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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 아파요.
침묵 조회수 : 421
작성일 : 2011-03-09 19:14:10
친하게 지낸 언니가 있습니다.
언니는 똑똑하고 지적이고..성공적인 결혼생활에 탄탄한 경제력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고
우유부단한 저와는 달리 카리스마있고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있는 모습들이 좋았구요..
닮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다들 그 언니 성격을 알기에 저를 걱정했지만, 저는 그러는 너네가 더 이상하다했고,
집 밖으로 잘 나오지 못하는 언니의 상황때문에 늘 먼 거리를 찾아가야했어도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친해질수록 .. 점차 서로 자신의 약한 모습이나 모난 모습들을 보여주게되어도 오히려
더 깊이 친하게 된 것 같아 더 좋았고 깊이 있는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관계라는게.. 역시 좀 조심하는 관계일 때가 더 좋지 않았나 싶네요..
시간이 지날 수록 언니가 저에게 막 대한다는 느낌이 들어 힘듭니다. 사실 느낌이 아니죠..
본인은 자기가 그러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는 식입니다..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한 후에 나중에 합리화하는.. 그런식이죠..
그러고보니 저에게 무례하게 하기 시작한 시점이.. 언니가 밖으로 자유롭게 다닐 여유가 생긴 시점이네요..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여전히 언니를 여전히 좋아합니다...
그런데도 너무 힘이듭니다. 더 이상 맞춰줄 자신이 없어요..
내 생각은 다르지만 언니말이 절대 옳다고 말해주는것도... (그러지 않으면 불같은 논쟁이 펼쳐지거든요..)
내 미묘한 표정변화나 목소리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진의가 뭐냐며 캐묻는 것에 답하는 것도..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늘 내가 가는게 당연한 것도..
그럼에도 언니의 개성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것도..
내 성격상의 개성은 갑자기 일반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잘못되었다 성토당하는것도..
사람이란게 참 이상하죠?
자신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그게 원래 당연한거고 조금 달라지면 그게 그렇게 서운하고 화가나나봅니다.
막 해도 될 것 같은 만만한 마음이 드나봅니다..
제가 자기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너무 화가 나나봅니다..
저한테 과하게 해대던 날... (이 날은 그렇게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해대고보니..이제 수습해야된다 싶었던지. 언니가 동생 좀 혼내킨거다 하더군요..
내가 누군가에게 혼난다......이 전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죠..
뭐랄까.. 밉고 이런 마음보다는 참... 상처가 많이 생겼어요.
제가 새댁이라 남편과 신혼티가 나는것을 .. 불같이 싫어하던 모습들이 생각나네요..
물론..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이유들을 들어가면서....
지금은 같이 있다가 남편한테 전화오면 굉장히 조심스럽게 목소리 낮춰 받게되었죠..
쓰다보니 저 참 웃긴사람이네요..
내가 무슨 성인이라고...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언니는 좋은 점이 참 많은 사람이다..언니의 그런 모난 점들은 다 상처와 두려움에서 오는 것들이고..
난 사랑으로 감싸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저에게 주문 걸 듯이 했었죠..
왜 그랬을까요..
제가 언니를 참 좋아했나봐요..
그래서 다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근데 이젠 점점 지치고 자신이 없어집니다. 처음엔 참을만 했던 것들이 점점 커지고 늘어나네요..
이제 모두가 아는 정답처럼 서서히 거리를 두며 좋은 사이로 지내야겠지만
마음이 참 아픕니다..
지금도 마음 한 켠에는 조금만 언니가 좀 관대하게 사람을 대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말 한마디 한 마디를 곱씹지 않고 그냥 편하게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면서 미련을 갖네요.
고슴도치 같아요. 서로 친해질 수록 상처를 주게 되는 것 같네요..
정말.. 슬픕니다..
IP : 14.33.xxx.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3.10 12:07 AM (211.192.xxx.214)주변 사람들이 전부터 걱정했다면 그건 괜한게 아니었을거에요.
그게 쌓이고 쌓였을텐데 그 언니분을 좋아하시니까 원글님이 이해하시다가
지금 한계에 부딪혀 상처를 받으시는거죠.
그동안의 세월에 대해서도 곱씹어보게 되는거고요.
원글님이 참 다정하고 잘 받아주는 분이어서
그 언니도 그 사이 좀 부드러워지셨으면 좋으련만
오히려 지금 상처만 주신다니 이제 그만하시는게 어떨까 싶어요.
님이 상처 받으면서까지 그 곁에 남아있으실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제가 느끼기엔 거의 일방적인 폭력(언어 폭력도 폭력이지요. 그게 상소리가 아니어도 상대방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거면...)과 같은 상황인듯 한데
가족도 아닌분에게 그렇게 희생하실 필요는없다고 봐요.
어쩜 님이 만만해 보이다못해 자기 수발드는 하수 쯤으로 그 분 마음에 자리잡으신듯 하네요.
사람 함부로 보는 사람..가까이 하지 마세요.
그 분과 만나는거 자제하시고요. 다른 친구분들 만나세요.
친구도 사랑도 행복하기 위한 존재여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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