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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거짓말
어떤 이유로 그리 정직하지 못하고, 얄팍한 속임수나 쓰는 아이가 된 것일까.
힘든 세월 속에서도 아이 만은 희망이었고, 기쁨이었고,
지친 삶의 활력소였다.
그런데.. 나 이제 그 아이가 싫다.
늘 일정한 퇴근시간.어제, 외근을 마치고 다소 일찍 집에 들어갔다.
다섯시 반 즈음. 아이가 없었다.
영어학원을 쉬고 집에서 중간고사 준비를 하기로 한 터였다.
교복을 찾아 보니 없다. 입은 채로 나간 거다.. 4시 전후로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문자를 보내왔었는데 그건 거짓인 셈이었다. 집전화를 보니 전원이 꺼져 있었다.
내게 문자를 보내고 계획적으로 전원을 껐다는 판단이 들었다.
내가 집으로 전화하리란 예상을 하고는 집 전화는 미리 꺼놓고,
핸드폰은 서랍에 들어있으니 전화오는 줄 몰랐다 할 참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6시10분 넘자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났다.
쏜살같이 달려가 서랍 속에 휴대폰을 다시 넣는 모습을 뒤에서 목격했다.
순간 달려가 아이의 멱살을 잡고 발차기를 날렸다. 고래고래 미친년 처럼 소리치며
욕설을 쏟아부었다. 집전화는 일부러 전원을 껐고 휴대폰 또한 일부러 받지 않은 것도
실토했다. 집에오자마자 교복 조차 갈아입지 않고 바로 나가 내가 오기 일보 직전에
도착해 샤워하고 마치 계속 집에서 공부한 양 굴려고 했던거다.
아이의 지속되는 거짓을 견디기 힘들다.
무엇이 잘못되어 이 지경까지 온 건지 모르겠다.
사소한 거짓말로 인해 가끔씩 실망을 하긴 했지만
커가는 과정에 흔히 있는 일이라 여기고 스스로를 위로했었다.
그런데... 이제 나 그 아이가 싫어지려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뻔뻔스런 표정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그 아이의 얼굴을 보면 도저히 더 이상 돌볼 자신이 생기질 않는다.
그 아이가 어째서, 어째서 이런 모습일 수 밖에 없는지..
이 충격을 극복할 수 있을지 난 자신이 없다.
1. ...
'11.4.19 4:52 PM (119.196.xxx.251)에휴 원글님 그냥 안아주고싶네요..저도 그맘때 아들 키워봤는데..
차라리 떳떳하게 말하지 그렇게 잔머리 굴려가며 나한테 거짓말하는데
숨이 막히더라구요..저도 만약 눈앞에서 그랬음 날뛰었을거같은데
회사라서 참을 인자 100번 새기며 집에서 이때까지 속아준걸 남편옆에 두고 다 이야기한기억이있네요 제 아들 지금 서른인데 그때 생각하면 무지무지 부끄러워합니다...
다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세요.많이 힘드실거압니다2. ...
'11.4.19 5:14 PM (175.123.xxx.89)원글님 글속에 문제점과 답이 모두 들어있는것 같은데요.
<집전화를 보니 전원이 꺼져 있었다.
내게 문자를 보내고 계획적으로 전원을 껐다는 판단이 들었다.
내가 집으로 전화하리란 예상을 하고는 집 전화는 미리 꺼놓고,
핸드폰은 서랍에 들어있으니 전화오는 줄 몰랐다 할 참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머릿속에 다 그리고 계시네요.
아마도 그동안 일을 하시니 아이를 그렇게 돌봐오신것같은데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거슬러올라가보세요.
그럼 부모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보일 겁니다.
제가 느끼기엔 엄마의 울타리안에서 아이가 참 그동안 답답했겠다...싶은데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아이 말에 귀 기울여보세요.
아이는 어른이 아닙니다. 그러니 아이이지요.
님 아이 님이 싫어지면 세상 그 누가 님 아이 좋아하게 될까요.
부모노릇 거저겠습니까.다 대가가 있지요.
멱살을 잡고 발차기랴뇨.아이에게.절대 폭행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무엇이 잘못되어 이 지경까지 온 건지 모르겠다."
이부분... 엄마의 몫인것 같습니다.
노력해보세요.아마도 마음을 많이 비우셔야 가능할듯 하네요.
냉정하게 들리시겠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3. upset
'11.4.19 5:22 PM (183.97.xxx.251)따듯한 위로의 말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고, 냉철하고 이성적인 조언엔 반성을 하게 되네요. 늘 반듯한 모범생처럼만 살아와서 아이가 틀을 벗어나는 것을 조금도 용납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혈질에 폭발적으로 화를 내는 엄마 모습이 무서워 또 거짓을 반복해 왔을테구요.. 내탓이니 힘들겠지만 극복해야겠지요.. 용기를 내겠습니다.
4. ..
'11.4.19 5:45 PM (116.120.xxx.98)올 중3인 큰 녀석이 작년에 한창 거짓말을 해서 우울했는데요...
소위 명문대 다니는 조카 왈 "그 시절 그런 거짓말도 못하면 발달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음 비우니 이제 서로 많이 편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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