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블랙스완을 보았는데 재미있네요.
스토리로 재미를 주는 영화가 아니라 심리적인
압박감과 긴장감으로 2시간 가까이를 끌고가는
연출력이 돋보였습니다.
감독인 대런 애러노프스키. 지난 98년에 그를 잠깐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미국 엘에이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Pi'라는 신작이 개봉된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보고는
꽤 먼 거리에 있는 극장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신인감독이 만든 데뷔작이라는데 워낙 평이 좋았기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런데 예술적인
독립영화라 엘에이 전체에서도 1-2극장에서만 제한적인
개봉을 하였습니다.
샌타모니카에 있는 작은 극장까지 가서 영화를 본 후
나오는데 감독이 테이블을 놓고는 나오는 관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더군요.
영화의 포스터를 나눠주면서 거기에 자기 사인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29살의 무명감독이지만 사인을 받는다는 것이 흥미로워서 저도 포스터를 들이밀었습니다.
제 얼굴을 보더니 어디에서 왔냐고 묻더군요.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바로 골프를 잘 치냐고
묻습니다.
당시 한국은 말할 것도 없지만, 미국에서도 박세리의 등장은
큰 화제였습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한국인 하면 박세리를
생각하고 바로 골프를 연결시키곤 하였습니다.
저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네가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알겠다며 그렇지만 난 학생이기 때문에 안 한다고 했죠.
그랬더니 한국인들은 정말 골프를 잘 친다고 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더군요.
단편적이나마 한국에 대한 그의 관심이 밉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받은 그의 사인은 귀국을 하면서 짐이 너무
많은 이유로 지인에게 주고 왔습니다.
그 후 그는 여배우 레이텔 바이스와 결혼을 하였고
아카데미 상 후보에도 오르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죠.
그러더니 이번에 블랙스완으로 강력하게 터뜨리네요.
사인을 한 포스터를 가지고 오지 못 한 것이 괜히
아쉬워지는 밤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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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블랙스완을 보고 나서.. 지난 98년을 추억..
흑조 조회수 : 1,382
작성일 : 2011-03-10 23:37:27
IP : 175.198.xxx.12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3.10 11:41 PM (222.109.xxx.11)아유! 포스터 갖고 오시지...
내가 다 아쉽네요 ㅋ ㅋ2. ㅎㅎㅎ
'11.3.10 11:46 PM (112.144.xxx.18)진짜 내가 다 아쉽네요.
대런....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풀어낼 감독인데...3. 레이첼
'11.3.10 11:58 PM (180.70.xxx.122)레이첼이 미이라에 나오는 그 여배우인가요?
옹 그 여배우 참 좋아하는데...4. 엉뚱한
'11.3.11 1:23 AM (203.170.xxx.197)이야기지만 전 히딩크감독 사인을 이사할떄 버렸네요
한참후에 경매에나 올릴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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