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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아이 급식 도우미 갔어요

인내녀 조회수 : 2,047
작성일 : 2011-03-11 13:55:09
움하하 이런날이 내게 올 줄이야...
남편이 무척 보수적이고 게다가 능력도 별로 없어서 생계형 맞벌이로 산지 어언 12년 ㅠㅠ(눈물 촘 닦고)
당연 아이들 양육과 교육도 저의 몫에 집안 살림까지...
그런데 남편이 작년 부터 조금씩 바뀌고 있네요. 나이 먹는 징후 인가요??
이번 초등들어간 아들녀석 급식도우미 표를 냉장고에 붙여놓고 어찌가야하나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나가는 말로 막내 급식은 자기가 가겠다고..저 귀를 의심했잖아요
술김에 하는 소리겠지 했는데...
오호 정말 오늘 갔네요.
회사에서 짬 내는게 가능하긴 한 사람이긴 한데 그래도 애들 밥 퍼부주고 청소하고 게다가 선생님이 나이 많으신 여자 주임샘이라 상당히 깐깐하다고 소문난 사람인데 암튼 지금 잘 갔다왔다고 선생님과도 잠깐 이야기도 나눴다고 하네요.
주위 사람 잘 만나야 하는게 정말 맞는거 같아요.
교회도 저랑 아이들만 다녔는데 작년부터 갑자기 성실히 다니더니 교회 분 중 한 분이 아이들을 참 바르고 성실하게 키우신 분이 계신데 그 분과 자주 이야기 하더니 좋은 영향을 받았는지 큰 애하고도 생전 안하던 문자교환도 자주 하고 급식도우미도 가고..
그 분의 일화가 학기초에 선생님께 꽃을 사가셨다고. 선생님들이 학부모 특히 아빠한테서 꽃 받으신적 처음이시라고들 하셨다고. 그 분 말씀이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 험담 절대 금물.
암튼지간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못했는데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어디다 말하긴 민망하고 여기에 한 번 풀어봅니다. ㅋ
IP : 118.33.xxx.7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
    '11.3.11 1:59 PM (210.123.xxx.222)

    남편분 멋지게 변해가시네요.
    급식당번 엄마들도 쉽지않은데 기특(??)하시고 귀여우신데요
    남편께 칭찬 좀 듬뿍 해주세요
    둘째줄읽으면서 뿜었어요..

  • 2. ^^
    '11.3.11 2:00 PM (122.32.xxx.10)

    아이들한테 상당히 살갑게 하는 제 남편도 한번도 도전해보지 못한 고난이도 과제에요.
    급식에 가서 아이들 밥 퍼주고, 담임선생님 뵙고 오는 것은요... 좋은 변화신데요.
    앞으로 더 기쁜 일 많이 생기실 거 같아요. 저희 남편도 교육 좀... ^^;;

  • 3. ..
    '11.3.11 2:01 PM (211.51.xxx.155)

    너무 좋으시겠어요 ^^ 역시 남자들은 주변사람 영향 많이 받나봐요. 그분께도 고마워해셔야할듯.. 그나저나 남편분 학교가서 인기 좋을듯하네요. 선생님도 좋아하시구요. 울 남편도 저대신 청소하러 간적있는데, 유리창청소니 커텐 떼는 거 다 남편이 해서 아직까지 그 이야기 듣는답니다 ^^

  • 4. good~
    '11.3.11 2:33 PM (122.32.xxx.34)

    딸 급식할때 보니까 경찰(형사)아빠들이 급식 자주 오더라구요
    힘도 쎄서 청소도 잘하시공
    말안듣는 녀석들은 혼도 내시고 ㅋㅋ

  • 5. 나중에
    '11.3.11 2:47 PM (59.28.xxx.84)

    저희 둘째 학교가면 남편 보내보고 싶은데
    전업이라 남편보낼수도 없네요.
    부러워요~

  • 6. ...
    '11.3.11 2:49 PM (124.5.xxx.178)

    아빠가 급식도우미 오시면 아이 어깨가 으쓱한다고 지인분이 그러시더군요.
    아이가 아침부터 학교가서 자랑한다고, 오늘 우리 아빠 온다~~~~~ 그런대요^^
    아빠가 에이프런 두르고 급식도우미 하시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라 좋아요^^

  • 7. 녹색아버지
    '11.3.11 2:51 PM (124.50.xxx.22)

    제 남편은 저 대신 녹색어머니 서겠다고 했는데, 아직 순번이 돌아오질 않았네요. ㅋㅋ

  • 8. ^^
    '11.3.11 3:04 PM (203.249.xxx.25)

    넘 훈훈한 원글과 댓글에 눈물이 핑~~~
    아, 저런 아빠 둔 아이들과 엄마 넘 좋겠다.

  • 9. ㅅ.ㅅ
    '11.3.11 4:23 PM (175.112.xxx.49)

    아빠가 갈수 있단 생각조차 못했네요. 아직 태중에 있는 녀석이라 이런말 하기 이른감이 있지만
    반드시 아빠급식당번 녹색어머니회 보내고 말리라 다짐합니다.
    좋은 아빠는 요즘 이런다더라. 선생님도 아이들도 아빠가 가면 좋아한다더라하고 사전교육좀 해야겠어요.

  • 10. 원글
    '11.3.11 4:40 PM (118.33.xxx.70)

    아 모두들 캄사합니다.
    감사한 맘으로 82 자랑후원금 쬠 보태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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