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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회사 그만두겠다고 얘기했어요 ^^;

야호 조회수 : 978
작성일 : 2011-03-23 22:51:05
어제 밤새 고민하고 오늘 아침 제가 팀장이라 저희 팀 직원에게 얘기하고
상사에게 그만두겠다고 얘기했어요...
서른 초반에 입사해서 거의 8년을 다녔고 미운정 고운정 쌓여서인지 말씀드리는데 눈물이 나네요..
싫어라 싫어라 했어도 정이 꽤 들었나봅니다.
업무 특성상 야근에.. 밤샘에.. 힘들기도 했었는데
언제 그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흩어진 생각들을 정리해서 말하고 나니 후련하긴 하다만...
기분이 좀 그래요..^^;
이 회사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아이 가지고도 새벽까지 일하고..
나름 후회없이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요..
내 회사다..생각하고 늘 즐겁게 다녔거든요..

아이때문도 아닌, 많은 업무가 부담스런것도 아니었는데...
그저 어느 사람과의 감정으로 인해 그만두게 되니 좀 아쉽긴 합니다
(업무상의 일로 제가 좀 뒤집어 쓴 경우가 있었거든요...)
좀 쉬었다가 날씨 좋아지면
제 아들 돌보느라 고생한 친정엄마랑 아들데리고 언니들이랑 놀러갈라구요..
남편한테는 두어달 뒤에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걍 오늘 질렀고 아직 말 안했어요..머 어쩌겠어요..ㅋ

며칠안으로 사장님 귀에 들어가면 절 부르실텐데..
그게 젤 두려워요..혼날까봐..ㅋㅋ
사표 반려나 휴가 등 생각해보란 말씀은 거절하겠다고 했어요..
잘했나요? ㅋ(쎈척은..ㅋ)

머 어찌보면 잘됐다고 생각할수도 있는거고..

늘 아침마다 제 숙명처럼 신나게 들락거리던 그곳을 이제 얼마후면 나랑 상관없는 곳이 되겠다 생각하니
가슴이 아리네요...
정년퇴임 하시는 분들 마음이 헤아려 져요..,ㅡㅡ
직원들과 재잘재잘 떠들 수 없는것도 아쉽고
나이 많아도 어려워 않고 편하게 대해준 저희 직원들이 새삼 고맙고 사랑스럽네요...

후임자 올때까지 마무리 잘 하고 나갈생각인데
아웅.. 낼부터 나가기 싫어져요.
오늘 아침 출근길엔 다들 출근하는 모습들이 아름답던데..
회사 그만두고 그들을 부러워하는 제가 될까요?

대학 졸업후 25살부터 지금까지 회사 이직 기간 중 15일 쉰거 외에는 저 하루도 안쉬고 회사 다녔거든요..
그래서인지 아닌척 해도 불안하고 먼가 기분이 이상한가 봐요..

회사의 익숙하던 모든것들이
새삼 새롭고 소중하게 보여요..
남은 기간.. 눈에 하나하나 콕콕 박아두고
직원들도 한명한명 쓰다듬어 주면서
잘 정리해볼라구요~

이직이 많은 곳인데도 제가 회사에서 꽤 오랜 다닌 편이라
아마 알게되면 다들 깜놀하거예요.^^

퇴사하는 날은 모두 모여서 한마디씩 하는데
저 울까봐 걱정되요..

그냥 심란한 저녁,,
알수없는 제 마음의 넋두리였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IP : 116.44.xxx.9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n
    '11.3.23 10:59 PM (112.223.xxx.70)

    글 보니 아직 회사에 애정 많은데..
    다시 생각해보라 한다면 ...별로죠??

    잘하셨어요!!!!!!
    나들이도 가고 아이랑도 놀고...야호!!!!!

  • 2.
    '11.3.24 7:41 AM (220.85.xxx.202)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저도 아들 둘 두고 맞벌이 하는 맘 인데요..
    저도 님 처럼 대학 졸업하고 계속 일을 해왔네요. 저도 직장생활 오래 하다보니 업무로 힘든 점 보다는 주변 사람 인간 관계나, 특히 님처럼 업무에 본인 잘못이 아닌데도 윗사람이라는 이유로 독박 쓰는경우.. (저도 짐 그상황이라. ㅡ..ㅡ) 많이 힘들지요.. 내가 잘못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저도 결혼하고 임신해서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겠다 팀장 면담을 총 3번 ㅋㅋ 했는데
    만류해서 이렇게 또 다니고 있네요.
    님은 회사에 대한 애정은 있는것 같은데,, 전 그런 애정 마저도 식어버려 바로 뒤돌아 서서 문차고 나올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제 자신이 작아지네요.

    전 우리 부서가 올해 말 지방으로 내려가야 해서, 그땐 퇴사 할 예정입니다.
    저도 그때는 우리 두 아들 돌보느라 힘드셨던 친정 엄마 모시고 여행을 꼭 가야 겠어요. .

    이젠 집안 살림은 운영한다 생각하시고 기분좋은 마음으로 화이팅 하시길.. ~

  • 3. ..
    '11.3.24 10:09 AM (222.121.xxx.206)

    수고 많으셨어요.. 아이까지 낳고 다니시느라..
    지금은 지긋지긋해서, 야호 소리가 나도.. 그래도 조금만 쉬시고 다시 취업하세요..
    연배가 비슷한거 같아서요..
    전 전업이지만.. 지내고 보니.. 자격지심일수도 있지만.. 전업맘이 느끼는 기분나쁜? 서운한.. 뭐 그런 시선들이 있어요..
    그래서 전 주위에서 그만두고 싶다는 사람 있으면 정말 도시락 싸들고 말려요..ㅎㅎㅎ
    능력 있으신 분 같으니.. 그동안 미루어두신 시간들 가족과 많이 누리시고.. 다시 일터로 ...^^

  • 4. 야호
    '11.3.24 10:09 AM (58.230.xxx.175)

    ㅁ님...어쩜 지금 제 상황을 딱 알아맞추시나요..ㅋㅋ 저 완전 독박..애들이 놀렸어요..독박인생이라고...누군가라도 이해해주시니 모르는 분이어도 감사해요..
    전 좀 쉬고 또 일을 할까 해요..놀진 못하겠어요...우리모두 직장다니는 엄마들 화이팅이요^^

  • 5. ...
    '11.3.24 10:57 AM (125.128.xxx.115)

    1년 놀면 질린다고 해서 지금까지(40) 회사 다니고 있어요. 요샌 돈이 없어 그만두지도 못하고....ㅠㅠ 정년퇴직하는 날 크루즈 여행 갈 생각으로 다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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