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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가 서태지로 남으려면

상황정리 조회수 : 726
작성일 : 2011-05-01 19:09:45
서태지 팬도 아니고 이지아 팬도 아닌
386 세대입니다.

이지아 소송건에서부터 최근 소 취하, 서태지 불복, 여기까지 숨가쁘게 따라잡아 왔는데요,,

개인적으론,

서태지, 이지아의 결혼, 당시에는 풋풋한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었으나 서태지가 워낙 유명인이었다보니
여러 아쉬움이 있었을 거라는 차원에서 이해하려 합니다.

이지아가 당찬 여인네임은 틀림 없지만 처음부터 서태지의 돈과 유명세로 한밑천 잡아보려는 생각은 없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단지, 너무나 좋아하고 열광했던 연예인의 옆을 지키게 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서태지 역시, 자신과 닮은 듯한, rocker 블랙 복장을 즐기는, 다재다능한 한 소녀와 알콩달콩 살 꿈에 부풀어있었을 거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 여러 힘든 경험도 있었을 거고... 하지만 본인의 신비주의 컨셉트 등등... 당당(?)하게
만천하에 결혼을 공표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겠지요. 하지만 장소는 미국입니다. 경제적으로도 풍요합니다.
당사자들은,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며 스릴 있게 젊은 날의 자유로움을 만끽했을 거라 상상해봅니다.

서태지의 주장에 의하면, 하지만 이 단꿈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서로가 꿈꿨던 이상이 달랐을 수도 있고
개성이 강한 젊은이들이고 어린 나이에 이미 많은 것을 이루고 경험한 사람들이라
서로에 대한 인내심이 (또는 이에 대한 필요성 자각) 부족했을 수도 있으리라 추측해 봅니다.

그렇게 이들의 결혼생활은 끝이 났고
둘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지아는 미국에 남아 있었던 상황이고
서태지는 한국으로 돌아온 상황.
객관적으로 이해해보려고 하자면,
이때 서태지가 와서 팬들에게,
나 이제 이혼남이다... 라고 밝힐 정황은 되지 않으리라는 것에 납득이 갑니다.
그때와 지금의 팬들의 이해도도 큰 격세지감이 있고
이미 헤어진 사실을 알린다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이 과정에 여러 미련(?)들이, 특히 이지아쪽엔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알려진 사실을 추정해 보면, 서태지의 재산규모에 비해 그리 거액의 자산분할도 없었고
(물론 이지아가 재산증식에 기여한 바가 없기에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지아측은 떠난 서태지에 매달리려 한 것으로 드러납니다.
2006년까지 기다리가다 혼자 이혼청구, 2009년 서태지 컨서트 참석 등등

어쩌면 둘이 더 이상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서태지가 일방적으로 떠난 것인지는 모르지만)
둘의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속에, 서태지가 이지아의 연예계 진출에 도움도 주고 했을 수 있지요.

여기서부터는 이야기가 동화를 떠나 현실로 옮겨집니다만...

한국에 돌아와 활동을 시작한 이지아는 이제 30세 전후, 세상물정을 어느 정도 알아가게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서태지와의 과거 결혼생활이 얼마나 특별한 것이었는지 (한국 연예계사에 기록될 만한 것일지도!)
더욱 잘 알게 되었겠고,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내버린 자신의 20대와 떠나버린 서태지 (몇백억 자산가라는)와
비교도 되며 자괴감도 느꼈겠구요,
물론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독립해 가려는 상황에서 억울한 부분도 있었겠구요,
젊은 날에 특별함으로 누렸던 비밀의 신비성이 가져다 준 현실적인 이득을 계산했겠고..
상대적 박탈감과 불편감만을 주는 상황에서,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외치며 존재감을 느끼고 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BBK 와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의 기막힌 타이밍 속에서
그것도 법무법인 바른이 개입된 소송이라는 점에서
이지아의 항변은, 순수성 보다는 뭔가, 잘못 짚은, 이용한 그리고 이용 당한 (의도적으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군요.

마지막으로,
이지아가 소를 취하하고,
서태지의 팬들의 사과까지...

여기까지 일단락된 해피엔딩으로는 석연치 않고,
대중으로서 우롱 당한 기분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서태지의 음악적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고
호불호를 떠나 그의 우리 음악사적 위치가 재조명 된 게 사실인데요.

서태지의 신비주의를 존중합니다.
솔직히, 그가 한 여자에 대한 도리를 지키는, 범인의 모습을 보이는 것 보다도
(객관적인 도의가 저버려졌다고도 생각 안되지만, 한마디로 순정파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제껏 신비주의에 위배되지 않게
나는 그녀와 사랑했고 이제는 아니다...
이렇게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아니면, 이지아를 아직 사랑한다면 다시 결합해도 상관 없습니다.
구**, 한**, 최근 거론되었던 여배우나 다른 여성과의 결혼을 발표해도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 뒷거래를 통해 합의가 이뤄졌다는 등
질질 끌거나 음흉스럽고 우유부단한 모습은 서태지 팬들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젊은 날 사랑할 수 있습니다.
숨길 수 있습니다.
돈문제로 얽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기를 고려하고 9집을 내야 한다면
서태지는
본연의 이미지를 고수하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미,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생물학적 필요와 욕구과 인간적 허점이 많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서태지가 서태지로 남으려면, 이번 일을 깔끔히 마무리하고
이지아를 정리하든 다시 받아들이든, 어찌 됐건
뭔가 범인들과는 다른 서늘함 (냉정함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뭔가 범인스럽지 않은 선택을 바랍니다)
을 다시 느끼며 또 다시 팬들로 하여금 그의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랍니다.

너무 이야기를 빙빙 돌린 감이 없잖아 있는데...
예를 들면, 이지아에 대한 마음이 완전 정리됐다면,
이번 소 취하를 거부하고 끝까지 자신의 확실한 입장을 밝히십시오.
혹 이지아씨 관계자가 이 글을 보더라도 흥분 마시고요,
이게 끝이 아니니까요. 이지아씨고 앞으로의 현명한 판단에 의해
인생이 수십번 바뀔 수 있습니다. 일반인보다도 훨씬 호의적인 쪽으로요.

하지만 서태지씨.
혹시나 이지아씨가 순수치 않은 의도로 이런 모든 상황을 끌어가는 것이라면
그 것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렇고 그런 거지.. 음모론... 이런 거에 대중은 신물이 나 있거든요.
서태지씨라도 뭔가, 깨끗이 맺고 끊은 모습을 좀 보여주셨음 하는
바람이 있네요!

오늘 소 취하 거부 기사까지 따라잡아본 최근의 서태지-이지아 사태는
아직 반전의 묘미가 남아 있습니다.

서태지 phenomenon 이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IP : 119.67.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우실
    '11.5.1 7:53 PM (112.154.xxx.62)

    웬만하면 언급 잘 안하려고 했는데, 루머를 근거로 되는대로 기사 써갈기고 나중에 아니면 말고 하는 기자들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2. .
    '11.5.1 7:55 PM (116.34.xxx.56)

    정말이예요. 기자 정신 이런 건 바라지도않구요.
    기자 같지도 않은 기자! 너무 많아요~

  • 3. .
    '11.5.1 8:17 PM (116.34.xxx.56)

    만약 나라면요. 싸우지 않을거같애요.
    한때는 사랑했던 사람과 싸운다는 자체가 생지옥이지요.
    뭐,,그냥 서태지가 음악만 하길 바래요. 수많은 정치인들이 그를 꼬셨지만..안 넘어왔지요.
    서태지가 이번 사건으로 많은 걸 배웠다고 했지요. 많은 걸 배운 그의 9집의 노래를 기대해봅니다.

  • 4. ....
    '11.5.1 10:05 PM (59.28.xxx.10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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