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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부인들이 저랑 다 동갑이래요.

7 조회수 : 858
작성일 : 2011-03-08 14:06:11
저는 결혼한 지 몇 달 안 된 초짜 주부입니다.

남편은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서 외국으로 먼저 떠났습니다.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오늘 남편에게서 전화가 와서 통화를 하는데

어제 처음으로 현지의 한국인 상사분들을 뵈었대요.

상사들이 부부동반해서 나오셨는데

그 부인들이 모조리 저와 동갑이라는 거 있죠 ㅜ ㅠ

상사분들이 나이가 좀 있으니까...나이차 많이 지는 결혼들을 했나 보더라구요


안 그래도 무척 먼 나라여서, 문화권도 완전히 다르고, 한국에 오고 가기도 쉽지 않구요.

제가 그쪽 현지어를 못해서... 말 못하고 못 알아듣는 괴로움을 상상만 해도

솔직히 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듭니다.

그저 사랑하는 남편하고 같이 있고 싶어서, 아내이니까 가려는 건데

남편은 딱히 가사일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라서인지 (저 올때까지는 가사지원 서비스가 되나 봐요)

저 없는 생활에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그를 보고 싶어하는 만큼

절 보고 싶어하는 것 같지도 않구요.

저는 전화통화 할 때도 신혼부부다운 살갑고 애틋한 정을 느끼고 싶은데,

(그만큼 제가 애정 표현도 많이 하구요)

물론 통화할 때 말투나 분위기가 무뚝뚝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제가 바라는 만큼의 사랑이 느껴지질 않네요.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나 싶다가도, 그래도 신혼인데...하는 생각이 들면 또 괜시리 서운하구요.


그곳에 가면 새로운 환경에 힘들여 적응해야 하고, 안 그래도 신혼일 때도 서로 맞춰가느라 꽤 크게 싸웠는데

거기서는 또 얼마나 싸울까 싶고...

무엇보다 30년 넘게 살아오는 동안 이곳에 쌓아온 생활, 추억, 친정 식구들, 친구들,

모두 두고 떠나야 하는 것도 애가 끓어요.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음이 잘 다스려지질 않아요.

힘든 미래만 절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구요.

게다가 신입사원 마누라로서 상사 부인들하고 의좋게 지내고, 잘 받들어 모셔야 한다(...)는 이야길

주변 어른들과 친구들로부터 누누이 들어 왔는데



당연히 저는 상사분들이 나이가 있으실 테니, 부인분들도 다 나이가 있으실 테고(적어도 10~20살은

차이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어디 가도 윗사람들께 이쁨 받는 편이니까, 맨 막내둥이 부인으로  귀염받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제겐 윗분들께 공손하고 살갑게 대하는 편이 동갑들과 친해지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더 쉽구요.


그랬는데!

상사 부인들이 다 저랑 동갑이라니....

저는 붙임성 있는 편도 못 되고, 언니나 동생뻘 되는 사람들과는 잘 지내는데 동갑들과는

그렇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어요.

게다가 그분들은 다 저보다 주부생활을 오래 해 온 사람들이니...게다가 남편 상사 부인들이라

동갑 친구들처럼 편하게 지낼 수도 없고... 잘못하다가는 찍히고 따돌림당하지 않을까 싶고...



얼마 있다가 남편 있는 곳으로 떠나야 하는데,

여러모로 떠나기가 싫네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IP : 203.130.xxx.11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3.8 2:08 PM (1.225.xxx.61)

    뭘요.
    저는 남편 선배 부인들이 다 제 아랫 나이입니다. ㅠ.ㅠ

  • 2. 그냥
    '11.3.8 2:09 PM (118.38.xxx.81)

    미리부터 걱정하지 마세요... 내용을 보니 어쨌든 가긴 가셔야 하는 것 같은데
    안 갈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상사 부인들 나이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거기 분위기가 어떤지도 모르는데 미리부터 너무 걱정하시는 것 같아요. 걱정한다고 바꿀 수 있는 사항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상사 부인들이 나이가 많았으면 좀 더 편하긴 했겠지만, 또 만나보면 타지에서 서로 의지하고 잘 지내고 있을 수도 있는 거고... 현지에서 말 안 통하기는 상사 부인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냥 가서 일단 사람들 만나보고 분위기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결정하시고... 미리부터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으네요.

  • 3.
    '11.3.8 2:15 PM (112.151.xxx.99)

    너무 앞서서 걱정하시는 것도 좋지 않아요.
    지금 선택의 기로에 놓인게 아니라, 남편분께 가시는걸로 확정이 된거라고 하시니,
    걱정 미리 하시느라 기운빼지 마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현지 생활이 어떠한지..
    커뮤니티 같은곳에서 조언 많이 들어보세요.

    저도 신랑과 9살 차이가 나서, 남편 부하직원들 아내분들보다 심지어 더 어리기도 하답니다.
    그렇지만 남편직장사람들의 가족들과의 만남에서는 상하관계가 그리 성립되지 않던걸요.
    뭐 사람들 나름이겠지만... 저희같은경우는 종종 만날때마다 서로 깍듯이 대했어요.
    저를 좀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오셨던 분들도 제가 예의바르게 행동하면 그만큼에 대한 예의를 갖춰주고요.
    저희 남편은 결혼 직전에 3년동안 해외에 있어서, 제가 시간날때마다 종종 가고 했었는데요..
    너무 오래 떨어져 살면 안좋아요~~~~
    맞춰가시느라 아직도 힘드신것 같은데.. 아마 해외 나가시면 두분 좀 더 돈독해질 수도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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