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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읽히기 (중학교 1학년)

어려워.. 조회수 : 559
작성일 : 2011-03-03 01:14:04
이곳에서 늘 많은 정보를 얻고 있어서 감사드리고, 또 궁금한 점이 있어서요.

오늘 중학교에 입학한 큰딸에게 읽게 하려고 한국문학전집 (헤밍**)을 구입하고 먼저 제가 읽고 있는데
조금 당황스러워서요. (학교다닐때 제목은 들어봤는데 실제로 읽은 것은 반도 안되더군요TT)
제목까지 밝히기는 그렇지만 모두 우리나라 대표문학작품들인데 뭐랄까 중학생들이 읽기에는 너무 통속적이랄까. 남녀관계가 자세하게 묘사되어있진 않아도 그래도 뭐랄까 이런느낌을 벌써 알게 하는게 좋을까 등등
전집이니까 다양한 작품들이 있어서 그럴수도 있을 것 같고,  어떻게 생각하면 문학이 청소년을 대상으로만 쓰여진게 아니니까 당연하다는 생각도 하지만 노파심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우선 제가 검열(?)을 하고 권해주고 있는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IP : 124.54.xxx.7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 좋아요
    '11.3.3 1:32 AM (58.228.xxx.175)

    제가요 초등떄부터 책을 무진장 많이 읽었거든요
    엄마는 제가 필요하면 반찬은안해줘도 책은 꼭 사주셨구요
    그런데 검열같은거 없이 제가 원하면 뭐든 사주셨어요 책만큼은
    전집으로. 그런데 제가 그렇게 쭉읽다가 중학교 2학년때 지와 사랑 읽고 있는데
    선생님이 이건 네가 읽기엔 너무 어렵다 내용도 그렇고.하시는거예요.
    물론 어려웠죠.
    그러나 그시기에 그렇게 책을 가까이 했기에 저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도 키워진거 같아요
    말씀하신 우리나라 작품들 저는 중학교때 다 읽엇거든요
    어차피 남녀 성문제도 알아야 하는거라고 봐요
    그리고 그게 설령 비도덕적으로 묘사가 되었다 한들
    책을 많이 읽으면서 또 가치정립이 되기도 해요
    그리고 전 갠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저 스스로 그렇게 정립시킨 사고들이 어른이 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느껴요
    엄마가 이건 읽지마라 저건 읽어라 할 나이는 아니라고 봐요
    저희때도 제가 중일 중이때 읽었는데
    지금애들은 저보다 더 많이 아는 나이인데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은 안들어요

  • 2. 저도...
    '11.3.3 2:04 AM (220.86.xxx.23)

    초등6학년이 되는 아이 방학동안 읽으라고 한국단편이랑 토지 사줬는데요.
    감자(김동인)도 그랬고 토지도 청소년 토지라서 많이 희석이 되었는데도 좀 거시기했어요.
    저는 아이와 책수다를 좀 떠는 편인데
    아이가 드라마에서 본 키스나 사랑(?) 정도의 느낌으로 본것 같더군요.
    생각해보면 저도 중학교 2학년때 하이틴 로맨스 같은 것도 봤었구요.
    제 생각에는 여자 아이들은 남자아이들에 비해 좀 안전하다고 생각되어서요...

  • 3. 음...
    '11.3.3 2:23 AM (112.152.xxx.146)

    저는 제인에어 완역본을 초등학교 때 보고...(동사무소 문고에서 빌려다 읽었어요)
    웬만한 한국 초기 소설들은 중학교 1학년 때 거의 섭렵했는데요.

    지금 커서 생각해 보면, 그 때 보는 눈은 어른과 다르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심하고 보여 주시라고 하고 싶고요.
    스무 살 때 봤던 책도 지금 보면 또 달라요. 내용에 대한 감수성도, 받아들이는 시각도, 그 어떤 것도요.

    책을 다시 반복해 읽어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는 뻔한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야한 장면'이 묘사된 걸 볼 때도, 거기에 대해 느끼는 게 다르다는 거죠.
    물론 아주 어린 나이에 그런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 다소 충격이 없었다고는 못 하겠는데요.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막연한 느낌으로 그냥 넘어가요. ^^;
    아, 어른들은 그런가 보다, 내가 모르는 뭐가 있는 것 같아... 이런 식으로요.
    사실 뭘 잘 모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주 자세한 묘사가 아닌, 비유로 완곡하게 묘사된 부분은, 읽어도 잘 몰라요.
    뭐지 뭐지? 그러다가, 아 좀 이거 야한 거 같아... 하고 괜히 더 뚫어져라 보면서
    이해해 보려고 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책이라는 것 때문에, 책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나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책 속 현실에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상당히 멀게 느껴요. 그냥 '이야기'의 한 단면으로 느끼는 거죠.

    뭐... 말하자면, 빨간 구두 동화에서 발목이 잘렸다는 얘기를 그리 끔찍하지 않게 느끼거나
    (흠... 벌 받았구나 - 애들은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말죠. 사실은 참 잔인한 얘긴데
    그렇게까지 잔인하게 못 느끼는 거에요. 싸이코 패스처럼 무딘 감각의 소유자여서가 아니라
    어리기 때문에, 세상의 잔인함을 잘 모르기 때문에,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거죠.)
    헨젤과 그레텔에서 마녀가 오븐에 들어가 태워져 죽었다...는 얘기를 봐도
    (이거 사실 얼마나 끔찍한 얘기인가요. 원전이 다른 얘기라는 건 차치하고라도 말이죠.)
    아, 다행이다, 드디어 마녀에게서 벗어났네... 느끼고 마는 것처럼 말이죠.

    커서 보니 오히려 더 외설적이더라고요. --;; 어머나 세상에 그랬었구나, 하기도 하고.
    그 동안 접한 자료가 많으니, 상당히 구체적으로 상상이 되는 거죠. --;;;;;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그 어릴 때는 그게 어떤 내용인지 대충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커서 느끼는 것처럼 그렇게 야하다고 느끼질 못했었다는 겁니다.

    아마 지금 어머님이 느끼시는 게, 어른이 된 이후의 제가 느끼는 정도일 거에요.
    아니까, 보이는 거죠.
    하지만 애들은 다르게 느껴요. ^^;
    문학 작품이 괜히 문학 작품인가요.
    음... 다르게 느낀다고 해서, 아이들이 야동이나 본격적인 외설을 접해도
    '어른들과 다르게 느낄 것이다, 괜찮다'는 건 아니에요.
    그런 건 분명 아이들에게 주는 충격의 차원도 다르고, 완전히 다른 세상을 열어 주지요.
    그건 유해 자료 맞습니다.
    그러나 문학적으로 다듬어진 비유와 스토리, 그 와중에 잠깐씩 나오는 그런 장면들은
    아이들에게 유해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도 그 개연성을 알아요. 이야기 속의 인물들과 그들의 생각, 상황에 더 집중한답니다.
    '감자', '태백산맥' 이런 것들이, 그런 장면들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슬프기도 하고 참 답답한 그 때 실상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만 기억되는 것처럼요.

  • 4. 어려워..
    '11.3.3 9:29 AM (165.132.xxx.175)

    좋은 의견들 감사합니다. 조금씩 커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검열없이 보내줘야겠네요.^^ 아주 어린아이로만 생각하고 대했는데, 이런상황들을 맞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아이가 자랄것 같네요 (저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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