 c 파우도 복용.. 4 약사님 2011/03/22 507
628609 손톱이 빠지는 꿈을 꿨는데요 2 2011/03/22 248
628608 저도 결혼준비할때 쓸데없는거 많이 산거 같아요 13 근데 2011/03/22 2,099
628607 현량켄챠님.. 1 궁금.. 2011/03/22 477
628606 책추천 원하는 글 쓴뒤 글내리는 분들 그러지 맙시다 멋진인생 2011/03/22 296
628605 덴비 파스타볼 쓰임새 괜찮은가요? 4 .. 2011/03/22 920
628604 나가수 출연 가수들도 후폭풍은 알았을 것 같네요 가수 2011/03/22 333
628603 나가수 미션곡 스포 또 유출! 11 잘한다 2011/03/22 2,474
628602 블랙박스, 혼자 달 수 있나요? 3 번데기주름 2011/03/22 280
628601 덴비 구매하시나요 ?? ^ ^ 10 지금 판매중.. 2011/03/22 1,445
628600 대학 시간강사제도 폐지되면... 7 궁금... 2011/03/22 1,361
628599 강아지한마리를 데려오는 꿈을 꾸었는데.. 태몽일까요?? 5 10주맘&g.. 2011/03/22 1,593
628598 지오다노 빨간체크 남방인데 삼십대가 입기 어떨까요? 4 남방 좀 봐.. 2011/03/22 394
628597 대학생 동아리 3명 국보법 위반 체포(종합) 4 세우실 2011/03/22 354
628596 내일은 실험왕과 앗시리즈중 어떤것이 나을까요 그리고 영자신문 3 과학 2011/03/22 219
628595 손발이 차신분들께 tip 3 작심이틀째 2011/03/22 1,649
628594 부부상담소 추천해주세요 ㅠ.ㅠ 1 부부위기 2011/03/22 400
628593 나가수 실망스러워요.. 5 이런생각 2011/03/22 676
628592 나는 가수다에서 젤 황당, 웃겼던 장면 2 낚인 기분 2011/03/22 1,193
628591 너무 약오르고 속상하고..괴로와서요 10 엉엉 2011/03/22 1,464
628590 나도 가수다 김제동의 경우... 14 너만가수냐 2011/03/22 2,345
628589 에다노관방장관이 109시간이나 잠을 안자고 일을 한답니다.. 21 음.. 2011/03/22 1,569
628588 전 아이 우는게 왜 이리 싫을까요................ 17 걱정 2011/03/22 2,303
628587 이상한 일일세... 넌 뭐냐? 2011/03/22 195
628586 4월초에 제주도 괜찮을까요? 5 둥둥 2011/03/22 457
628585 여기 82쿡 주소앞에! 초록냄비 보이시나요? 11 냄비 2011/03/22 754
628584 목동 뒷단지 중1 아이 영어학원 어디들 보내시나요? 1 .. 2011/03/22 395
628583 나팔관 유착으로 불임인 경우 대책은... 9 심난한 아침.. 2011/03/22 1,038
628582 샤넬백 유럽에서 300만원이하로는 어떤게있나요?,,, 3 .. 2011/03/22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