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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과 남편과의 불화에 약간 고소합니다..난 나쁜 며늘...

고소고소 조회수 : 2,472
작성일 : 2011-03-24 21:50:10
남편이 원래 시아버지를 빼다박아 독불장군이에요.
시아버지는 나이가 많아서 좀 누그러지셨고
남편은 30대 후반이니 한창 때이지요..
저도 제발 남편이 좀 늙어지기를 바라고 삽니다.

저랑도 당연히 불화가 많았죠.
이혼하자고 애걸도 해보았었지요.
그냥..무슨 문제든 울컥해지면 속으로 활활타면서
상대가 잘못했다 니뜻대로 하자..할때까지 혼자 또아리를 틀고 있어요..
왜사냐구요?? 선택한 죄..그리고 아기.


신혼때부터 주말토일을 시댁에 담보잡히고 살고요.
니들끼리만 잘살면 된다는 시엄니말씀..솔직히 짜증났지요.
토욜에 전화해서 오늘은 못간다 낼가겠다 하니까
모이면 설겆이할것도 많고..집에있음 편하지..내일도 오지마..하며 전화기 부서지게 끊기도 하시지요.


시엄니 항상 애비성격 니가 모르냐..
뭐든지 하자는 대로 하고
잘못했다고 하고
여자가 살살거리면서 잘해야한다..
집나가면 더 나쁜놈 만난다..뭐 항상 그러시죠.
여자가 참고 살라고..


요즘 시아버지께서 일처리중에 남편의 뜻에 어긋난게 있었어요.
그냥 시키는 대로 하시면 되는일인데 아버님 맘에 안내켜서 모른다모른다 하다가
아버님이 잠시 전화를 안받으셨는데
그일로 남편이 3주째 주말에 안오고 있어요.


완전 소중한 큰아들이 부모맘 상하는거 몰라주고
그런다고 어머님이 한숨이 땅이 꺼지시네요.
죽도록 고생해서 키웠는데 내가 잘못키웠다고 하시네요.
부모죽으면 후회도 안할거라고..그런 자식이라고..
제가 평소에 애비가 부모님걱정많이한다고 해도..
(주말부부 토일을 부모님과 보낸다면 ,
결혼후 가방, 코트, 골프채, 자동차..이런 것사드렸으니 돈도 아끼지 않는편)
걱정도 안할 놈이라고..한탄을 하십니다.
다키워놨으니 맘대로 살라고..
아들자식 다키웠으니 어차피 좀있으면 품안을 떠날거 아니겠냐고..

저..속으로 .
잘못키우신거 맞는데요..했어요.
남편은 저렇게 삐쳤다 또 돌아올거고 부모자식간의 정이야 남겠지만
남편은 저한테는 더 모질게 했거든요. 부부야 돌아서면 남인데도.
만삭에..산후조리할때 내가 피눈물 흘린거 어머님이 아실런지.

아들자식 낼모레 40인데 당췌 언제까지 키워서 품안에서 떠나보네시겠다는 건지
(아버님은 가부장적이라치고 어머님은 아들 플러스 애인, 삶의 전부인것같아요.
---저는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하면서 이해해드리는 편이긴한데..
오죽하면 두째아들이 큰아들만 좋아하다 잘됐다고 농담하겠어요.)

아버님어머님이 집안의 막내인데
항상 큰아들이 잘해야한다고 강조하시면서
늘상 큰집 어른들을 욕하셨어요.결혼하니 아예 연을 끊었더군요.
제가 결혼하고도 늘..그어른들 흉을 보시면서 맏며느리가 통크게 잘해야한다고..
제 남편이 그래서 오늘날  장남 컴플렉스로 이사단이 난거지 싶거든요.


물론 남편은 또 다시 좀있으면 하하호호하면서 돌아올겁니다.
어머님의 사랑스러운 아들로.
그래서 전 별로 걱정안해요.
남편없이 시댁 다니는것도 이골이 났구요.

그냥 며느리들만 조용히 따르기만하면
자기들끼리 찰지게 뭉쳐서
저녁마다 하하호호하던 독불장군 이집안 사람들이
잠깐 기죽어 있으니까
전 탁 업드려 있으면서 속으로 좀 재밌네요.

어머님은 결국 니가 남편을 구슬러
어른들에게 잘하라고 하면
남편이 내마누라가 효부다생각하고 좋아할거다..로 끝나셨는데요.
전 알아요.
남편한테 아버님 이해하라고 하면 마누라가 남편편을 안들고 누구편을 들꺼냐면서
3개월 집에 안올지도 모른다는걸.
나중에야 저를 인정해줄지 몰라도
지금 폭풍속에 뛰어들지않고 중간만 갈래요.


이런글 유치하고 올리면 안될글 맞는데요
저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하고 싶네요.


저 지*맞은 남편성격 참아가면서
무덤덤한 주말부부생활 잘하고 있구요.
이제 주말에 시댁가는거 완전 쿨하게 받아들였구요.
행사마다 상차리고..때되면 챙길거 다챙기고..
겉으로는 나쁜 며느리 아니에요.
그렇다고요.^^;

IP : 115.86.xxx.1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3.24 9:52 PM (14.52.xxx.167)

    원글님 마음 이해가 가요. 이런 감정들, 여기에라도 안 털어놓으면 속 터져서 어떻게 삽니까?
    평소에 원글님께 잘하던 남편도 아니었고 배려해주던 시댁도 아니었는데

    평범하고 무난한 상황에 배려만 받고살다가 갑자기 그러시 못된 며늘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인간인 이상 이런 마음 드는 거 당연합니다.

  • 2. 에휴!!!
    '11.3.24 9:53 PM (211.41.xxx.129)

    그동안 속이 많이 상하셨나봐요?
    앞으로도 어차피 이혼안하고 사실양이면 지혜롭게 사세요
    토닥토닥

  • 3. 고소고소
    '11.3.24 10:02 PM (115.86.xxx.17)

    생각해보니 잘못한게 하나 더있네요..

    남편이 늘 사실은 아버님보다 시어머니가 성격이 더 험하다고..했거든요.
    동네싸움 이런거 나면 아버님은 시시비비따지고 곧이곧대로만 군다면
    어머님은 욕도하고 주먹도 나가는 스타일이라고.
    (물론 막되먹은 분들은 아니십니다. 고집쟁이들이시지만)

    어머님이 욱하면 막말좀 하시는 편인데(며느리들에게 전화해서)
    본인은 시아버지 고집에 참고만 살았다고 생각하시는것 같아서
    (지고지순 청순가련형이 아니라 여장부 스타일이심.)
    어느날은 웃으면서 여자끼리 있는 자리에서
    시아버님 흉을 많이 보시길래(고정레파토리)
    저도 웃으면서..아범이 실은 어머님이 성격더하다고 하시던데요..했어요.
    어머님 속으로 꽁하셨지요.그주 토일을..

    저 좀 악취미인가봐요.^^;

  • 4. .
    '11.3.24 10:04 PM (14.52.xxx.167)

    사람이 그 정도도 생각 안하고 어찌 삽니까?
    여기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아는 심리치료사가, 며느리들이 다 공통적으로 하는 생각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냥 속으로 고소해만 하세요. 나쁜 사람 안됩니다. 또 좀 되면 어떤가요. 내 정신건강엔 이롭습니다.

  • 5. ...
    '11.3.24 10:51 PM (118.36.xxx.195)

    읽는 저도 고소하네요 ^^
    원글님 참 대단하세요. 그 시댁 견디고 사시면서도
    유머 감각 잃지 않으시는거 보면 ^^
    화이팅입니다!

  • 6. 그러네여
    '11.3.24 11:31 PM (220.86.xxx.233)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는 분이네요. 오죽하면 원글님이 그러시겠어요.
    다 이해가 갑니다. 화이팅!!!

  • 7. 원글
    '11.3.24 11:44 PM (115.86.xxx.17)

    고된 시집살이라니..좀 그렇구요.
    딱히 일은 안시키는데
    아들이 주말에 집에오면 하하호호하는게 좋으신가봐요.
    자기들 식성에 맞춰, 자기들 고향이야기 하며 형제들이 오손도손..지난이야기.
    주말부부라는건 완전 무신경하실수 있다는게 참 이상할뿐이에요.
    전 정말 무한도전과 일박이일이 너무 보고 싶을뿐..(그때 주방에 있어서리..)

    남편성격이 어려워서
    이젠 저도 딱히 단둘이 있고 싶지 않고
    저런 주말에 익숙해져버렸어요.
    남편오기전에 제가 시집에 갈 준비를 먼저해놓는다는.

    이러고나니..정말 왜사나 싶네용..^^;

  • 8. dma..
    '11.3.25 5:26 AM (63.224.xxx.52)

    시어머니에게 이렇게 말씀드리시면..
    "애비성격 모르세요.. 뭐든지 하자는 대로 하고 잘못했다고 하고 부모가 살살거리면서 잘해야해요. 참고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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