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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출산을 앞두고 이래저래 생각이 많습니다.
1. ...
'11.5.3 12:47 PM (175.196.xxx.99)젊은 엄마들한테 물어봐도 같은 대답 나와요.
자식이 이쁘다, 물고빤다 등등... 그럼 키우기는 어떠느냐... 죽겠다, 잠도 못잔다, 도 닦는다...
아기 키운다는게 사람한테 저 다양한 감정을 다 느끼게 해주더라고요.
얼마간 죽겠다 환장하겠다 하다가도 웃으면서 옹알옹알하면 또 기특하고...
이빨 난다고 밤잠 안자고 앵앵거리는 통에 같이 못자서 사람꼴 아니지만, 또 뾰록 솟은 이빨 그게 뭐라고 기특하고...
그래서 그렇게 말들이 늘 바뀌는 것 같아요.2. ㅎ
'11.5.3 12:48 PM (211.196.xxx.80)이런 류의 생각이 많은 것은 원글님이 성숙하신 분이라 그런 거예요.
우울증은 아니예요.
책임감도 많은 편이시죠?
걱정마세요.
엄마 노릇, 육아 다 잘 하실 거예요.
그리고 지금보다 100배쯤 행복하고 가끔은 엄마이기 때문에 겪는 마음의 고통도 느끼실 거예요.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 시간이 전부 축복이었더군요.3. 엄마들
'11.5.3 12:51 PM (121.130.xxx.228)마다 다 달라요
어떤 엄마는 정말 모성애가 흘러넘쳐 정말 심하게 과잉보호 하면서 애들 키우는 엄마도 있구요
모든걸 다 간섭하고 다 봐주는 엄마가 있는가하면 완전 무신경하고 무덤덤한 죽을때까지
자식과 대면대면한 엄마도 있더라구요
자식에게 한정없는 사랑을 베푸는 엄마도 있지만 반드시 이땅의 모든 엄마가 다 그렇진 않더군요
그냥 아이를 방치하거나 낳아놓고 힘들다고 도망가는 엄마도 있는걸요
자식 낳는다고 다 엄마 아니에요
어떻게 키워가는가에 달린 문제죠4. ...
'11.5.3 12:57 PM (211.104.xxx.21)글을 읽어보니 좋은 엄마가 되실 것 같아요 ^^
뱃속의 아이도 엄마 닮아 책임감 있고 매사에 할 일 확실히 하는
아이가 될 것 같네요 어째 ㅋㅋ 머리만 아빠 닮구요.
너무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마시고 안 예쁘면 안 예쁜 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인정할 것 인정하면서 키워나가시면 되지 않을까요?
사람이 모두 같지 않고 모든 아기가 같지 않으니
누구도 알 수 없는 아기와 부모 만의 드라마일 것 같아요.
막장 드라마에서 휴먼 스토리를 넘나드는 여정 ㅎㅎ
글만 봐서는 원글님 왠지 좋은 분 일 것 같고 좋은 엄마 되실 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5. 그냥
'11.5.3 12:58 PM (183.98.xxx.244)자식이 생겨 내 인생에 어떤 점이 플러스 되고, 어떤 점이 마이너스 되는지 따지는 건 의미없다고 봐요.
저도 애들 둘을 키우지만 잘 모르겠어요. 그냥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이 놈들이 더 커서 어떤 사람이 될지, 나와의 관계는 어찌될지, 당장 들어가는 돈은 어떻게 될지 등등은 계획안 잡듯 딱딱 답이 안 나오지만요.
먹고 자고 싸는 모든 걸 오롯이 저 하나에게 의지한 생명이 있다는 게 단순한 의무감, 책임감을 넘어선 뭔가를 느끼게 해요.6. ....
'11.5.3 12:59 PM (221.139.xxx.248)맞아요..
저도 살면서 느끼지만..
자기 스스로를 너무 옭아 맬 필요는 없다 싶어요...
그럴수록 자기만 더 고통이구요...
적당히 자기한테도 여유를 주세요...
실수를 해도 ..스스로 그래 그럴수 있지 하는...
그런 마음도요..
저도.. 저 스스로를 특히나 저는 감정적으로..좀 들들 볶는 스타일인데..
어느 순간...
이게 뭔가 싶어서..
저를 잠깐... 내려 놔 봤는데...
훨씬 편하더라구요...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것도 좋지만..
적당히 자기 자신에게도 여유로움으로.. 주는것도..중요한것 같아요..7. 그냥
'11.5.3 1:02 PM (183.98.xxx.244)세상이 바뀐다는게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릴 적엔 공부하면 성적 잘 나오고, 다이어트하면 살 빠지고, 일 열심히 하면 돈 나오고, 예쁘게 치장하면 남자가 꼬이고(?) 하는 일종의 공식... 안정감?이 있었는데
아이 생기니 워낙 변수가 무궁무진해서 한번쯤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게 있긴 해요.8. .....
'11.5.3 1:18 PM (175.114.xxx.13)원글님 저랑 넘 똑같으세요!
저는 지금 출산 47일되었는데요.
임신중에 원글님과 똑같은 생각 했고요,
음.. 사실 출산하고 나서 상황은 그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친정엄마 반응도 100% 똑같네요 ㅎㅎ
전 조리원에 있다가 지금 친정집에서 한달 조금 넘게 버티고 있어요 ;
남편 퇴근이 너무 늦고 바빠서 (평균 밤 12시 퇴근, 토욜도 출근, 일욜은 집에서 일 ㅠㅜ)
몸조리, 육아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친정집으로 들어왔는데
엄마는 이제 그만 집으로 가라는 눈치인데...
전 엄마한테 좀만 더 엉겨있으려는 생각이에요.
저도 사회생활 하던 여자고,
남편이 워낙 바쁘다보니
아이와 육아가 온전히 제 책임이 된 이 상황이 솔직히 견디기 힘듭니다.
하지만 아이가 방긋 웃어주면 그저 이쁘고 행복한 맘이 드는것도 사실이에요.
아직까지 아기 목욕도 한번도 안시켜본 왕초보엄마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의 탄생이 제 인생에서 결코 후회할 일이 아니며 축복스런 일이라는 겁니다.
힘들지만 행복하다... 이거 다 맞는말이에요 ㅎㅎ
힘들긴 무지 힘듭니다. 내 생활이 송두리채 바꼈다는 좌절감과
육아를 내가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시시때때로 남편의 부재가 느껴져서
저는 솔직히 많이 힘들어요.
또 쿨한 시어머니는 아이를 낳는 순간 잔소리를 하시기 시작합니다 ㅎㅎㅎ
그래도 우리 아이는 이쁘네요.
그러니 걱정마시고 지금 순간 즐기세요!
아이 낳으면 정말 아무데도 못갑니다. (특히 모유수유하시면 ㅠ)9. 그게..
'11.5.3 1:59 PM (121.147.xxx.176)사람마다 다 달라요.
정말 출산 바로 전까지도 애기 하나도 안예뻐하던 사람도
자기 애기 낳자마자 모성애가 불끈불끈 솟아나는 사람이 있구요,
원글님이 미리 걱정하시듯 애기를 봐도 예쁘긴 하지만 책임감과 부담이 먼저 다가오는 사람이 있구요.
저와 남편은 둘 다 막내로 커서 어른들과 언니오빠누나들 보살핌만 받고 자라다가
물론 열달 뱃속에서 키우면서 마음의 준비를 했어도 막상 눈 앞에 애기가 나타나니 암담한 경우였어요.
남자는 어떨지 몰라도 거의 24시간 붙어있어야 하는 여자 마음은 무겁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더군요.
게다가 저는 애기가 신장에 약간 문제가 있는채로 태어났고, 모유수유 너무 원했는데
마음껏 젖이 안돌아 애기도 작게 크고 젖먹이기도 너무 힘들고 우울하고 그랬어요.
애기 낳고 한 한달쯤까지는.. 잠깐 눈만 붙여도 꿈을 막 꾸는데
애기가 태어나기 전에 제가 홀몸으로 자유로웠던 시절, 심지어는 중고등 때로 돌아가는
.. 그러니까 현실을 도피하고 싶었던.. 그런 꿈만 얼마나 꿔댔는지 몰라요.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꿈을 헤매다 눈을 뜨면 애기가 옆에서 옹알옹알 칭얼칭얼대고..그랬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러면 안되겠단 생각이 퍼뜩들었어요.
애기를 뱃속에 다시 넣을 수도 없고, 애기도 귀한 생명이고, 얘가 의지할데가 또 있는것도 아니고.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자기주문을 끝없이 외우고 외우고.. 그렇게 또 한달 지냈어요.
애기 태어나고 두달 쯤 지나서 서서히 제 몸과 마음이 애기한테 적응하게 되면서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애기가 커 나가고 그렇게 되더군요.
남편과의 관계.. 어지간히 가정적이고 섬세한 남편이 아니라면
남편이 산후우울증을 겪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남편을 보는 갓 출산한 부인의 마음도 심난해져요.
그게 노력해서 되는게 아니더라구요. 노력할 여력이 남는것도 아니구요.
그 부분은 남편도 알아서 적응해야 하는, 그런 기간이 필요한 문제일거에요.
소소히 남편과 도란도란 보내는 시간이 영영 돌아오지 않는건 아니에요.
애기만 잘 따라준다면 한돌만 지나도 다시 그런 시간이 돌아오기 시작해요.
그 무렵이면 육아에 관심없던 아빠들도 애기가 이쁜짓하니 눈에 들어와 돕기 시작하구요.
옆에 있는 친구나 후배라면 이런저런 얘기 더 많이 나눌것 같은데,
괜시리 제 마음이 투영되면서 말만 길어지네요.
결론은요... 자연스레 솟아나는 모성애든, 시간이 흘러 책임감과 함께 쌓이는 애정이든..
어느 순간에는 얘 없이 어찌살까.. 하는 그런 때가 온다는거에요.
죽는 순간까지 엄마라는 타이틀 어깨에 얹고 무겁게 지내야 하는것도 사실이지만
그렇기에 얻을 수 있는 정말 행복하다.. 라는 순간들도 함께 오는것도 사실이에요.10. 코코 맘
'11.5.3 3:45 PM (124.48.xxx.199)저두 그랬는데 태어난 아이 얼굴 보면 넘 행복 하답니다~~
11. 차라리
'11.5.3 5:00 PM (118.91.xxx.104)님처럼 이생각저생각 많이 해보시고 낳는게 나아요.
아이는 이쁘기만할것이다..낳아놓으면 어떻게든 클것이다..라는식의 막무가내 긍정주의보다 훨씬 도움이돼죠.
사실 아이는 주는것도 있고 앗아가는것도 있어요. 처음 한 1년간은 앗아가는것만 있는것처럼 보일거에요. 내인생이 쫑난것같은 느낌도 들구요. 심하면 우울증 오기도 하죠.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둘째 세째 낳고하는건...그이상의 뭔가가 있기 때문이기도하구요.
전 사실..그래도 내가 잃은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하나로 끝낸 사람입니다만...그래도 하나정도는 낳아길러보는게 좋다는생각이에요.
지금껏 경험해보지않은 신세계를 맞이하는기분으로 부딪혀보세요.12. 원글입니다
'11.5.3 7:28 PM (180.224.xxx.33)좋은 댓글들 잘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지금 저는 다른 차원의 우주여행을 하려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여행은 다시 돌아올 곳이 있는, 잠시 떠나는 행위이지만 이건 다시 돌아오는게 아니군요 ㅋ)
물론 많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보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새겨 들어볼게요....^^
지금까지 너무 번민을 많이 해서 애한테도 좀 미안하고 그런데
좀 더 밝은 마음으로 살면서 힘을 내야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즐거운일만 있으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