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이 심한 성격이라
개에게 물린 것도 공포스러웠지만,
엄마의 대처방식이 정말 싫었어요.
개주인인 옆집 아줌마의 뻔뻔함에도
아이가 개에 물린 게 별일 아닌듯이
환하게 웃으면서 흔쾌히 사과 받아 준 엄마의 태도가,
어릴 때 너무 속상하더라구요.
아, 정말 우리 엄마는 내편 아니구나,
내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전혀 못 느끼는구나
하는 소통의 절망을 느꼈답니다.
그래서인지 자라서도, 개에 관련된 피해에는
굉장히 냉기를 뿜으며 항의하는 편이었어요.
싸가지 없는 개주인은 혐오하고,
진심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넉넉한 마음의 사람들에겐
그 '고상함' 에 약간 거리감을 느끼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최근엔 저도 개를 되게 좋아하게 되었어요,
특별한 사건이 있던 건 아니고 부지불식간에요,
아이들때문에 동물이 주인공인 책을 수천 번 반복해서 읽다보니,
그것도 눈으로가 아니라 매일매일 소리내어서 읽다보니
무의식에 동물이 잔잔히 스며들었나 봐요.
최근에 공원에서 개에게 조금 피해를 당했는데,
마음이 담담하더라구요.
여자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가끔 깃털처럼 사소한 일에서도
치유의 기적을 만나는 거 같아요.
동물과 대화하는 서양사람들 보면,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20개월 이전에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잖아요.
그 시기에 언어이외의 언어를 민감하게 관찰한 시기의 터널을 지나고 나면
동물과 대화하는 사람들이 웃겨보이지 않기도 하구요.
아이랑 위인전 보다 보니, 제인구달 박사 사진이 나왔는데요,
무릎 꿇고 눈높이 맞춰 고릴라와 눈을 맞추는 장면,
하늘을 바라보며 입벌린 고릴라 옆에서 그걸 고대로 흉내내는 장면,
이런 장면들이 의미있게 다가오고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릴 때 개에게 심하게 물린 적이 있는데요,
무의식 조회수 : 189
작성일 : 2011-03-06 13:08:39
IP : 114.207.xxx.16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682633 | 자유게시판은... 146 | 82cook.. | 2005/04/11 | 154,580 |
682632 |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 82cook.. | 2009/12/09 | 62,243 |
682631 |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 82cook.. | 2006/01/05 | 92,524 |
682630 |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 ᆢ.. | 2011/08/21 | 19,977 |
682629 |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 애니 | 2011/08/21 | 21,672 |
682628 |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 사랑이여 | 2011/08/21 | 21,383 |
682627 | 꼬꼬면 1 | /// | 2011/08/21 | 27,415 |
682626 |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 애셋맘 | 2011/08/21 | 34,608 |
682625 |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 명언 | 2011/08/21 | 34,799 |
682624 |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 애엄마 | 2011/08/21 | 14,851 |
682623 |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 차칸귀염둥이.. | 2011/08/21 | 16,993 |
682622 |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 너무 어렵네.. | 2011/08/21 | 23,216 |
682621 |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 해남 사는 .. | 2011/08/21 | 36,195 |
682620 |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 조이씨 | 2011/08/21 | 27,401 |
682619 |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 -_-; | 2011/08/21 | 18,313 |
682618 |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 | 2011/08/21 | 26,633 |
682617 |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 짜증섞인목소.. | 2011/08/21 | 74,083 |
682616 |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 이건뭐 | 2011/08/21 | 14,556 |
682615 |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 도어락 얘기.. | 2011/08/21 | 11,626 |
682614 |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 참맛 | 2011/08/21 | 14,362 |
682613 |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 | 2011/08/21 | 13,392 |
682612 |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 수영장 | 2011/08/21 | 13,646 |
682611 |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26,042 |
682610 |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 애플 이야기.. | 2011/08/21 | 23,545 |
682609 | 가래떡 3 | 가래떡 | 2011/08/21 | 19,759 |
682608 |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 슈슈 | 2011/08/21 | 21,821 |
682607 |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 늦은휴가 | 2011/08/21 | 13,808 |
682606 |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 도대체 | 2011/08/21 | 11,933 |
682605 |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18,087 |
682604 |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 | 2011/08/21 | 21,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