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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아파트 라인 청소하면 안된다

아파트 조회수 : 830
작성일 : 2011-03-23 07:12:44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어제겪은 황당한 일 때문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 어제 라인 청소 아주머니가 새로 오셨더라구요.
장애인인듯 했습니다. 걷는 것도 좀 이상하고, 눈동자도, 뭐 근데 같이 엘레베이터 탔는데 저랑 의사소통도 되고... 그래서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하고 내렸었습니다.  그게 그저께네요.

어제 애기 델러 간다고 급하게 나가는데, 우리 라인앞에 청소아줌마들이 죄다 모여있고, 아저씨 한 분도 청소 하고 있더라구요. 그중 친한 청소 이모님 한분이 그러네요. 뭔일인지 아냐면서...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새로오신 라인 청소이모님이 장애인이라서 관리사무실에 빗발치는 항의 전화가 왔답니다. 그래서 그만두게 됐다고, 남편되시는 분이 오셔서 아줌마가 맡은 라인  쇠심(계단) 다 닦으시면서 앞으로도 부족하면 자기가 와서 돕겠다고 사정했다는데 거절 당하셨다네요. 그래서 무마 할려고 관리소장님이 아줌마들 우리쪽으로 다 보내서 청소 시키셨다고...

온지 하루만에 라인청소를 도대체 얼마나 해야하나요? 정말 청소가 부족했을까요?

아님 장애인은 청소하면 안되나요?

너무 기가 막혀서 잘 알지도 못하는 분때문에 이렇게 억울한 맘이 들기는 참.... 너무 가슴이 아프고 먹먹했습니다.

아이찾고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그분을 만났었습니다.
힘내시라고 손을 덥석 잡았더랬습니다. 그런사람만 있는건 아니라고 절대 기 죽지 말고 사셨으면 좋겠다고 감히 나이도 어리면서 ... 그분도 울먹이고 저도 울먹이면서...  교통사고 당하셨대요. 이제 운동도 해야하고 해서 열심히 할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 꼬리를 흘리시네요.



제가 아는 정상적인 분도 라인청소 그렇게 열심히는 안했습니다. 그 분한테 대놓고 말했습니다. 이모도 아주 열심히 하지는 않지 않냐고 꼭 그렇게 장애인이 못할 일이냐고... 멀쩡한 이모도 무안한지 웃으면서 그래 나 열심히는 안하지.... (그 분도 남편이 없으십니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 라인에서 청소 감독하고 못살게 하는 주민이 있어서 그만 두신다고) 세상에 정말 열심히 해야 할 일도 있지만, 둥그렇게 해야 하는 일도 있지 않나요?

제가 관리소에 전화를 안해서 그러나요? 저처럼 그냥 청소하게 두셔도 된다고, 라인을 뭐 엄청나게 광내야 하는것도 아니고, 우리 라인 애들이 많이 다녀서 아줌마들도 기피하는데 와 주신것만도 감사하다고 저 같은 사람도 있다고 전화를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 용기없는 저를 탓하며 밤에 잠을 설쳤습니다. 저 아니라도 얼마나 머리 아프실까? 이런생각들 하면서요.

세상이 왜 이렇게 각박할까요? 아님 제가 모르는 중요한 결격사유가 있을까요?
정작 감시해야 할 도둑놈들(?) 정신적 장애놈(?)들이 널린 우리나라에 왜 그 아줌마한테 돌팔매질일까요?

지금 아이키우면서 집에 있어 제가 위축되어 그런가요? 왜 그렇게 바늘 세우고 자기 이웃을 찔러들 대는지....

도대체 이 일이 잊혀지지가 않을거 같아서... 여기다 하소연이나 남겨봅니다.

82쿡님들이라도 보듬어 주면서 사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IP : 125.181.xxx.6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투명블루
    '11.3.23 7:15 AM (118.41.xxx.100)

    참 세상에 별난 여자들도 많네....아휴...

  • 2. ...
    '11.3.23 7:22 AM (210.121.xxx.149)

    제목보고 장애인에겐 아파트 청소가 위험하고 힘든 일이니 시키지 말자는 얘기일줄 알았네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특별한 사람이 아닌 그냥 우리랑 같은 사람으로 취급했으면 좋겠어요..
    장애인이 집에만 있지말고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난 번에 명동에서 실험 카메라를 했는데 장애인이 옷을 사러 들어가자 매장 직원이 쫓아내더라구요.. 몸만 불편하지 20대 여자들이었는데 말이예요..(물론 연기자가 장애인으로 연기하고 들어간거긴 하지만요)..
    제 남편이 저러면 안되는거지만 저 매장 직원의 맘은 이해한다 그래서 부부싸움 날 뻔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 해서 그렇대요.. 그래서 왜 옆사람들이 불편하냐.. 장앤인이 자기 몸을 못 가눠서 옆 사람을 때리길하냐.. 욕을 하냐.. 바닥에 똥을 싸냐.. 하다가.. 남편이 자긴 아니고 사회가 그렇다는건 얘기하는거라고 해서 지나가긴했는데..
    정말 그걸 보고는 어찌나 화가나던지요..

    원글님 라인은 아무도 항의전화 안 넣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번에 법이 바뀌어서 장애인 고용 의무가 더 많아진다는 뉴스를 봤어요.. 원래 50인이상에 의무고용이었는데 그게 20인으로 바뀌었다나 하더라구요..

    십여년전 장애인 봉사동아리 활동을 잠깐 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장애인에게 저러는건 너무 화가나요..

  • 3. 어휴
    '11.3.23 8:21 AM (183.98.xxx.190)

    저러는 본인들은 평생 장애인은 자기랑 상관없는 줄 알겠지요?
    갑작스런 사고나 병 때문에 장애인 되는 거 남의 일 아닌데 사람 참 못됐네요.

  • 4. ....,
    '11.3.23 8:27 AM (218.50.xxx.242)

    교통사고든 일상사에서 장애인되는거 순식간인데 자기들은 그럴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오만인게지요

  • 5. ,
    '11.3.23 8:40 AM (58.79.xxx.4)

    장애인에 너무나 야만적으로 대하는 사회입니다.
    제가 어려서부터 이상하게도 심각한 화상에 감정 이입을 많이 하는 편인데,
    어느 날 티브이에서 본 화면이 잊혀지지 않네요.
    미국에서는 화상으로 얼굴이며 몸이 많이 훼손된 아이과
    그렇지 않은 아이가
    함께 공부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포옹하고 얼굴 맞대고...
    모든 미국인이 다 그렇진 않다 하여도
    그런 문화가 참 부럽습니다.

  • 6. &
    '11.3.23 8:55 AM (218.55.xxx.198)

    우리중에 어느누구도 장애인이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 없어요...
    장애인이기에 소중한 직장이고 일자리라서 일반인보다 더 노력하고 잘 하려고 얼마나
    애쓰겠어요..? 참... 인정머리 없고 독한 사람들이 많네요...
    그런 사람들도 끔찍히 애지중지하는 자식이 있겠지요?
    자기 자식이 장애인이 되어 피눈물을 흘려봐야 그때나 알려나....
    원치 않은 장소에 있다 날벼락맞아 장애인되는 경우도 얼마나 흔한데..원....
    제가 다 부르르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 7.
    '11.3.23 9:50 AM (58.237.xxx.106)

    라인 아줌마들 어이없음. 윤리 시간에 뭐했노.

  • 8. 원글
    '11.3.23 3:14 PM (125.181.xxx.64)

    아침에 쓴글인데 한 참 찾았습니다.정말 82쿡 많이들 하십니다. 몇 안되는 댓글이지만, 아직은 제 생각이 그르지 않다고 해 주셔서 너무 다행입니다. 워낙 다양한 가치관이 있는 사회라 한분이라도 당연하다는 분이 있었으면 기죽었을 겁니다. 다들 힘내시고 저도 다음에는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용기내겠습니다

  • 9. ..
    '11.3.23 10:05 PM (119.203.xxx.12)

    맘아프네요 그아주머니도 어느누군가의 엄마며 딸이며 아내일텐데...
    조금만 더 열린마음의 눈으로 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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