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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이들 기다리면서..

이제 한계인가요? 조회수 : 2,328
작성일 : 2011-03-10 10:32:36
결혼을 하면서도 일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일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어린 아이가 열이나고 감기에 걸려 아플때에도 친정엄마께 맡기고 출근하는 독한

엄마였어요.

일을 즐겨서가 아닌, 자기개발이 아닌, 없는 집안의 장남인 남편 만나 시댁 생활비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였으니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였습니다.

가끔 힘들다 느낄때도 있었지만 나이들어 일을 할수 있을때까진 일을 하자는게 제 생각이였는데...

어제 외부에 업무차 나왔다가 시간이 어중간해서 바로 퇴근하라는 말씀에 처음으로 아이들 학교에

데리러 갔습니다.

학교앞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어요.

중학교인데도 많은 부모님들이 차를 가지고 아이들을 데리로 오셨더군요.

차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왜 눈물이 흐르는지. 뭐가 그렇게 슬펐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계속 눈물이 났어요.

너무 따사로운 햇살때문이였는지도 모르지요...

그동안 아이들 키우며 힘들었던 기억들도 스쳐 지나가고...

이렇게 다른 엄마들처럼 못해줬던일들도  아이들한테 너무 가슴이 아팠고....

나도 이제는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었는데 일 그만두고 아이들 학교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집에서 맛있는 간식과 식사 만들어 주며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 따뜻하게 반겨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어릴때대로 힘들었고, 아이들이 크니 크는대로 또 다른 아픔이 있네요.

지금껏 일을 가진 엄마라는게  아이들한테 어제처럼 미안한적은 없었어요.

봄이라서 그런건지, 이젠 오랜 직장생활을 접고 정리를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저녁 퇴근한 남편에게 이런 제 마음을 얘기하다가 또 눈물을 보이고 말았네요.

남편은 제 마음가는대로 결정하라는데 제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게 현명한건지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IP : 183.99.xxx.254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전업
    '11.3.10 10:35 AM (115.41.xxx.10)

    인데요. 일부러 애 데리러 가는 일은 없습니다.
    아주 멀다면 모를까.
    바로 학원에 데려다 줘야 한다던가, 어디 가야 할 일이 있을 때만 픽업하러 가요.
    다녀왔을 때 맛난 간식은.... 해 주네요.
    그거 안 해 준다고 뭐 잘못되는 것도 아니고 너무 감성적이 되셨어요. ^^

  • 2. ..
    '11.3.10 10:39 AM (121.186.xxx.219)

    저희 엄마가 일을 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힘들었을것 같아요
    도시락 싸고 아침 해 먹이고
    준비해서 출근하고 ...

    항상 바쁘게 살던게 있어서 그런지
    지금 70이 넘으셨는데도
    운동에 공부에 바쁘세요
    나이 먹어서 할 일 없는것보다 훨씬 보기 좋아요

    그런데 전 반전업이예요^^
    어렸을때 학교 끝나고 오면
    일해주시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일을 하긴 하지만 아이 시간에 맞춰서 합니다

    그래도 엄마가 열심히 일해서
    자식들 다 공부시키고 이만큼 살게 해줬다는거 알기 때문에
    항상 고마움이 있어요

    님 마음가는데로 하세요
    어떤 결정을 하든지
    아이들이나 남편분은 찬성 할꺼예요

  • 3. 못가본길
    '11.3.10 10:39 AM (218.153.xxx.106)

    못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 같은거겠죠.. 저도 직장다니다 전업중이라 직장맘일때 못해줫던거
    실컷해주리라.. 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일이 별일이 아니더라는 거죠..
    중학교까지 키웠는데 여기서 그만두시다니요.. 저는 이제 다시 일하고 싶어서 애들 좀더 클때까지
    조금만 기다리자 하고 있어요

  • 4. 어쩌다
    '11.3.10 10:43 AM (175.117.xxx.138)

    그런 광경을 보았나요^^ 전업주부들이라 해도 학교에 자주 데리러 가고 오고 그런 거 잘 하지 않습니다..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그러죠, 아플 때나,,급히 어딜 가야 할 때나,,
    내가 전업이라면 저럴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젤 윗분의 글처럼 봄이라 많이 감상적이 된 거 같아요,,힘내세요, 아주 건강하게 잘 살아 가시는 분 같습니다. 님의 아이들은 이제 어느 정도 적응되어 독립적으로 살아 가는 듯 한데
    갑자기 일 그만두고 아이들 나약?하게만들지 마세요,,,저는 지금 전업이지만
    아이한텐 일하는 엄마가 더 좋을 듯 합니다만...

  • 5. ..
    '11.3.10 10:47 AM (203.142.xxx.231)

    저도 지금 일하는 주부. 큰아이 중1 작은아이 초1.
    원글님은 지금 지치신것 같아요.
    저도 이젠 지치네요. 전 원글님 마음 너무 이해가 갑니다.
    아이들에게 일하는엄마가 좋다 집에 있는 엄마가 좋다 확답은 없어요.
    저도 5년을 쉬다 3년전 일을 시작했는데 아이들은 집에 있는 엄마가 좋다고 합니다.
    원글님 마음가는데로 하세요.
    저도 2년후 그만 둘 생각으로 버티고있습니다. 빚 청산 할때까지....ㅠㅠ

  • 6. 이제 한계인가요?
    '11.3.10 10:48 AM (183.99.xxx.254)

    맞습니다...봄이오는길이라 그런지 제가 너무 감성적인 사람이 되었나봐요..
    원래는 안그런데요~
    저도 윗님들 말씀처럼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제는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했어요.정말 힘든시간 넘기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만두자니 솔직히
    아깝긴하지만 큰아이가 내년에 고등학생이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도 있구요...

  • 7. 저도
    '11.3.10 10:50 AM (121.184.xxx.186)

    남들은 초등들어가면 전업한다는데..
    저는 큰애 초등입학과 동시에 일을 시작했네요..
    이제 중학교 들어갔는데...
    집에와서 간식 뭐 먹을꺼 없냐고 연락오면 참 내가 뭐하려고 이짓을 하고 있나 화도 나고 그러네요.
    늘 망설이기만 해요.

    그런데 우리집은 내가 벌지 않으면 애들 학원부터 정리해야할판이라서.... 더 비참하네요...

  • 8. **
    '11.3.10 10:51 AM (121.146.xxx.157)

    저도 덩달아 맘이 짠~~해 져요...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그런 맘을 느낄여유도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생긴 마중이라
    그런맘이 갑자기 와서 일껍니다.
    어떤쪽으로든 님이 원하시는대로 하시면 되지만,,,아이들이 많이 자랐을 겁니다.
    아이들과 많은 대화하시길 권해드려요.

  • 9. 짱아엄마
    '11.3.10 10:53 AM (125.179.xxx.145)

    저는 전업주분데 아직 아이가 어려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어느날 문득 아들이 "엄마도 돈벌어와 나 용돈좀 많이 줘."
    그럴까봐 걱정돼요.ㅋ

    애들 자는 새벽에 운동 갔다올때 젖은머리로 부시시 엘리베이터 타려고 기다리다
    상큼한 향내 풍기며 단정하게 차려입고 출근하시는 여성분들 맞닥드리면
    부러워져 물끄러미 쳐다보곤 한답니다.

  • 10. 아이들이 어릴때
    '11.3.10 10:57 AM (121.132.xxx.143)

    학교에 다른 엄마들처럼 데리러 가주지도 못한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어서 눈물이 흐르셨을거예요.
    이제부터 아이들에게 잘해주세요. 그렇게 눈물 나지 않도록 말예요.
    전 윗윗분처럼 둘째가 올해 8살인데 작년 11월부터 일했어요
    하루종일 어린이집 종일반으로 돌리고 지금도 등하교 단한번도 해준적없어요. 그럴시간도 없구요..
    제가 안벌면 안되는지라...남편이 경제적능력이 없거든요
    전 제가 벌어서 아이들에게 맛있는것도 사주고 할때 제일 행복하던데요. 결국 나와 내아이들 내가정을 위해서 일하는거니까요. 월급은 몇푼 안되어도 저희집에는 정말 꼭 필요한 소중한 돈이거든요.
    아이들도 크면 클수록 돈 잘버는 부모좋아하던데요 뭐..ㅎㅎ

  • 11. ....
    '11.3.10 11:04 AM (175.193.xxx.221)

    딱 원글님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어하는일
    하면서 살았어요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아이는 나름 안정적으로 잘컸어요
    근데 제자신의 만족도는 크게 높지않아요
    아니 오히려 자기일을 가진분들이 부러워요
    그리고 아이가 다크고 나니
    정말 위의 어떤분 말처럼 남편에게도 아이에게도
    좀 눈치가 보이고 제자신이 너무 무력하게 느껴져요

  • 12. ..
    '11.3.10 11:10 AM (183.99.xxx.254)

    원글입니다...
    어제부터 참 마음이 심난했었는데 님들께서 올려주신 글들에 많이 위로를
    받습니다.
    네... 님들께서 말씀해주시는것처럼 아마도 지난세월 아이들한테 못해줬던
    기억들때문에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제게 주신 여러 말씀들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13. 이런...
    '11.3.10 11:14 AM (211.204.xxx.86)

    일 계속 하세요.
    이제 아이들 다 컸잖아요. 애들 고등학교, 대학교...돈 정말 많이 들어요.
    이제는 돈으로 서포트해주는게 중요할때잖아요.
    일하세요. 이제 님이 집에서 해줄 수 있는게 많지않습니다.
    저...하루종일 집에 혼자 있어요. 아이 얼굴 아침에 잠깐 보고 재울때 봐요.

    일하셔서 노후 대비 조금이라도 더 만들어두세요.

  • 14. 일하셔요
    '11.3.10 11:22 AM (220.127.xxx.237)

    집안에 들어앉아 봐야
    5년도 지나지 않아 그냥 수다나 떠는 동네아짐 되는 겁니다.

    아이들이 고등학생, 대학생 되면
    자기 인생 힘들더라도 멋지게 산,
    그래서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엄마를 더 멋지다고 생각하지
    자기들 치다꺼리 해주다가 혼자서는 못살게 돼 버린 엄마를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15. ..
    '11.3.10 11:28 AM (118.45.xxx.61)

    일을 놓을수없는 상황이...저랑 비슷하시네요
    전 아직 아이들이 어린편이에요
    이제 초1,3

    비가 올거란 예보가 있는날은 우산가져갈라..아이는 안가져간다..
    아직 어려서 접은3단우산은 펼줄울 모르니 싫다하고...
    하교시간에 비라도 올까 창밖만 쳐다보게되죠...

    게다가 요즘은 초등1학년짜리 일찍오니 득달같이집으로갑니다
    물론 회사에서 사정알고 편의봐주지만...
    엄마마음은 늘 바쁘고 미안하고 그렇네요

    그래도 저도 아직은 그만둘마음이없어요^^;;
    아이들 강하게?? 키운다 생각하고...ㅠㅠ

    힘내야죠~!! 화이팅

  • 16. 음...
    '11.3.10 11:29 AM (211.104.xxx.17)

    저희 엄마가 교사로 계속 일하시다가 저 고3때 그만두셨어요.
    그리고 같이 식사하다가 벌컥 우시면서,
    미안하다고 엄마가 정말 미안했다고 하셨어요.

    그 때 생각하면 지금은 마음이 짠한데,
    저는 이해가 안갔어요.
    우리 엄마는 슈퍼 맘이어서, 평생 일하시면서도 밥하고 국, 반찬을 다 해놓고 다니셨거든요.
    저흰 다녀와서 데워 먹기만 해도 됐어요.
    엄마 일하신다고 집안일 더 도와드린 것도 없었고,
    그 외에 다른 숙제나 준비물 같은 건 입학 하자 마자 첫날 엄마가 준비물 뭐 하나 빠뜨렸다고
    벌컥 화내고 제가 꼬박 꼬박 다 해간 애였거든요 제가;;

    근데, 돌아왔을 때 집에서 못 맞아주고, 밥 엄마 손으로 못 차려주고 한 게
    그렇게 울 엄마가 내 앞에서 울 만큼 스스로 죄책감을 가지게 만들었다는 게
    그 때는 잘 이해가 안갔어요. 지금은 알 거 같아요.

    저요, 엄마가 차려준 저녁 먹은 적 없어도 울 엄마가 저 사랑한다는 거 의심한 적 없어요.
    그거면 된 거 같아요. 전업맘이든 워킹맘이든 중요한 건 아이에게
    내가 사랑한다는 걸 알게 해주면... 괜찮아요. 부족한 거 하나도 없어요.
    일하는 엄마 보고 자라서 저도 그렇게 살게 되었고 엄마 덕분에 좀 더 넉넉하게 산 것도 알아요.

    그리고 저희 엄마는 퇴직한 거 후회하셨어요 ^^;
    연금이 나오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다녔어야 내가 좀 더 여유롭게 너희한테 해주고
    나도 쓸텐데, 하구요. 저희 대학 가고 후회하시더라구요.
    퇴직한지 몇 년 안되서 후회하셨으니...

    아이들하고 한 번 얘기해 보세요.
    엄마가 느끼는 죄책감은 스스로 느끼는 거지 아이가 실제로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희는 그랬거든요 ^^;

  • 17. 음...
    '11.3.10 11:36 AM (211.104.xxx.17)

    무엇보다 엄마 괜찮아요
    엄마가 힘들게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내가 더 넉넉하게 누리고 산 것
    정말 감사해요 많이 못 도와드려서 죄송해요

    이 말씀을 못드린게 이 글을 읽다 보니 갑자기 눈물이 나네요, 저도.
    그 때 고 3이나 되서는 왜 그런 감정들을 제대도 이해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얼떨떨하고 엄마가 뭐가 미안하다는 거지... 그러고 말았네요.
    엄마한테 그 때 그 말씀을 해드렸어야 했는데.

    님한테라도 해드릴께요.
    힘들게, 열심히 일하신 것 정말 감사해요.
    괜찮으니까 죄책감 갖지 마세요...

  • 18. 88
    '11.3.10 11:53 AM (203.152.xxx.93)

    절대 일 계속하세요.
    이제 아이들 중고등이신 것 같은데
    아이들 위한 길은 학교앞에서 기다려주고, 집에서 간식만들어 기다려주는 일이 아니라
    경제력 있고, 자신의 일 계속한 엄마의 모습 보여주는 겁니다.

    이제부터 아이들은 엄마의 돌봄보다는 "돈"으로 키울 일만 남은 시기입니다.

    그냥, 봄바람에 가지 않은 길 한번 아쉬워해본 걸로 끝내세요.

  • 19. 흠..
    '11.3.10 11:58 AM (183.99.xxx.254)

    원글입니다.
    올려주신 글들을 읽다 또 다시 눈물이,,,,
    저또한 일을 가진 엄마이기는 하지만 못된 성격탓에 아이들에게 제
    빈자리를 느끼지는 않게하려고 노력한답니다.
    거의 모든 음식들 제 손으로 만들어 먹이고, 새벽에 일어나 학원가기전
    먹을 간식까지 만들어 식탁위에 준비해 놓고요.. 주말에는 아이들과 도서관
    데이트.영화관람등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다 채워주지 못하는 마음이 어제는 심하게 들었어요.
    아마도 위의 음님 어머님께서 흘린 눈물과 같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음님... 따뜻한 칭찬과 위로의 말씀 정말 감사드리구요...
    힘내겠습니다.

  • 20. 아이들이 어릴때
    '11.3.10 12:51 PM (121.132.xxx.143)

    아유..아이들에게 그렇게나 잘해주시면서 왜 죄책감을 갖으세요~~~!!
    엄청 잘하고 계신거니 더이상 죄책감은 이제그만! ^^
    엄마는 수퍼우먼이 아니고 완벽한 인간이 아니랍니다.우린 모두 다 뭔가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 인간이잖아요~~ 원글님이 직장을 다녔기에 원글님 아이들 과 가정을 지금처럼 지킬수 있었잖아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시니 너무 슬퍼마세요~ 저도 주말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하는지라 (제 죄책감을 없애고자,.^^;;) 제시간이 거의 없어서 좀 속상하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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