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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별 걸 다 사는 여자!

| 조회수 : 17,276 | 추천수 : 212
작성일 : 2008-04-21 21:23:19
친정어머니 댁이...요즘....봄맞이 대청소중입니다.
몇주째, 주말이면 오빠와 남동생이 동원되어, 정리에 또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몸이 연약하다는 이유로,,크크...아마도 남동생보다는 제가 기운이 더 셀듯...
동원령에서 면제를 받았었습니다.

오늘, 친정엘 가보니,
다른 해보다 20일은 먼저 모란꽃이 활짝 핀 가운데, 마당에는 이런저런 정리의 잔해들이 쌓여있었습니다.
단골로 친정집 일을 해주는 아저씨가 소형트럭을 가지고와서 쓰레기들을 치워주면서, 드디어 정리가 끝났습니다.
(차떼기로 쓰레기 버리는 비용도 만만치 않네요..^^;;)

이 와중에 다 낡은 세탁칸의 수납대도 쓰레기장으로 가고,
(엄마 말씀이 그 수납대로 쓰던 테이블 40년된 것이라고 하시네요..헉..)
튼튼한 수납대가 필요했습니다.
단독주택의 세탁칸이라는 게, 아파트의 다용도실보다 훨씬 습기도 차고 하니까,
어머니는 "너희 집 가스대처럼 업소용 스텐으로 사고 싶다"고 하시는 거에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가격도 만만치않고, 또 배송받으려면 시간도 걸리고 해서,
"엄마, 이 집 재건축 되네, 어쩌네 하는데...업소용 스텐 조리대같은 거 중고로 사면 어때요?" 했습니다.
엄마도, "그럴까?"하시는 거에요.
  
해서, 중고 주방용품 매장의 기억을 더듬어서 삼송리로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길이는 1.2미터쯤 되는 나즈막한 스텐수납대를 찾아냈습니다.
요즘 스텐보다 더 탄탄하다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이 아니더라도, 꼼꼼하게 물건 고르시는 엄마를 단숨에 만족시킨 그것의 값은 7만원.  그걸 5천원 깎아서 샀는데, 거의 신제품의 절반수준이었습니다.
사람이 좋아보이는 아주머니, 커피 한잔하고 가라고 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더니,
아래 저 것이 있었습니다.




스텐 불고기판입니다.
한 스무장쯤 쌓여있었는데, 위에 두장은 좀 낡았는데, 그 아래로는 거의 새물건이나 다름없었어요.
아주머니 말이, "횟집에 불고기판이 뭐가 필요하다고, 주방장이 마구 사들인 게 나온거라 새거나 다름없어요"
6천원 달라고 해서 얼른 샀습니다.
제가 산다고 하니까, 어머니도 한개 사시겠다고 해서, 두개를 골랐는데,
친정으로 간 것은 정말 더 새것입니다.




이것도 새거 같죠? 6천원이면 너무 잘 샀죠?
그런데..문제는..그 집에서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더라는...
우선, 한쪽 짜리 개수대...엄마네 세탁칸에 놓으면 엄마가 쭈그리고 손빨래를 하시지 않아도 될 것 같았고,
구이집에서 쓰는 튼튼한 스텐석쇠, 업소용 사각 스텐 반찬통, 큼직한 중고 국수기계 등등....
(스텐 석쇠는 엄마랑 저랑 하나씩 서비스로 받았습니다..완전 대박입니다...)




"아주머니, 여기 재밌는거 너무 많으네요...또 놀러와도 되죠?"하니까,
"요리에 관심있는 분들, 여기 오시면 너무 재밌다고 하세요"하며 언제든 오라고 하네요.

중고주방용품집의 마당에서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쓰고 있던 수납대를 자동차 뒷좌석에 싣고와서,
엄마네 집, 제자리에 놓아봤더니, 일부러 맞춘 듯, 너무 잘 맞아서, 흐뭇했습니다.
그 가게에서, 한번 먼지를 말끔하게 털어줬지만, 다시 물로 깨끗하게 닦고, 올려놓은 거 정리해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엄마의 하사품, 작은 떡시루입니다.
저번부터 저 주시고 싶었는데, 이번에 정리하면서 깊숙히 있던 것이 나왔다며 주시네요. ^^
떡시루도 생겼겠다..백설기 한번 쪄봐야겠어요.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목공녀
    '08.4.21 9:30 PM

    앗 일등이네요

  • 2. 목공녀
    '08.4.21 9:32 PM

    여기서 살림에대해 많이 배우고 가요. 첨으로 일등 먹으면서 같이 감사말씀 전합니다^^

  • 3. 김수진
    '08.4.21 9:33 PM

    저두 정말 왕팬이에요^^

  • 4. 서준맘
    '08.4.21 9:33 PM

    선생님 좋으시겠어요...
    오늘 정말 횡재하신기분이시겠어요.

  • 5. 발상의 전환
    '08.4.21 9:35 PM

    신혼 초라 깔끔을 떨기도 하지만,
    살림에 눈을 뜨니 친정 부엌의 허술함이 눈에 보여요.
    우리 엄마, 며느리 보시기 전에 정리해드려야 할텐데...
    제가요. 시어머니 살림 흉을 가끔 보거든요. ㅋㅋ

  • 6. rose
    '08.4.21 9:38 PM

    앗 저 불고기 판 제가 원하던 거 였어요. 가까우면 하나 건져 올텐데 넘 안타깝네요....
    샘! 어머님께서 넘 이쁜 시루를 주셨네요. 부럽습니다. 두 분 모녀 같이 다니시는 거 뵐 때마다 넘넘 부러워요. 우리 엄마도 제가 시간 널널해져서 모시고 다닐 수 있을 때까지 건강하게 사셔야 될텐데....효도 많이많이 하셔요. 넘넘 보기 좋답니다. 어머님 글 올리실 때마다 반성모드로 들어간답니다.ㅎㅎㅎ

  • 7. 일산천사
    '08.4.21 10:17 PM

    혜경쌤~~삼송리 어디인지 알려주실수 있으세요??
    제가 한번 뜰려고 해요~~~

  • 8. 또하나의풍경
    '08.4.21 10:18 PM

    불고기판 저도 탐나요
    그리고 저는 중고등학교 다닐때부터 작은 떡시루가 그렇게 이뻐보이더라구요
    친정엄마는 큰 떡시루로 떡을 허구헌날 가득 찌셨거든요. 그게 싫었어요. 작은 떡시루에 앙증맞게 먹을만큼만 떡을 찌면 얼마나 맛있을까..그런생각에 작은 떡시루만 보면 침을 질질 흘렸었고 지금도 작은 떡시루를 보게 되면 자꾸 눈여겨 보게 된답니다 ㅎㅎ (속으로 살까말까 수백번 고민하면서요 ㅎㅎ)

  • 9. 샤리
    '08.4.21 11:21 PM

    저두 저 불고기판 있어요~
    음식점 하시던 이모네서 하나 집어왔는데^^
    가끔 모임같은거나 가족끼리 저기다가 불고기 해먹으면..
    무지 좋더라구요~~ ㅋㅋ
    저두 샘처럼 업소용^^ 에 관심 무지~~많아요^^

  • 10. 배낭여행
    '08.4.22 12:52 AM

    삼송리 보~물창고 주소 알고 싶습니다
    작은 떡시루(겨울에 콩나물 키웠어용)

  • 11. carolina
    '08.4.22 5:03 AM

    정말 살다보니까 석쇠랑 불고기판,, 정말 가지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전기그릴로는 절때 따라올수 없는 그런 무언가 있잖아요..

  • 12. 다은이네
    '08.4.22 8:16 AM

    떡시루가 욕심나네요 ㅎㅎㅎ

  • 13. 콩꽃
    '08.4.22 9:32 AM

    떡시루 정말 예쁘네요,,,,,동그란 백설기 케잌같은것도 만들수있나요? ㅎㅎ

  • 14. 김혜경
    '08.4.22 9:48 AM

    삼송리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어디 쯤이냐면요...구파발에서 벽제 방향으로 나가다보면 삼송리 검문소 있잖아요.
    삼송리 검문소 조금 지나고 나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우회전하세요.
    좀 가다보면 지하철기지 문같은 거 오른쪽으로 있고, 조금더 가다보면 왼쪽으로 보여요,
    중고주방용품...
    전화는 02-382-8849입니다.

  • 15. 배낭여행
    '08.4.22 1:35 PM

    보물창고 전화번호,,,
    감사 합니다

  • 16. 민영
    '08.4.22 5:46 PM

    어머님과 함께 쇼핑도 하고, 맘에 드는 물건도 싼 가격에 잘 사셔서
    아주 행복한 하루 보내셨겠어요^^*

  • 17. 이혜선
    '08.4.23 9:28 AM

    저도 고기불판 넘 탐나네요...^^

  • 18. bananacallas
    '08.4.23 12:32 PM

    저두요 불판이 정말 탐나네요^^

  • 19. 일산천사
    '08.4.24 11:41 PM

    감사합니다

  • 20. 천왕봉지킴이
    '08.4.25 3:11 PM

    떡시루가 정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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