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전에 언니에게 전화 받기 전까진 우리 집엔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보통 서민들 이었습니다.
전화 내용은 팔순 노모가 부산2저축은행이란 곳에 동생과 어머니 명의로 각각 8천 만원 정도 예금이 들었다는것
그리고 계열사가 영업정지를 당해 부산2는 아직 영업하고 있으나 인출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줄을 서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팔순 노모는 중풍으로 한쪽 다리가 힘이 없어 서 있는게 불가능 합니다.
부산에 살지 않는 저는 그런 은행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결혼 못한 언니와 동생의 결혼 자금이고 이자로 생활비
보태고 약값 대면서 아껴사는 노후 자금이였습니다.
두달 동안 눈물 마를 날 없이 매일 같이 울고만 계신지라 제 적금 만기 된 천만원을 어머니 계좌로 보내 드리고
일단은 안정하시라 풍이 또 오는 날엔 그일이 돈 잃는 것 보다 더 힘든 일이다 매일 같이 이야기 했는데 어제
뉴스를 보고 기가 막힙니다. 그 추운날 목숨을 걸고 줄을 서서 번호표를 타왔는데 그 다음날 영업정지가 되어
쓸모 없는 종잇 조각으로 만들더군요. 젊은날 남편 잃고 안 입고 평생 아껴 자식들 결혼자금이고 노인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고 자식보다 든든하게 믿던 돈인 노후자금인데 어느 누구는 직원들이
나서서 영업정지 알려주고 예금도 다 찾게 해줬다니 어젯밤 노인네가 뉴스를 들으셨는지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꺽꺽 넘어가며 우는데 세상에 나서 돈이 뭐 길래 나 많은 노인네 이리 힘들게 하는지 목이 막혀 저도 같이
울었네요. 능력없는 언니와 동생도 미워지고 한없이 기대오는 어머니의 마음도 이젠 부담스러워 지려 합니다
이날까지 정부 하는 일이라면 어긴일 없고 연체료 무서워 세금한번 떼 먹은일 없고 저축하면 나라 살리는 거라
고만 생각하고 살아온 팔십 평생의 가슴에 피눈물 나게 하는 이 정부가 소름끼치도록 싫습니다.
부자가 아니라서 이때까지 그 정도의 재산이 평생 내 몫이겠거니 살아온 개미 같은 서민들은 그 마저도 지키지
못하게 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부자들에겐 법도 없고 오로지 편법만이 존재하는 이 나라는 서민을 위한
나라는 절대로 아니라는걸 뼈져리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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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서민으로 산다는건 고통이지요
서민만 죽어요 조회수 : 300
작성일 : 2011-04-26 12:19:38
IP : 114.201.xxx.4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4.26 2:10 PM (125.131.xxx.65)그 한이, 그 망연자실함이 전해져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뉴스를 보니 정말 분노가 치밀어오르더군요.
어머님 부디 건강 더 상하시지 않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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