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중요한 수술을 앞두고 우울한 마음은 당연한 걸까요?

인생이 뭔지 조회수 : 971
작성일 : 2011-03-22 21:38:20
희귀병까진 아니지만 제 나이에 좀처럼 볼 수 없는 드문 케이스의 병입니다.
특이체질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네요. 수술을 한다 할 지라도 정상으로 살기는 어렵습니다.
5년 전에 처음 수술을 했고 2년 전에 재발을 했어요. 당장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니라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버티고 살았는데 이젠 더 질질 끌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네요.

첫 수술때도 남보다 수술시간도 배로 걸리고 열어보니 의사 생활 중에 가장 어려운 수술이었다...라고
회진때 그러시더라구요. 열어보니 하도 참혹해서 다시 닫아야 하나...고민했었다는...(듣고 충격받았죠)
평생 피가 모자랄 일이 없었는데 출혈이 하도 심해서 수혈도 받았었어요.
마취도 한참 만에 깨고 회복이 안되어서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었지요.

퇴원하고도 한동안 사람 구실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재수술도 미루고 또 미룬 거죠.
빠르면 보름 안에 수술을 할 것 같은데...과연 살아서 걸어나올 수 있을지 겁이 납니다.
첫수술한 병원은 아니고 다른 병원인데...아직 갈등도 생기구요. 다시 첫 병원, 그 의사샘에게
가야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이 병때문에 우울증이 생겼는데 완치 되서 살만 하니 재발되고
또 그러네요. 지금 갖고 있는 병이 재발되면 우울증이 더 깊어진다고 해야하나요.

이젠 남은 시간도 얼마 없어서 뭔가 정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불안한지 모르겠네요. 수술 받기 전에 우울해서 죽을 것 같아요.
아파서 자살하는 심정, 이해할 것 같아요. 겉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는 병이라서
누가 봐도 절 환자로 보는 사람은 없어요. 심지어 가족들도 눈치채지 못하죠.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종교에 매달리고 싶어도 믿음이 부족한 건지 잘 안되고
가족이고 친구고 자식이고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엔 소소한 가벼운 질문만 했었는데 제가 이런 글 올릴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왜 이런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건지...하늘이 원망스러운 건 억지일까요?
차라리 수술대 위에서 눈을 감았으면 하는 생각도 있어요. 너무 아픈 게 싫어서...
한참 건강하게 살아야 할 나이에 이게 뭔지 싶고...우울하고 그렇네요.

뭔가 마음 정리에 도움을 주실 댓글 부탁드립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
IP : 210.222.xxx.7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3.22 9:46 PM (121.132.xxx.99)

    제가 아는 분이..
    지금 현재 상태가 아주 많이 안좋으셔서 출혈도 계속되고 있고 엉덩이뼈도 내려앉고
    목에 구멍까지 뚫고 연명중이세요.
    그런데 매일 두 번씩 오는 아들 얼굴을 보면서 살아야 할 이유를 느끼신다고 하네요.
    말씀은 못하셔도 아드님이 그렇게 말하네요.
    얼마나 아프실까..나 같으면 죽고 싶을거 같은데 매일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살아있는게 감사하다고 느끼시는 그분에게서 생명의 위대함을 배웠습니다.
    원글님 힘내세요..왜 이런 아픔을 주시는지 신이 원망스러우시겠지만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기운내세요!!!별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합니다ㅜㅜ

  • 2. 반드시
    '11.3.22 9:47 PM (115.41.xxx.10)

    수술하고 완쾌되실거예요.
    무엇보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셔야 해요.
    낫기 위해 수술하는거니까, 꼭!!!!! 나을 거예요!!!

  • 3. 구체적인 병명과
    '11.3.22 9:47 PM (119.196.xxx.27)

    모든 과정을 이 글로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처음 수술한 그 병원이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특정 종교에 매달리기 보다 절대 권위를 가진 신에게 님을 의탁하며
    생명에 대한 강한 열망을 기원해 보세요.
    꼭 좋은 결과가 있으시기 바랍니다!!

  • 4. 빙고
    '11.3.22 9:48 PM (125.130.xxx.189)

    힘내세요!

  • 5. 지나가다가
    '11.3.22 10:00 PM (116.126.xxx.200)

    마음이 아프네요. 요즘 일본의 쓰나미에 순식간의 생명을 잃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사는게 참 덧없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도 육체적으론 모르겠으나 정신적으론 어렸을 때부터 외롭게 자라서 그런지

    항상 우울해요. ㅠㅠ 그렇지만 님 하루에 한순간은 기쁠 때가 있잖아요. 저는 좋은 음악을 들을 때 매우 배고픈차에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을 때 정말 어떤 세상사람도 부럽지 않거든요.

    님도 수술 잘 받으시면 내가 그전에 괜히 마음 많이 조렸구나 싶으실거에요.

    받고 나서 열심히 재활하면 금새 평온한 삶에다 행복함까지 더해지게 될 거에요

    님~~~ 힘내요!!

  • 6. 지나가다가
    '11.3.22 10:02 PM (116.126.xxx.200)

    조렸구나--> 졸였구나

  • 7. 당연하지요,
    '11.3.22 10:43 PM (14.52.xxx.162)

    그렇게 큰일을 앞두고 어떻게 안 우울할수가 있어요,
    저도 한동안 병원 다니다가 집에만 오면 집의 색깔과 냄새가 너무 편안해서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구요,
    원글님도 지겨운 병원생활 빨리 마치시고,,편안히 집으로 걸어들어오시면서 행복 느껴보세요,
    다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기운내세요 ^^

  • 8. ..^^
    '11.3.22 11:16 PM (124.49.xxx.214)

    힘들지 왜 안 힘들겠어요.. 그래도 기운내셔야지요.
    ^^....................
    기운내세요. 응원할께요. 힘 내세요 !!!!!!!!!!!

  • 9. ...
    '11.3.22 11:37 PM (58.233.xxx.89)

    저는 아주 큰 병은 아니지만 저 한테는 진행된상태라 오래 수술을 하고 저번주에 퇴원했어요
    수술전에는 저도 원글님 처럼 많이 많이 우울 했었네요 못깨어날까봐요
    아이들 한테도 화도 많이 내구요
    지금은 회복중이예요 건강해졌습니다
    신체 일부를 잃었지만요
    의사쌤을 믿으시고 마음 편안히 가져보세요
    힘내세요 화이팅입니다

  • 10. 저는
    '11.3.23 12:16 AM (211.41.xxx.38)

    조금 이해가 안돼는 부분이 왜 님이 환자인 줄 아무도 모르나요?
    아프고 고통스러우면 그대로 알리셔야죠
    그리고 님의 심정 충분히..이해가는데요
    역으로 생각해 보세요
    많이 아프고 고통스럽겠지만 수술 후 그리고 회복 기간만 이겨내면
    다시 삶을 살게 돼는 거라고
    얼마나 기쁜가요..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하루 아침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들..너무 허망하잖아요
    저는 카톨릭은 아니지만 님은 가까운 성당에서 신부님과 수녀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삶의 후원자를 만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가장 힘든 인간의 본능을 초월하신 분들이라서
    님 같은 상황에 계신 분과 정신적 교감이 될것 같기에 말씀드립니다
    초월,,이라는 것..받아 들이기 어렵지만 아주 힘들 땐 받아 들이면 많은 위안이 됩니다
    저는 님 같은 상황이 아니라 다른 상황인데요..
    제가 만약 제가 갖고 있는 이 어려움을 초월하지 못했다면
    전 아주 극단적인 행동을 했었을 거에요..
    두려워마시고..모두 하느님께 맡기면 마음이 편해지더 라구요..
    저는 모든 종교를 인정하는 아니,모든 종교의 진리를 인정하며 존중하는 사람인데요
    결국엔 인간 마음으로 안돼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너무 조바심 낼 필요도 없고..두려워 하지 말며..님도 마음 편하게 가지도록
    나의 영혼을 달래 줄 영혼의 친구를 만나시길 바래요
    이 세상에는 님 보다 더 절실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많답니다..
    힘내시구요..응원할게요

  • 11. 위로
    '11.3.23 12:27 AM (121.136.xxx.242)

    옆에 계시다면 가만히 꼭 안아드리고 싶어요. 원글님이 느끼시는 암담함.쓸쓸함.두려움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네요. 사실 저도 굴러다니는 종합병원 이랍니다. 몇번이나 수술을 하고 여기서 펑 저기서 펑 가슴을 즐이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함께 힘내서 살아요. 분명 수술도 잘 되고 필히 쾌차하시길 기도 드립니다_()()()_

  • 12. .
    '11.3.23 1:29 AM (221.158.xxx.244)

    댓글을 너무 열심히 생각하며 쓰다 사용권한이 없다고.. 뒤로가기 해도 제가 썼던 글이 안나와서 다시 글 쓸게요. 원글님 힘내세요.. 차동엽신부님 동영상 강의도 들어보고요.. 안철수교수님도 머릿속에 생각해보세요. 이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을 머릿속에 생각해 보면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아요. 서울대 전범석 교수님 관련 글도 찾아 보세요. 산에 올라가서 사고로 전신마비 되었는데 8개월간 열심히 노력해서 다시 예전처럼 진료 보신다고 하더라구요. 그 분 책이 나는 서있다 이고요 꼭 읽어 보세요. 어떤 병이든 인간의 의지로 많이 나아질거예요. 그리고 힘들면 여기에 글도 올리세요. 부족하게나마 원글님 글인거 알면 꼭 답장 드리도록 할께요.. 원글님 글 한줄한줄이 다 제가 느꼈던 감정과 너무 흡사해서 더 마음이 아팠어요. 힘내세요. 원글님과 저는 지금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시기 같아요.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의 시기요. 이 어려움이 지나가면 반드시 강해져 있을 거예요.. 그리고 너무 행복하다. 영화 뭐가 재미있냐 여행지 어디가 좋냐 하는 등의 일상의 소소한 일로 글을 올릴 날이 빨리 올 거예요.. 원글님 꼭 힘내세요...

  • 13. 걱정마세요
    '11.3.23 3:05 AM (209.119.xxx.134)

    가끔 제가 앞일을 쪼금 들여다 보는데요... 원글님 걱정 마시고 잘 다녀오세요.
    몇주후에 지금 그 자리에 다시 앉으셔서 다시 자판으로 여기에 글 쓰시고 계시네요. 표정도 훨씬 더 편안해 보이시구요.
    천만이나 되는 우리 82응원단이 있으니, 걱정 마시고 잘 치료받고 오세요.
    꼭 이자리로 다시 오시니, 염려 마시고요.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0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0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0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6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9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3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3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17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09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9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1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4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02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1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8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41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07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2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3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1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1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2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3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4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6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8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6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1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04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