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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제 대학원 교재들을 다 버렸어요!

머리에서 스팀이... 조회수 : 2,678
작성일 : 2011-04-18 19:38:46
어디에다라도 하소연하고 싶어서 글 씁니다.

오늘은 분리수거날.

저는 40대 직딩이구요, 야간 대학원을 다닙니다.
하루 하루 전쟁으로 살지요.

주말에 대청소를 말끔히 하고 이번에 왕창 버릴 물건들 정리하고
무지 개운해 하고 있었어요.

제가 애들 아침식사 챙기고 있는 동안
남편이 웬일로 (제가 물건 버리는 걸 젤로 좋아함) 아침부터 혼자 왔다 갔다 하더라구요.
하지만 내심 불안. 원래 몸으로 움직이는 일 하는 거 안좋아하는 사람이라
속으로 분명히 궁시렁 거리겠군 생각했어요. (보통은 저도 일조하는데 오늘따라 제가 못도와줬어요)

직장 다녀와 저녁상 차려놓고 대학원 중간고사 시험준비하려고 하는데
제 대학원 가방이 안보이는 거예요.
현관 앞에서 빈 채로 발견된 가방.

혹시나... 싶어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그 속에 있는 거 다 버렸다는 거예요.

이런 바보같은 인간이....!!

혹시나 직장에서 짬이 나서 들쳐볼까 해서 맨날 책이랑 화일이랑
들고 다니는 그 가방 (어떤 학회 갔다가 받아온 거라 좀 허접해 보이긴 해요.. ㅠㅠ) 이거든요.
그래놓고는 워낙에 투철한 직업윤리로 인해 한 번도 펼쳐본 적이 없는 불쌍한 책들과
화일이지요. ㅠㅠ

화일은 제가 미국에 살때 너무 너무 맘에 들어서 산, 비록 플라스틱이지만 제 취향이 딱 맞는
디자인의 화일이구요. 그 안에는 비닐필통에 제가 12년간 애용해서 쓰고 있는 로트링 샤프 등등이
들어있지요.

그외 필기한 노트.... 나눠준 자료 철해 놓은 거며.....

내일모레가 중간고사인데 오늘 내일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었지요.  ㅠㅠ
이제껏 6과목 올 A+ 받았었어요... ㅠㅠ

진짜 이 인간을 그냥.................. (제가 혼자 말로만 이럽니다.
성격 무서운 인간이라 아마 몇 번 듣다가 오히려 더 화낼 거예요)

너무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하네요.

일부러 그런 거 같아요. 분리수거 어쩌다 혼자 도와주게 됐다고 툴툴 거리며
에이 모르겠다.. 이런 듯...

너무 속상해서 숨이 콱콱 막히네요...



IP : 119.67.xxx.139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4.18 7:41 PM (180.64.xxx.66)

    진짜 화나시겠어요..저같으면 진짜 10년을 두고두고 괴롭힐 꺼리입니다!!! T.T
    보면 쓰는 물건인게 티가 났을 텐데..정말 너무하네요..
    이미 못찾게 된거겠지요? 어쩌나요..돈주고 다시 살 수 있는 물건이면 차라리 좋겠네요..T.T

  • 2. 남편에게
    '11.4.18 7:42 PM (122.36.xxx.95)

    당장 가서 버린책 다시 사 가지고 오라고 하세요...좀 물어 보고 버리시지...너무 하셨다 ㅠㅠ

  • 3. 머리에서 스팀이...
    '11.4.18 7:43 PM (119.67.xxx.139)

    위로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관리소 경비실 다 연락했지만 이미 다 떠나간...
    아..... 어쩜 그리 무성의스러운지..... 정말 10년동안 잊지 말아야 겠어요... ㅠㅠ

  • 4. ..
    '11.4.18 7:44 PM (119.69.xxx.80)

    으이구 남자들 정말...

  • 5. djaj
    '11.4.18 7:45 PM (114.205.xxx.62)

    세상에 가방속 물건을 버리는법이 어딨어요
    너무했다 정말... 책이야 다시 사면 되지만 파일이랑 로트링샤프 어떻해요
    정든물건 잃어버리면 너무 속상한데.... 이번기회에 바가지 씌워서
    새로 싹 다 사세요!!

  • 6. 머리에서 스팀이...
    '11.4.18 7:47 PM (119.67.xxx.139)

    어디다 하소연 할 데도 없어 이곳에 썼는데 위로해 주시고 말씀해 주시니 정말 감사하네요.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ㅠㅠ

  • 7. ...,,
    '11.4.18 7:50 PM (221.139.xxx.8)

    저희집에도 비슷한 사람 있습니다
    자기가 볼때엔 제가 몇년동안 안쳐다보는것처럼 보이는 물건들 어쩌다 집정리한번 하면서 버립니다
    남자들딴엔 매일매일 눈앞에서 들여다보고있어야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인식하나봐요ㅠㅠ
    어제도 기껏 정리해놓은 책들 정리하신답시고 섞어놓고 멀리 치워놓아서 제속을 뒤집어놓으셨어요

  • 8.
    '11.4.18 7:50 PM (218.102.xxx.180)

    전 옛날 교재 버렸다는 줄 알고
    에이~ 그거 언제 펴보시기나 하세요? 하려고 했더니 ㅠㅠ
    낼 모레 시험인 교재일 줄이야 ㅠㅠ
    오늘 문 열어주지 마세욧 ㅡㅡ;;;

  • 9.
    '11.4.18 7:52 PM (121.139.xxx.252)

    글 읽고 내가 다 열 받네--;;;;;

  • 10. 머리에서 스팀이...
    '11.4.18 7:57 PM (119.67.xxx.139)

    엉엉... 밥도 차려주기 싫어서 애들 델고 나가 먹고 오라며 내쫓았어요. . ㅠㅠ
    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느 정도 해결한 후 (어떻게? ㅠㅠ) 인터넷으로 자료 찾아서 (제목들은 기억이 나서요) 공부 시작해봐야겠네요.
    여러 말씀들 정말 위로가 됩니다. 감사해요......!

  • 11. .
    '11.4.18 8:09 PM (14.52.xxx.167)

    헉..

  • 12. 헉~~
    '11.4.18 8:11 PM (125.182.xxx.31)

    인터넷으로 꼭 자료들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번 시험 아는 것만 나올꺼에욥~!!!

  • 13. ㅠㅠ
    '11.4.18 8:18 PM (112.186.xxx.97)

    대학원 다니는게 내심 싫으셨나 봅니다.
    참내..

  • 14. 허거걱..
    '11.4.18 8:29 PM (180.65.xxx.99)

    전 예전에 이사할때 남편이 대학때 사들인 교재(20년쯤된..결혼후 단한번도 안읽은것들..)들이 곰팡이 피어서 버린다고 양해 구하고 버렸음에도 두고 두고 서운해 하더라구요.

    하물며..대학원 교재를..
    그것도 물어도 안버리는 그 대범함은 뭐랍니까?
    의도적인 것인지 정말 무심해서 버린건지 물어는 보셨나요? 더군다나 내일 모레가 시험이라면 제대로 벼락맞은 상황이시네요..

    남편분 넘넘 미워요~
    저역시 이번주 중간고사라 제대로 감정이입됩니다요..

    부디 힘내셔서 올A 맞으시고 복수하셔요~
    남편이 아끼는 물건중 몰래 내다버릴거 없나 찾아보심 어떠실지..

  • 15.
    '11.4.18 8:37 PM (121.130.xxx.228)

    남편이 아니라 웬수네요 어쩜 도와주진 못할망정 저렇게 훼방을 놓나요
    일부러 버린거라고밖에 생각이 안들어요..세상에..

  • 16. 아고아고..
    '11.4.18 8:38 PM (14.52.xxx.60)

    제가 다 화딱지 나네요.
    근데 시간이 없으니 빨리 잊어버리고 최대한 집중해서 시험준비 하시고
    그 후에 남편분께 뭔가 처절한 복수를 준비하셔야 겠어요.
    너때메 펑크나면 한학기 등록금 물어내라 하시고요.

  • 17.
    '11.4.18 9:20 PM (115.143.xxx.210)

    저같으면...이혼 불사하고서라도 퍼부어 줄 것 같아요.
    왜 남의 물건에 손 대나요? 저는 남편 책상 위에 굴러다니는 영수증 쪼가리도 함부로 버리지 않습니다.

  • 18. ...
    '11.4.18 10:04 PM (174.95.xxx.44)

    죄송한데 이해가 안가요.
    일부러 버리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 19. 감사 감사
    '11.4.18 10:25 PM (125.130.xxx.48)

    원글이> 워낙 형제 친척 친구도 없이 사는 사람이다보니 제 글에 대꾸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 드려요. 제가 그 허접한 가방을 오늘도 직장에 들고 가려고 현관 신발 옆에 놓은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답니다. 남편이 투덜대면서 분리수거하면서 그냥 쓸어간 거지요. 워낙도 호시탐탐 좀 허접해 보이는 제 물건이나 옷 버리려고 노리는 남편입니다. 제가 워낙 새로 사는 것도 싫고 버리는 것도 싫어해서요 (엄청 환경 및 자원보호자...) 반대로 저는 헐님 말씀 처럼 남의 물건, 쪼가리라도 손 안대는 사람이라 정말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아까 집에 온 남편이 꼬리 내리며 미안하다고 정말 잘못했다고 하는데, 순간 뭐에 홀렸나부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진짜 화가 치밀어서리.... 지금 직장에 다시 나와 인터넷 폭풍검색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집에 컴, 프린터까지 고장 나서요. 드디어 직장 제 자리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게 되네요... 으이구. 덕분에 애들만 피해를... ㅠㅠ 모두 편안한 밤 보내세요.... ㅠㅠ (저는 열공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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