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남편 있을 때 오시는 택배 아저씨,
웅진 코디네이터,
산발일 때 하필 오시는 가스 점검 아주머니,
갑자기 들이닥치시는 시어머니,
(과장 보태서 ^^)보다 100배는 더 긴장되고 무서운 만남 지도교수님과의 미팅이에요.
에휴, 나이는 먹어가고 일과 병행하랴 제 나름은 열심히 산다고 살고 있지만
그리고 요즘 박사 별 것 아니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학위를 받고 이런저런 학술 활동(?)을
하고 싶은 포부도 있구요.
그런데 지도교수님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내 모습이란ㅠㅠㅠㅠ
학부 석사 저의 어린 시절(?)부터 쭉 봐오셨던 분이라 저의 한계를 저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알고 계신 분이지요.
그래서인가 의지가 되면서도 늘 긴장되어요.
오늘도 썰렁한 글 2주전에 던져드리고 그거 가지고 이야기하려고 뵈었는데
역시나, 촌철살인 저의 한계를 콕콕 쫙쫙 짚어서 얘기해주시더라구요.
그런데 반박할 수 없어서 슬프고도 짜릿했다능~ (좀 변태같네요)
그러면서도 따스한 말씀과 징징대는 거에 위로도 잘 해주셨지요.
하이라이트는 아이 문제인데....
제가 이래저래 논문과 출산이 모두 걱정된다 했더니
애 낳는 게 더 중요한 거라고, 그건 때가 있는거고, 논문은 언제라도 쓸 수 있고
병행도 하면 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혹시 노력해도 안 되는 거면 더 늦기 전에 병원도 가보고 적극적으로 해
보라구요. (아, 제 지도교수님은 중년의 여자 선생님이세요)
갑자기 그 말씀하시는데 가슴이 뜨겁고 뭉클해지는게 맘이 확 편해지면서
뭐든지 다 열심히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거에요.
그게 공부를 대충해도 된다는 의미도 아니고 어쩌면 논문 닥달을 더 심하게 하시지 않을까 했는데,
늘 내 자신의 한계에 치를 떨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다보면 되겠지
아이도 맘 편히 가지고 있으면 때가 되어 나에게 오겠지 이런 마음
누가봐도 꼬장꼬장하고 그 앞에서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매서운 면도 있으신 분이고
젊을 땐 진짜 더 무서웠다고 회고하는 선배들도 많은데
진심을 담아 저렇게 말씀을 해주시니까 울컥했나봐요.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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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지도교수님 뵙고 나서 눈물이.....
폭풍눈물 조회수 : 1,340
작성일 : 2011-03-21 16:50:05
IP : 163.239.xxx.19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3.21 5:03 PM (116.37.xxx.209)원글님 복 있으시네요.^^
지도교수 잘 만나는게 정말 미래와 진로에 큰 결정타 아닌가 싶어요.
인품 별로에 학자로서의 품위도 지식인으로서의 양심도 없는 교수 만나서
계속 갈굼 당하다가 결국 학위 포기하고 나온 친구를 보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새옹지마가 되어서 다행이었지만요.^^
원글님도 힘내고 기운내셔서 더 좋은, 더 완성도 높은 논문 쓰셔서
학위 수여받으실때 스스로에게도 흡족한 졸업 되시길 바래요.^^2. ...
'11.3.21 5:12 PM (203.249.xxx.25)지나놓고 보니 이왕 학위를 할꺼면 한시라도 빨리,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빨리 논문써서 졸업하는 게 장땡^^;;이더군요. 너무 잘쓰려고 하시지 마시고 졸업에 의의를 두시면서 박차를 가하셔서 얼른 졸업하시길~
3. ㅣㅣㅣ
'11.3.21 5:16 PM (121.220.xxx.155)지도교수님 정말 좋으시네요 저는 제목보고 저처럼 호되신분 만나셔서 폭풍눈물 흘리셨다는줄 알고 토닥토닥 하려고 들어왔었거든요. 괜히 마음까지 따뜻해지네요. 제지도교수님은 백프로 논문이 먼저고 그다음에 출산계획하라고 하셨을분이거든요 저도참 폭풍눈물바람 많이 날렸었는데 ^^
4. 저도
'11.3.21 5:25 PM (211.187.xxx.71)뭉클하네요.
두 분 다 좋은 분들 같아요.
화이팅입니다.!!5. 그래도
'11.3.21 7:17 PM (210.90.xxx.75)정말 박사학위 받으실 생각이면 아이 낳기 전에 얼른 죽도록 노력해서 쓰시는 것이 나아요..
아이낳고 나면 정말 옴짝달싹못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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