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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말하는 엄마를 대하는 방법

학부모총회에서... 조회수 : 3,050
작성일 : 2011-03-23 17:52:31
일을 하고 있지만 비교적 조정이 가능한 직업이라
가능한 1년에 2번 (총회, 공개수업의 날) 정도는 아이들 학교에
시간을 내서 갑니다.

오늘도 학교에 갔지요.
둘째녀석 담임 선생님께서 마침 첫째녀석 담임을 하셨던 분이라
편하게 눈인사를 하고 앉아 있었어요.

여러가지 설명과 어머니회 위원을 뽑고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마침 제가 앞자리이고 편해서인지
둘째 아이 이야기를 몇 마디 하시더군요.
칭찬은 아니고 " 아이가 책을 많이 좋아하는데 쉬는 시간에 책에 빠지다 보면
다음 시간 준비를 위해서 선생님께서 이름을 불러주셔샤 정신을 차린다. 그렇지만 괜찮다. 조금 기다려주고 한번 더 이름을 불러주시겠다"
그리고 "급식을 힘들어하는데...(편식을 좀 하거든요.) 그래도 자꾸 먹여보도록 하시겠다"

여러 엄마들 있는데서 이야기를 했고
저는 웃으면서 부끄럽지만 고맙다고 했지요.
이때까지는 좋았어요. ^^

그때 마침 어린이집 다닐 때 알고 있었던 엄마가 들어 왔어요.
오랫만에 만났고 같은 반인 줄 몰랐는데 알게 되어
반갑게 인사를 했지요.

근데 이 엄마가 아주 씩씩하게 선생님께 자신의 아이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큰 목소리로...)
거기까지는 좋았어요. 당당하게 자기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요구하는 것은 나쁘지 않더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를 보더니 다른 사람들 다 들리게
"오랫만에 봤는데 왜 이리 흰머리가 많아졌어요?" 이러는 거예요.
저는 첫째가 중2이고 이 엄마는 이제 첫째가 초4거든요.
부끄러웠지만 웃으면서 " 제 나이가 얼만데요..."
그런데 거기다가 " 이제 다 끝났어요? 전임 되셔야지요?" 하는거예요.
저 아이들 키우면서 박사공부해서 몇 년전에 끝났고 지금 강의하고 대학연구원이예요.
저도 빨리 전임하고 싶지요....
제 표정이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을꺼예요.
자격지심이겠지만 당황스러웠어요.

거의 5년도 넘게 안보던 사람이 제 일을 다 기억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너무 거침없이 상대방에게 말하는 것이
대응하기가 어려웠어요.

공부하느라 세상물정 모르고 어리버리지만
나이가 마흔이나 되었는데
이런 경우에 이렇게 당황하는 것은
아직도 멀었다는 이야기인가봐요...

날씨도 쌀쌀한데 반휴내서 학교에 갔다 와서 인지
열이 오르는 것이 감기기운인가봐요.

그냥 주저리주저리 썼습니다.


IP : 61.100.xxx.46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순이엄마
    '11.3.23 5:58 PM (112.164.xxx.46)

    부러워서 배가 아팠다에 한표 ^^ 힘내세요. 늦으면 어때요. 전임 안되면 어때요.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사는 원글님이 멋쟁이~

  • 2. 무식이
    '11.3.23 5:59 PM (180.230.xxx.93)

    빵구난 아짐을 만나셨네요...진짜..
    토닥~토닥~
    그래도 남들이 부러워할 스펙이시네요.
    거기계신분들 님 흉 안봐요..그 모양빠지는 엄마 폄하하지요.

  • 3. wntlr
    '11.3.23 5:59 PM (124.49.xxx.74)

    님 세상엔 별 사람이 많습니다.(토닥토닥) 그래도 제 나이가 얼마인데요 등의 바른 대처를하셨네요 ^^ 저는 저에 대해 암것도 모르는 엄마가 (저도 나이 많아요 늦게 아이 낳아서 유치원생인데 전 마흔 훌쩍 넘었어요) 저한테 아줌마들 다 있는데서 누구 엄마 이렇게 부르면서 선돌이(울애)
    영유 보내셨다면서요? 영어 엄마가 잘해야 한다는데 얼마나 스트레스 받으실까요? 이러더군요
    저 대학에서 영어 가르쳤었거든요(저도 전임 아니었음 ㅎ) 그 엄마가 물론 저 영어 전공했거나 제 일 몰라서 그랬겠지만 동네 아줌마가 동네 아줌마들 앞에서 우리애 영유 보낸거 크게 말하며 저를 무시하듯 말해서 부끄럽더라구요 지금도 그 아줌마 같은 아파트라 보면 인사하지만
    여전히 저보고 영유 어떻게 보내냐고 걱정하지만 그냥 냅둡니다. 속으로 그런거 걱정안하는 난 너보다 잘났어
    이럼서 위로합니다 ㅜㅜ

  • 4. 머리야.....
    '11.3.23 6:02 PM (114.207.xxx.160)

    본인이 뒤끝없는 줄 알아요. 그사람 스스로가 자아상을
    사려깊은 쪽으로 바꾸지 않는한, 말대꾸로 이기긴 힘들듯.

  • 5. wntlr
    '11.3.23 6:02 PM (124.49.xxx.74)

    저는 님처럼 웃으며 말도 못했어요 그냥 영유 어떻게 보낼꺼냐 엄마들이 영어를 잘해야 할텐데 스트레스 받겠다 하길래 웃고 넘겨 버렸는데 지금도 그러네요 그 아줌 ㅎㅎㅎㅎ
    분하단 생각보단 참 제가 대처를 못한다는 바보 같단 생각땜에 슬퍼요

  • 6. 밉상
    '11.3.23 6:04 PM (119.71.xxx.4)

    "오랫만에 봤는데 왜 이리 흰머리가 많아졌어요?"
    선생님 앞에서 할말은 아닌듯!
    담에 다른데서 보더라도 아는체 하지말것!!!

  • 7. 장미향기
    '11.3.23 6:08 PM (175.210.xxx.126)

    난 그래서 학부모 총회 안간다. 마치 선생님한테 혼 나러 가는 것 같다 선생님은 단점 없는 것처럼 엄마들이 매 맞으러 가는 것 같다....운영 실태나...사실 갈 필요도 없다.
    무식한 엄마 꼭있다. 자기가 어려 보인다고....지금도 그리 생각 하는지 참..나..
    날 보며 딱 자기하고 동갑 같아 보인다고 내가 보기엔 6살 정도 더 보이던데 파마는 옛날 엄마 파마처럼 짧게 꼬불 꼬불 기미는 좀 가리고 오지....

  • 8. 치사하지만
    '11.3.23 6:11 PM (210.111.xxx.34)

    그 엄마 다시 만나면
    꼭 이렇게 말해주세요 큰목소리로
    근데 누구 엄마 무슨 일있었어요
    몇년사이에 얼굴이 너무 안됐다 얼굴이 너무 망가졌어 기타등등
    공격하셔야죠 하지만 원글님 얼굴은 절대로 안됐고 정말이지 불쌍해하는 표정으로요
    혹시 어려운일있음 말해요

  • 9. ㅎㅎ
    '11.3.23 6:12 PM (175.195.xxx.77)

    가능한 총회는 가시는게 좋겠더군요.
    선생님 말씀이 그래도 총회 오시는분들 아이들은 별말썽 안부린다.
    총회에 오시는 분들은 그래도 아이들한테 신경을 쓰시는 분들이다..
    대부분 보면 말썽 피우는 아이들 부모들은 학교 잘 안오신다...고 하시더군요..ㅎㅎ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고..이유있어 못가는 부모도 물론 있겠지만..
    선생님들 생각이 전반적으로 그러신것 같아요..

    그리고 원글님 너무 속상해 하지 마세요..
    그 엄마가 너무 무식하게 나왔네요...정말 보면 상식밖의 엄마들 반에 1-2명은 꼭 있어요..

  • 10. 맘 푸세요..
    '11.3.23 6:12 PM (58.226.xxx.35)

    그런 매너없는 사람은 피하는게 상책이지만..가끔 아무리 조심해도 똥도 밟게 되고 그런것 처럼 사람 많은곳에 가면 황당한 봉변도 당하고 그러더라구요..부러웠나 보네요 자기 바보 되는것도 모르고 푼수데기짓 하는것 보니..

  • 11. 이거 어때요 ?
    '11.3.23 6:13 PM (114.207.xxx.160)

    눈 똑바로 뜨고

    " 근데 저 아세요 ? "

  • 12. ㅎㅎ
    '11.3.23 6:13 PM (175.195.xxx.77)

    다음에 혹 또 무슨말을 하면 누구신데 저한테 그런말씀을 하세요? 라고 하세요..^^

  • 13. 순이엄마
    '11.3.23 6:16 PM (112.164.xxx.46)

    wntlr 제 전공인데 뭘요^^ 하면서 웃어주시지 에구...

  • 14. ...
    '11.3.23 6:25 PM (119.149.xxx.229)

    걱정마세요....그 정도 몰상식은 옆에 있는 다른 엄마들도 느낀답니다.
    원글님느끼신 그 느낌 그대로 옆에도 전달됐을테니 부끄러워하실 필요는 없구요...

    다만 다음에도 그러면 한번은 일침을 가해주세요...
    안그러면 계속 그러고 다니더라구요...그런 성향의 엄마는 눈치까지 없어서...

  • 15. .
    '11.3.23 6:26 PM (182.211.xxx.196)

    마흔에 중2 큰아이....부러워요.

  • 16. ..
    '11.3.23 6:41 PM (112.201.xxx.124)

    마흔에 초2둔 저도 부럽습니다.
    둘째는 어떻구요. 이제 돌 됐네요.

  • 17. 그러게요
    '11.3.23 6:42 PM (218.153.xxx.203)

    다른 엄마들도 다들 느꼈을거예요 그엄마의 무식함과 경솔함을요
    그나저나 저도 참 망설이다가 총회오늘 다녀왔는데 잘 다녀온것 같아요 두아이 선생님들도
    너무 좋구요 이제 안심이 되요 그래도 이것저것 신경을 썼더니 두통이 심하네요 지금

  • 18. ..
    '11.3.23 8:27 PM (121.124.xxx.181)

    그 엄마가 님을 알고 지낸다는 것에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는 거 같은데요.
    님에게 오히려 전임 언제하냐 이런식의 말을 함으로써 님의 지위를 이용해서
    자신도 이런 사람 사귀고 있다라는 일종의 과시인거 같은데요.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음해요. 여자들 은근히 그런 사람있습니다. 내가 누구누구와 알고 지낸다. 나 이런사람이야하는 사람들 간혹 있습니다. 그 엄마가 큰소리로 말하는것을 봐서 좀 그런 타입 같습니다. 오히려 우쭐하셔도 될꺼 같아요.

  • 19. 딴 소리지만
    '11.3.24 6:44 AM (108.14.xxx.205)

    마흔에 흰머리 있는거 제 나이가 얼만데요 하실 일 아니에요! ^^
    제 언니라면 전 당장 염색시켜 줄 것 같아요. 5년만에 만났는데 그랬다면 5년 전엔 그렇지 않았다는 말이고 35에 흰머리 많지 않았으면 머리가 특별히 빨리 희어지는 상황 아니라고 할 때! 살살 염색 하세요.
    훨씬 활기 있어 보이실 거고 아이도 어린데 젊게 하시면 좋잖아요!
    전 29살부터 흰머리 나기 시작한 38살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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