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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 말기 암환자에게 무슨말을 해야 하나요.....
명절이나 관혼상제 행사때만 뵈었지만,
장손 며느리로서 온갖 일 도맡아 하시는 정말 대단한 분이시고, 저를 참 예뻐해 주셨습니다.
저는 저희 시부모님과 당일에 가서, 도와드리는 게 결국 상차리기와 설거지밖에 없어요. ㅠㅠ
그 분을 처음 뵈었을 때부터 인상이 너무 좋으시고, 따뜻하셔서, 참 가깝게 느꼈는데
얼마전에 제 손을 잡고 그러시더라구요. 형님도 저를 보고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대요. 좋고, 가깝게 느껴졌다고..
그런데 갑자기 말기 암이시라니..........................
아직도 젊으신데,, 가셔야 할 순서가,, 시백부님 백모님보다도 먼저 돌아가시게 생겼습니다.
뭐라 할 말이 없네요..
눈물만 나구요..
집안행사 맡아 하느라 스트레스 때문에 그리 되신 거 아닌가 싶어 마음만 찢어집니다.
병원 입원중이신데 이번주에 찾아뵙기로 했어요. 남편은 지금 휴가를 낼 수 없는 직종이라
평일 낮에 살짝 저 혼자만 병원에 갈 예정입니다. 그것도 죄송하지만..
시어른들은 저에게 그냥 음료수 정도 사 가라 하시지만, 그건 제 생각엔 성의없어 보이고,
저는 현금 봉투를 생각하고 있는데 10만원 정도 넣으면 실례되는 일은 아닌지 모르겠고
꽃다발은 반입금지인지라 뭘 사가야 할지..
무엇보다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예 가망이 없다고 하니까요..
시사촌아주버님께서 병원 직원이시거든요. 그러니, 환자 상태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계시겠습니까. 그런데도
가망이 없다고 하시니..
가면 눈물만 쏟아질 거 같습니다.
괜찮으시냐고 할 수도 없고,
뭐라 위로도 할 수 없고,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1. 에휴
'11.4.11 8:12 PM (116.127.xxx.145)좋은 분이신데 어찌.......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가서 얼굴 보시면서 손잡고 형님 정말
언니같은 분이시다. 꼭 이겨내시고 저랑 언니,동생하면서 재밌게 살자고 하세요.ㅠㅠ
원글님 생각대로 음료수나 그런건 좀 성의없어보여요.
봉투생각하신다니 거기에 좋은 책이나 음악같은거 가져가심 좋을것같아요.2. ..
'11.4.11 8:13 PM (180.224.xxx.42)저도 그런면에서는 뭐라 말을 못하네요..
제생각에는 무슨암인지는 모르지만
죽(전복.야채...)을 해서 가져가시는 것은 어떨지?
돈도 돈이지만 성의있는 무엇을 해 가는 것이 좋을것 같아요.3. 뭐
'11.4.11 8:15 PM (14.52.xxx.162)사가는것보다 그냥 죽이라도 집에서 끓여가면 고맙더라구요,
지금 뭐 드실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그리고 그분이 뭐라 하시는지 보시고,,,너무 절망적으로 말하면 위로도 위로지만,,
앞으로 일 얘기하셔도 괜찮을지,,,
저희 어머님때 보니 너무 뜬구름 잡는 위로보다,애들 결혼할떄 내가 꼭 가볼게,,뭐 이런 위로가 차라리 고맙더라구요4. 그냥 말없이
'11.4.11 8:21 PM (115.178.xxx.253)계셔도 됩니다. 무슨말이 위로가 되겠어요..
그냥 가셔서 손 잡아주고 오세요.5. ㅠㅠ
'11.4.11 8:26 PM (14.52.xxx.167)원글인데요, 미리 연락드리고 가는 것은 아니라서 무엇을 드실 수 있고 무엇을 못 드시는지 모르겠어요.
(오지 말라고 하실지도 몰라요, 부담 주기 싫다고. 그런데 저는 가 보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고, 또 제 솔직한 마음이, 꼭 가서 뵙고 싶습니다.)
참, 시부모님이 저보다 먼저, 내일 가신다고 하니, 시부모님 다녀오시면 여쭤봐야겠네요. 상태가 어떠신지, 죽은 드실 수 있을지..
댓글 보다보니 감이 잡히네요.. 고맙습니다.
저도 형님이 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진짜로 그래요. 명절때 가면 마음 붙일 곳이 그 분밖에 없거든요.
(가족공인 성격파탄자 저희 시어머니와 저 둘이 멀뚱히 시댁에 있는 것보다 사촌형님 옆에 붙어서 전 부치고픕니다 ㅠㅠ)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그 윗세대가 연세가 많으시어
먼저 가실 것을 오히려 다른 모든 식구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시기인데,
시백부님 돌아가시면 제사를 이렇게 저렇게 하고 싶고 그럴 계획이다, 형님이 저한테 얘기 하셨었거든요.
저를 가깝게 느끼셔서, 시댁에서 서로 외로운데 비슷한 동네 가까이 살자고 저 손붙잡고 얘기 하셨어요. ㅠㅠ
그런데 왜 갑자기 아직 젊은 형님이.. 어휴.. 정말.. 가슴이 답답해 미치겠습니다.
시사촌형님이면 멀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도 결혼한지는 좀 되었기에
명절이나 결혼 장례식 벌초 등 집안행사때 뵙긴 했지만 뵌 횟수 생각하면 많기는 해요.6. ...
'11.4.11 8:29 PM (59.13.xxx.184)글쓴님도 마음이 고우신 분이네요. 정말 무슨말을 해야할까요...
글을 읽는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태어나는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건 순서가 없다지만..
한참 젊은 분인데 정말 안타깝습니다.7. ㅠㅠ
'11.4.11 8:41 PM (14.52.xxx.167)시사촌조카들이 아들 둘인데, 둘 다 이십대 중반이에요. 잘생기고 듬직하고 키크고 다들 착해요..
그 아이들을 두고 어찌 떠나실지,, 정말 주변인으로서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시백부님 백모님도 당연히 패닉상태라 하시고요.. 안그래도 쓰러지셔서 병원 들락날락 하는 분들인데..
모든걸 믿고 맡겨온 맏아들 부부시거든요..
에휴 지금도 너무 눈물이 나요 ㅠㅠ
아이들 결혼할 때 되면 결혼 준비라도 제가 뭘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요 ㅠㅠ8. 인생무상
'11.4.11 8:50 PM (58.225.xxx.60)지인이 말기암 환자였는데
안타깝고 허망하기만 할뿐
결국 못 가 보았습니다
행복하게 살고 있지도 못하지만.... 살아있음이 미안해서.......
진심은 서로 통하지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두고 가시는 아이들이나마 지켜봐 주시고 온정을 전한다면 충분하시지요9. 에고고
'11.4.11 9:02 PM (218.158.xxx.177)참 그놈의 암,,암 정복의 날은 과연 언제나 올런지요.
아깐,,딸친구 엄마,, 이제 40대 초반인데 유방암 판정 받았단 소리 들었네요
2,3기쯤 되는데 4월중 수술한다고 해요,,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불안할지,,참 안타깝더라구요
하나님께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에요10. 법륜스님
'11.4.11 9:08 PM (110.10.xxx.36)스님의 즉문즉설 동영상에서 님과 유사한 질문을 한 분이 계셨어요.
스님 왈.. 위로할 생각도 말고, 억지로 희망을 줄 생각도 말고,
그저 둘이 함께 했던 시절의 즐거웠던 이야기나 나누고 와라..고
하셨던 것으로 기억나요.
현금 드리면서 드시고 싶은 것 사드시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11. ㅠㅠ
'11.4.11 9:24 PM (14.52.xxx.167)네 그러겠습니다. 아마 시댁 흉 보고 막 그럴지도 몰라요.. 며느리끼리의 속얘기 나누고..
형님이 그걸 너무너무 하고싶은데 어디 할 데가 없어서 절 무지 반가워하신 거 같거든요 ^^
시댁일 싫은건 싫은거고 힘든건 힘든거지만, 제사도 자식 잘되라고 위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거라고
의무를 기꺼워하실 줄 아는 분이셨어요. 그래서 제가 형님네 부부 너무 괜찮다고 너무 좋다고 여러 번 남편에게 얘기 했었는데,,
답글들 감사합니다.12. jk
'11.4.11 9:45 PM (115.138.xxx.67)달달한 두유와 과일통조림(백도 황도 귤 포도 등등 여러가지 있습니다. 종류별로 사가세요) 사가세요.
멸균되지 않은건 환자가 못먹는 경우가 많아서 두유와 과일통조림은 멸균음식입니다. 그냥 바로 따서 먹을 수 있습니다.
말이야 뭐 필요없습니다. 그냥 좋았던 얘기 재미있었던 얘기 재미있는 티비 프로그램 등등
즐겁고 좋은 얘기 좋았던 얘기 그런 얘기들만 하세요.. 환자가 젤 힘들고 병상태 몸상태 어떠냐고 묻는거 일일히 대답해주기도 짜증납니다.13. 지금은
'11.4.11 10:26 PM (211.54.xxx.75)시댁흉 보지 마세요.
나쁜 기억 떠올리면 환자에게 독이 됩니다.
예전에야 그게 필요했겠지요.
하고 싶은 말 편지에 적어 전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원글님이 하실 수 있다면
두 아들 장가 갈 때 엄마처럼 챙기겠다고 얘기하면
마음이 좀 편해지시려나요?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먹을 수 있는 것 알아봐서 만들어가시면 좋을 거에요.
돈 받아서 사 드시지도 못 할텐데요.14. ..
'11.4.12 10:03 AM (112.72.xxx.196)두아들 장가갈때 엄마처럼챙긴다는것도 안됩니다요
죽은후를 얘기하는거니까 안하느니만 못합니다
즐거운얘기와 봉투 이정도면 됩니다15. .
'11.4.12 11:29 AM (14.52.xxx.167)원글인데요, 저도 아이들 챙긴다는 얘기는 절대 못하죠.. 그것은 돌아가신 후를 기정사실화하는 건데 어떻게 그렇게 말하겠습니까.
다만 제 마음이 그렇단 거죠.. 챙겨주고 싶다는 거. 그리고 형님 자매분들도 계시는지 모르고,
제가 그 아이들을 챙길 만한 입장에 서있는지도 모르겠구요. 객관적으로 보면 그닥 가깝지 않은 시사촌동서 아닙니까.
제가 월권을 하려는 건지도 모르잖아요. 모든 것이 그저 조심스럽습니다.
시댁흉 보지 말라는 말씀 새겨 들을게요. 그런데 뭐, 형님이 먼저 시작하시면 ^^;;;16. ..
'11.4.12 6:08 PM (110.10.xxx.95)언니가 암투병중으로 항암치료중입니다.
무슨 암이라고 명시하지 않으셔서 그냥 보편적으로 말씀드릴께요.
자기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사람 만나는거 싫어합니다.
언니도 자기 친구들이 온다는걸 싫어하더니 수술하고 2달 넘어서야 허락했어요.
가족들도 마찬가지... 사람들이 문병오면 뭐라고 할말이 있겠어요?
그냥 바라보다 눈물 흘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지요... 그래서 언니가 싫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불쌍한 사람되는 느낌이 너무 싫다고...
지금은 만나서 우스개 소리도 하고 그렇지만 정말 처음에는 암담했어요.
뭐라 할말이 없지요... 원글님도 막상 가시면 뭐라 할말도 없고... 준비해간 말도 못하실거예요.
아플때는 죽느냐 사느냐가 문제지만 좀 지나면 치료비나 그런게 힘이 드니까
봉투 준비하시고 제철과일이나 가져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