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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안되다 쬐끔(진짜 쬐끔임) 되어본 경험자글
아래 글 보다보니 생각이 나서 적어요.저
최상위권이나 상위1%, 그런 사람 아니었으니 그런거 바라시는 분들은 패쑤.
저는 원래 수학을 싫어하고 책만 죽어라 읽는 아이였어요.
중학교때, 수학을 특별히 못하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그냥 귀찮고 좀 이해가 안가고 그러더라구요.
그냥저냥 공부는 따라가다 고1이 되니 판가름이 나더군요.
진짜 당췌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거예요.
더구나 우리 수학쌤, 처음으로 부임하신 분이셨는데, 설명을 진짜 엄~~~청나게 못하셨어요.(죄송하지만 사실임)
1학기때 70, 60...점점 떨어지더니 진짜 30점대던가? 50점대던가 하여튼 최하위권까지 받아봤어요. (다른 성적은 상위권이었음)
그래도 수학은 해야겠기에 정석을 사다가 막 풀어보기도 하고, 학원도 다녀보고...뭐 그래도 그자리.
그러다 2학년이 되었는데 그 당시는 영어부장, 수학부장 그런게 있었거든요. 그걸 뽑고 있었어요.
제가 키가 커서 뒷자리쯤에 앉아서 반쯤 졸며 놀고 있는데, 애들이 막 제 이름을 부르더라구요.
보니까 담임이 수학부장 추천하라니까, 애들이 제 이름을..ㅠ.ㅠ..아니, 내 이름을 왜 부르냐고요. ㅠㅠ
수학시간이면 반은 졸았는데, 그걸 보면서 애들이 반 장난+놀림+공부는 못하지 않으니 불렀어요.
그때부터 처절한 제 수학 정복기가 펼쳐집니다...(정복은 무슨 개뿔)
당시 수학선생님이 엄청 무섭다고 소문난(=맞으면 엄청 아프다고.) 선생님이셨는데, 수학시간마다 수학부장을 불러 제일 어려운 문제를 시키더라구요. ㅠㅠ
옆반에서 미리 수학시간에 선생님이 시킨 문제를 막 알아다가 외워서 풀고 해도 그게 내맘처럼 안되더라구요.
그러다 한번 엄청 챙피를 당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별일도 아닌데 선생님이 너같은애가 무슨 수학부장이냐며, 내가 답답해서 안되겠다고 어쩌고 저쩌고..
17, 여고생의 가심에 분노의 불을 놓으신 거지요 뭐.
그때부터 진짜 수학을 죽기살기로 풀었어요. ㅎㅎ
방법은...전, 제 방법이 맞는 거 같아요. (저같은 유형의 사람에게는..)
문제집을 하나 정해서 그걸 반복해서 풀었어요.
기본 원리가 이해가 안가면 아무리 해도 문제를 풀 수가 없더라구요.
그 전의 정석은 풀고서 이해가 안가면 해설 흝어보고 넘어가고, 나중에 보면 또 모르기도 하고 그랬는데,
진짜 완전히 이해가 가도록 풀었어요.
일단 풀면서 문제를 구분했어요.
완전히 아는 것은 넘어가고, 풀긴 했는데 이해가 안가는 것은 세모, 답이 틀린것은 별표
다 풀고 나면 세모랑 답이 틀린 것은 다시 풀고 또 틀리면 별표 또 하나, 이런식으로요.
이렇게 무한반복으로 문제집 하나를 기본으로 붙잡고 풀고 또 푸니까 조금씩 이해가 가더라구요.
물론 중간중간에 선생님이 내주신 프린트나 다른 문제도 같이 풀긴 했는데, 그 책 하나가 제 이해의 핵심이었어요.
(그 당시 보충수업 교재였어요)
그 전에 정석이니 뭐니 아무리 풀어도 성적이 안올랐던 이유는 문제를 완전히 이해하고 넘어가지 못했던거지요
문제수가 너무 많고 설명이 길고 하니, 참 지루하고 그걸 무한반복할 수가 없더라구요. 제 급한 성격에는요.
하여튼 이후 모의고사(네..ㅠ.ㅠ..저 학력고사 세대라서요)에서 70점대, 80점대...로 올랐습니다.
수학선생님이 문과인 저보고 이과로 전과하라고 종용하시기까지 하셨어요. ㅎ
하지만 책이 더 좋았던 저는 문과로 남아, 열심히 학력고사 공부하다가, 학력고사에서 수학은 망쳤으나 다행히
다른 과목이 나쁘진 않아 혜화동에 있는 학교의, 그 당시 그래도 좋다는 과에 들어가 졸업하고...
우리 아들들 키우고 있습니다. -_-;;;
하여튼 제게는 그래도 뭐랄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도 외계어 같이 들리던 수학이 좋아하던 과목이 되었고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상위권 점수대로 올라갈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언어만 반복이 아니라 수학도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기본원리는 반복하고 반복해서 이해하는 것이 기본인것 같아요.(딱 보면 아는 천재가 아닌한...)
그 당시 제가 너무 열심히 풀고 또 풀어 너덜너덜했던 그 책..(제목은 안쓸랍니다. 고등 동창들이 알아볼까봐..ㅎ 더구나 수업시간에 열심히 졸았다는 얘기까지 썼으니...제가 전교에서 유명한 잠순이였거든요)
그 책이 지금도 정말 생각납니다.
1. ..
'11.5.12 11:06 AM (203.249.xxx.25)대단하시네요^^
2. 수천이
'11.5.12 11:41 AM (121.176.xxx.157)타칭 수학천재라는 어떤 처녀가 해준 말인데,
교과서만 갖고도 수학 고득점 가능하다 했어요.
그 기본원리를 알기 전까진 절대로 문제집도 풀지 마라고 했어요.
기본원리를 완전히 이해하면 어떤 문제를 꼬아놓아도 풀 수 있댔어요.^^3. 요즘
'11.5.12 11:52 AM (180.66.xxx.60)4점짜리도 있는데 교과서만으로도 되나요?
그 정도 수준이려면 하나를 보고 열을 읽는..정말 수학천재여야 하지않을지,,,4. ^^
'11.5.12 11:59 AM (122.37.xxx.100)읽다 보니 동문이네요. 반가워요^^
학창시절 수학땜에 진저리를 치던 기억이.....
지금은 완전하게 수학에서 해방되어있지만,,,
자라는 아이가 있어 님 글이 도움이 되네요...
아이에게 다시금 개념을 강조해야겠군요^^5. 반가워요
'11.5.12 12:25 PM (220.71.xxx.35)원글님 저랑 완전 비슷하시네요. 저도 수학머리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왜냐면 책읽기를 좋아하는 제가 정신과의사가 되겠답시고 이과로 진학했거든요. 학력고사까진 우리같은 우뇌발달자들은 반복공부로 어떻게든 되요...단순히 말하면 암기와 숙달? 저도 타과목은 상위권이라 첫해엔 서울대, 2년후엔 과를 바꿔 연대를 진학했는데 대학수학의 슬픔은 또다른 절망의 차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자료를 모아본바로는 10살전후에서 분석을 많이해야하는 과학,경제,사회쪽 독서를 꾸준히 시작하라더군요. 저랑 머리패턴 비슷한 딸래미 열살되기만 기다려봅니다
6. 저도
'11.5.12 1:05 PM (14.33.xxx.180)저 밑에 저의 딸아이 수학 고득점 써 놓은 엄마입니다.
정말 수학은 같은 문제집 반복이 힘인 것 같아요. 어떤 교재던 반복하면 그 문제집에 나오지 않은 문제까지 풀어내더라구요.
틀리거나 헷갈리는 문제의 반복이 평범한 아이의 수학공부법 중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네요7. 동감
'11.5.12 1:47 PM (119.192.xxx.175)제 경우는 물리였네요
도저히 안되겠어서 물리선생님 찾아갔어요
이과인데 물리에서 과탐2성적을 다 깎아먹으니 어떻게 해야 하냐구요
정말 얇은 물리 문제집 하나 던져주시면서 다 풀어오라고 하시더군요
여러 번 반복해서 계속 풀었어요
모르는 문제는 과정이랑 답을 통째로 외웠구요
첨엔 이게 무슨 짓인가 했는데
계속 반복하니 나중엔 트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