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공에 방사선 물질이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출근하는 남편 손을 잡고 등교하는 9살짜리 딸아이를 보니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가방에 비옷에, 마스크에, 우산도 챙겨주였지만...
이 아이가 살아갈 환경이 이미 우리가 어찌해 볼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는걸...
처음 방사능 얘기 듣고 한참동안 패닉 상태였다가
그래도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지 했거든요.
어차피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교통사고든 자연재해든 병에 걸리든...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거고.
소중한 오늘을 불안감으로 불행하게 살 수는 없잖아. 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막상 방사선 물질이 우리 아이 머리위로 날아다닐 거라니... 또 다시 가슴이 철렁 하네요.
뭔가 준비를 할 수 있는 거라면 좋겠는데...
최선을 다해서 뭘 할 수 있는 거라면 그걸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없으니 참 어이 없고, 막막하네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직장을 포기하면서까지 모유 수유를 했고,
코팅 후라이팬에서 안좋은 게 나온다기에 스탠레스로 주방기구를 바꾸고...
한살림, 생협에 다니며 유기농 식품을 고집했어요.
처음에는 우리아이와 가족에게 좋은 걸 먹이자에서 시작해서
유기농 식품 먹는 일이 환경을 살리는 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어졌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시간이 나면서 한살림이나 생협에서 일하는 걸 알아보는 중이었거든요.
조금은 더 나아진 세상을 꿈꾸기도 했는데... ㅎㅎㅎ
9살짜리 우리 딸 꿈은 유니세프에서 일하는건데...
자꾸 안좋은 그림만 상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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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방사능... 조회수 : 609
작성일 : 2011-03-29 08:48:49
IP : 180.67.xxx.22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들아,딸아~~~~
'11.3.29 8:57 AM (125.142.xxx.229)저도 오늘 등교하는 초등 막내아들 꼭 껴안고 뽀뽀도 해주었어요.....
눈물이 글썽해지더라구요........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일인지...
인류의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빼았길지도 모른다는 분노와 슬픔(사실 이번 일본원전사고는
천재지변이라기보다 인재인거잖아요...)2. ...
'11.3.29 9:20 AM (221.139.xxx.248)오늘 딸아이는 소풍 갔어요..
여긴 지방이긴 한데..
서울이나 여기나..
똑같은 나라에..똑같겠죠...
그냥.. 너무 암울합니다.정말..3. ....
'11.3.29 9:26 AM (218.156.xxx.70)저는 유모차 바람막히 씌워서 문앞까지 데려다주고왔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뉴스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겠더군요
이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일까요 정말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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