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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생각나는 밤
아마 저 아래 떡 한팩 갔다드리려다 봉변 당하신 간호사 분 이야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막내라서 아버지가 절 무척이나 귀여워하셨어요.
그리고 저는 저대로 학교 갔다올 때 학교에서 간식을 받거나 오다가다 뭔가 사먹거나 하면 꼭 한 개씩 남겨서
가져오곤 했지요. 제일 많이 드린 것은 껌 한개, 캬라멜 한개, 캔음료 하나 정도였어요.
심지어 샌드위치 같은 빵이 나오면 반만 먹고 반은 포장된 은박지에 싸서 가져다 드렸어요.
그걸 보면 엄마가 아빠에게 막내딸한테 호강하네 하며 웃었고 아빠도 그저 웃었지요.
아빠는 경상도 분이라 그런지 감정표현이 별로 없었어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아빠가 생전 처음 지하철 4호선을 태워줬는데
그 때 아마 오빠 소풍이라고 엄마가 오빠와 유치원에 같이 갔던 것 같아요.
집에 혼자 있는 제가 소풍 부러워할까봐 아빠가 그때 지하철을 태워 줬는데
정말 처음이었어요. 둥글게 돌아가는 바 형식의 개찰구도 새파란 의자도
무엇보다 아주 어렸을 땐데 기억에 남는 건 "**이는 아직 이것도 못 타봣구나" 하면서 손잡아주시던 기억...
그게 몇 살이었는지조차 기억이 없지만 그 장면만은 또렷해요.
아빠는 저랑 어디를 갔을까요? 목적지는 없었지만 같이 지하철을 몇 정거장 탔던 것 같아요.
지하철은 참 시원하고 깨끗한 곳이구나 하는 기억... 꼭 무슨 과학도시 안에 있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어린 기억이었지만 와 우리아빠 정말 콧날도 곧고 잘생겼다고 감탄했을 때도 있었으니^^;;
물론 커가며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생기고 했지만...
언젠가 저도 나이를 먹고 어디선가 아빠를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오늘따라 유달리 생각이 나네요.
저도 떡 한팩 제가 안먹고 아빠 엄마 갔다드리면 제가 스스로 참 기뻤거든요.
아빠는 어린 딸이 캬라멜이나 햄버거 반쪽을 꼭 싸서 가져오는 걸 보고 뭐라 생각하셨을까요?
참 보고 싶습니다...
1. 저도아빠
'11.4.26 11:17 PM (125.208.xxx.59)저도 딸아아 둘입니다.
저도 원글님 같이 보고싶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네요.^^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옛생각 하다가 문득 감성에 젖어듭니다.2. 전 그렇게 믿어요
'11.4.26 11:18 PM (211.41.xxx.129)비록 육신은 이 세상안에서 사라졌을뿐 항상 내 안에 내 곁에 머무시는 부모님 이시라고요
원글님도 돌아가신 아버님도 정말 다정하신 성품을 가지신 분인것같아요
좋은기억을 주신 아버님께 감사드리고 아버님이 원하실 터이니
언젠가 만날 그날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세요3. ㅠㅠ
'11.4.26 11:18 PM (221.157.xxx.24)저희 아버지..중1때 암으로 돌아가셨죠..
그땐 많이 울었지만..크면서 잊고 지냈어요..
생전에 주말부부라 한달에 몇번밖에 보지 못했네요..
추억도 많이 없는데..아빠라고 불러본적도 몇번 없는데..
나이 40 넘으니..부쩍 생각나더군요..ㅠㅠ4. 저도..
'11.4.26 11:26 PM (118.220.xxx.241)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사랑을 주시고 떠난지 3년 정도 됐는데..
50십이 넘은 이나이에도 주신 사랑 못잊고 아버지 생각만하면 눈물이 하염 없이 흐르네요..5. 보고파
'11.4.26 11:48 PM (114.205.xxx.236)전 엄마 아빠 셋뚜로 보고 싶으네요.
두 분 다 10년도 더 전에 하늘로 가셨거든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무치게 그리운 날들이 이렇게 있네요.6. 아..
'11.4.26 11:59 PM (112.150.xxx.92)님 때문에 작년에 돌아가신 우리아빠 생각나서 울고있네요.
이런글인줄 알고 읽고싶지 않았는데 읽어버리고 말았어요.
저도 아빠가 너무 보고싶네요..7. 울아빠..
'11.4.27 12:08 AM (211.221.xxx.132)재작년에 갑자기 돌아가신 울 아빠...
자식들 효도도 제대로 못 받으시고 고생만 하다 가셔서 넘 죄송스러워
장례치르는 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것보다 더 대성통곡을 하고,
그 후로도 마치 우울증 걸린 사람처럼 아빠만 생각하면 눈물이 줄줄 흐르고...
그렇게 울고 울어도 아빠만 생각하면 또 눈물이 나네요...
어느날 갑자기 엄마도 그렇게 휙 떠나실까봐 더 걱정된다는...ㅠㅠ8. 잊고 살아요
'11.4.27 12:22 AM (125.187.xxx.15)가슴에 묻고 살지요... 묻어버리고, 꼭꼭 묻어버리고, 절대 꺼내보지 않아야만 살지요.
아빠...........................................
아빠.............................................
미안해요 아빠....................................... 고마와요 아빠9. 밤
'11.4.27 1:02 AM (211.112.xxx.78)딸 셋에 아들 하나인 집안에 제가 둘째딸인데..
유독 제가 아빠를 닮았고, 자식중에 머리가 좋다고... 아빠가 절 많이 이뻐하세요.
그나마 똑똑한 자식이라는 자부심도 갖고 계신거 같고..
며칠전에 언니 기일(언니가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떴네요)이라 온 가족이 모였는데..
아빠가 저 준다고 제가 좋아하는 막걸리..... 아빠도 좋아하는 그 막걸리를 드시지도 않고
며칠동안 묵혀놨나봐요. 엄마는 그만 버리라고 하시는데도 아빠는 안버리고 갖고 있다가
저 주셨는데.. 제가 맛있게 먹으니까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잘 먹는걸 버렸음 어쩔뻔 했냐고.. 무뚝뚝한 딸이라 표현은 못 했지만 너무 고마웠답니다.
막걸리를 먹어서가 아니라 항시 자식들을 생각하고 챙겨주시는게...
어렸을때... 식구는 많고 돈은 없던 시절..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있던 만화책(매 월 정기적으로 나오는 만화책. 윙크, 나나 등등)
제가 친구들한테 빌ㅏ려보니까 아빠가 생일 선물이라고... 없는 형편에 쪼개서
달력으로 포장지 싸서 제 머리맡에 놔주셨던거... 비록 맞춤법 틀린 편지지만
작은 카드도 적어서 넣어주셨던거.. 아직도 잊지 못해요.
그 생각만하면 진짜... 눈물이 나네요......
언제 하늘나라로 가실지 모르지만.......... 잘해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원글님. 이런 마음 깨우쳐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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