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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 술판을 벌여보자고 했었는데...

요건또 조회수 : 1,657
작성일 : 2011-03-11 23:59:52
대외적으로는 일본의 상황이 심상치 않아 걱정스럽고, 게시판의 분위기도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지니, '술의 노래'를 부르며 알콩 달콩 노닥거리기에는 마음의 짐이 가볍지 않군요.
온 집안을 다 뒤져도 맥주 한 캔밖에 나오질 않아, 이걸로 입이나 축이다가 자러 가야겠습니다...

하루를 돌이켜보면,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생로병사의 질곡을 매매일 돌아보게되니, 이 한 잔의 술 말고 위안이 되는게 없다는게 더 더욱 가슴 아픕니다.

살면 살수록 '낙천적인 성향'과 '유머 감각'이 얼마나 큰 힘인지를 느낍니다.
우리 모두 대책없는 낙천성으로, 누군가는 죽어서 통곡하고, 누군가는 아파서 울부짖는 이 밤에도, 모두에게 단 10분이라고 평화로움이 깃들기를 같이 기원해 봅시다.
IP : 182.211.xxx.20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매리야~
    '11.3.12 12:02 AM (118.36.xxx.94)

    동감입니다.
    저도 오늘은 흥이 나질 않는군요.
    일본 지진뉴스를 봐도 침울하고,
    오늘 제 자존심을 크게 다치는 사건을 겪어서 그런가 저도 침울하고...
    사는 게 왜 이런가 싶다가도
    며칠 지나면 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지요.

    이웃나라 일본 사람들에게도 어서 빨리 평화가 오길.

  • 2. ...
    '11.3.12 12:03 AM (118.46.xxx.91)

    (아마도) 멀리서 맥주 한 캔 같이 하고 싶습니다.
    그냥 잠들기엔 너무 슬픈 밤입니다.
    내일부터는 날씨라도 포근해져서, 이재민들이 추위에라도 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3. 요건또
    '11.3.12 12:11 AM (182.211.xxx.203)

    매리야//
    자존심 다치는 일이 요즘은 거의 일상 다반사로 일어나는 듯 합니다. 원래 그러는게 정상인지, 아니면 요즘 더 심해진건지, 뭔가 사람들이 송곳 하나 가슴에 품고 다니다가 찌르는 사람들마냥 정말 사람 무시하고 드는데, 대책이 없습니다.
    매리야님의 자존심아, 어여 떨쳐 일어나거라~~~~

    ...//

    저는 종ㅇ일 뉴스를 못보다가 트렌치 코트나 하나 살까 하고 검색하다가 뉴스를 봤습니다. 뉴스만 보면 심난해서 요즘 뉴스를 잘 안 읽어보거든요. 텔레비젼이 없으니 속보에 느리기도 하구요.
    최소한 원전 사고라도 없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 4. 봄바리
    '11.3.12 12:12 AM (112.187.xxx.136)

    평범한 사람들이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때문에 맞이한 크나큰 비극 앞에서
    행여라도 비웃거나 냉소를 보내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 5. 봄바리
    '11.3.12 12:18 AM (112.187.xxx.136)

    묻어서, 깍뚜기님도 보고 싶네요.
    그냥 이 사람 저사람.. 내가 아는 사람 모두의 안부를 묻고 싶은 밤입니다.

  • 6.
    '11.3.12 12:19 AM (183.102.xxx.63)

    저도 오늘 저희 아이들과 티비를 보면서
    일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어요.

    사람이 나를 해치면 복수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자연이 하는 일에는 그저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리는 그만큼 작고, 적은 존재다.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집과 거리들이
    또 얼마나 단정하고 고운 모습이든지.. 그저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연이 하는 일,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
    인간들끼리의 묵힌 증오는 잠시 접어둬야 할 것같아요.

  • 7. 매리야~
    '11.3.12 12:21 AM (118.36.xxx.94)

    요건또/웬만한 태클에도 꿈쩍 안 하는 편인데...
    오늘 들은 몇 마디의 말은 제 가슴을 후벼파더군요.
    결국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 앞에 놓고 펑펑 울어버렸습니다.
    며칠 지나면 또 괜찮아지겠지만요.
    체력과 정신력 모두 완전무장하고 살아야하는 요즘입니다.
    누가 나를 해치기 전에 방어해야하는.

    봄바리/ 저도 깍뚜기님 보고 싶네요.
    평소 같으면 이 시간에 글 하나 올리곤 했었는데.

  • 8. 68날라리
    '11.3.12 12:25 AM (68.36.xxx.211)

    요건또님/ 오랫만입니다. 꼬맹이 중이염은 완치됐는지요? 고생하셨겠습니다.
    엄청난 지진이군요...평소엔 잊고 있던 자연의 힘 앞에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더 이상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매리야님/ 뭔 일로 마음을 다치셨는지....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뜹니다. 기분푸세요.

    봄바리님도 오랫만 인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요건또님이 68운동이라고 잘 쓰시니 제가 무슨 뭐같은 느낌을 줄까봐 운동꿘님들께 미안시럽어서 ;;;;)

  • 9. (주)유령
    '11.3.12 12:32 AM (121.132.xxx.75)

    생목숨이 끊기는 상황을 실시간,생방으로 보니, 실체를 감당을 못하겠습니다.
    참으로 마음 아픈 일입니다.
    남편 재우고 홀로 한잔중입니다.
    나이 들어가며, 감성이 풍부해지네요, 젊은 시절의 객기는 없서지고 그 자리,경험이란 감각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 10. 요건또
    '11.3.12 12:36 AM (182.211.xxx.203)

    봄바리//
    깍뚜기님은 일하시느라 늦게 오시지 않나요?

    네//
    말씀하신대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미운거지, 다른 일본 시민을 미워할 일은 아니지요.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일이 있고 같은 인류로서 느끼는 바가 또 있는거고...

    68날라리//

    울 집 꼬마는 그 중이염 이후에도 중이염을 한 번 더 겪엇고, 제가 무척 많이 아팠었습니다. 훌쩍..
    68운동 당시에 옆에서 거드는 수많은 날라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쿨럭.. 그런데, 그 날라리들이 주로 반나체로 활보를 했다는... 쿵!

  • 11. 요건또
    '11.3.12 12:38 AM (182.211.xxx.203)

    유령//
    저는 집에 텔레비젼이 없기도 하지만 있었어도 아마 실시간으로 보지는 못했을겁니다. 저는 뉴스 인터넷으로 딱 하나 봤습니다. 도저히 감당을 못할 듯 해서요...
    저번 쓰나미들이 생각나는군요. 그 때도 충격이 참 컸었는데...

  • 12. 쓸개코
    '11.3.12 12:38 AM (122.36.xxx.13)

    뉴스보기 전까진 지진이란 일본에 자주 있는 일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었어요.
    뉴스보고 정말 너무나 엄청나서 눈을 뗄수가 없더군요.

  • 13. 주말이라는거..
    '11.3.12 12:40 AM (218.50.xxx.182)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예비되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하림이라는 가수의 위로라는 노래를 멋드러지게 뽑아 들려주고싶다는..바로 제가~! 흠..
    매리야~님을 해칠 강심장은 엄떠요, 제법 사랑스럽고 제법 밝고 제법 긍정적인 분..
    (제법이 최상급의 훌륭하다는 표현인 울 조카를 제법 흉내내봤습니다..ㅎㅎ)

    딱히 할 말은 없는데 그렇다고 못 본 척도 못 하겠어서 변변찮은 마음, 두고갑니다.^^

  • 14. 국민학생
    '11.3.12 2:39 AM (218.144.xxx.104)

    매리야~님 기운내세요. 호프한잔 앞에서 저도 마이 목놓아 울었었는데.. 아시잖아요. 다 지나간다는 걸. 원글은 따로 있으되 뜬금없이 매리여~님 위로를 전하다가 또 무서운 소용돌이와 거대한 파도를 떠올리다.. 오락가락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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