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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주발과 합

| 조회수 : 11,843 | 추천수 : 211
작성일 : 2008-04-14 23:29:38


제가 며칠전 희망수첩에, 주발이라는 단어를 썼더니, 해든곳님께서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라고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생각해보니, 정말 저도 참 오랜만에 주발이란 단어를 쓴 것 같아요.

예전에, 저희 친정어머니께서는 남자들에게는 주발에 밥을 담아주고,
여자들은 합에 밥을 담아주셨어요.
(이게 정확하게 맞는 풍습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발은, 위로 봉긋하게 솟은 뚜껑을 가진, 밥그릇과 뚜껑이 한 쌍인 그릇이고,
합은 주발에 비해서 납작하게 퍼진 뚜껑을 가진, 밥그릇과 뚜껑이 한 쌍인 그릇입니다.

요즘, 딸아이가 무슨 날이면, 제 생일,어버이날, 추석이나 설 명절에 제게 주는 용돈으로
유기를 사서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번 제 생일에 준 돈으로 유기 사러 가서,
예전의 합과 주발 생각이 나서 사두었더랬습니다.

합과 주발을 사면서, 우리 전통 베개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베개모도 둥근것은 남자용, 사각형은 여자용 이잖요.
지금이야 침대생활로 그런 베개를 쓰지 않지만요.

흔히 남자는 하늘로, 여자는 땅으로 일컫는데,
베개도 그렇고 밥그릇도 그렇고,
남자는 하늘을 상징하는 원형이나 혹은 봉긋 솟은 것으로,
여자는 땅을 상징하는 사각형이나 평평한 것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요.

이렇게 밥그릇이나 베개에 차이가 둔 것이 꼭 남녀차별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남녀의 조화, 뭐 이런 뜻이 아니었을지..
그리고, 여자는 뭐든 따뜻하게 품는 대지를 닮았다는 건 상징한 건지...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변인주
    '08.4.14 11:37 PM

    김선생님
    김 조앤입니다
    우손 일등 먼저먹고
    다시 인사 할께요

  • 2. 변인주
    '08.4.14 11:43 PM

    결혼후 처음으로 갖는 반상기를
    이고지고 가지고와 보니 그림 보다 더 아름다워
    마음이 찡 했었읍니다.
    이사장님이 직접 호텔로 가져오셨어요 떠나던날.

    두분 감사하다는 말 드리고요

    잘쓰다가
    딸아이 에게 물려 주려합니다

  • 3. yuni
    '08.4.15 12:00 AM

    남자 밥그릇은 주발, 여자 밥그릇은 합이나 바리를 쓰는데요
    바리는 저 합하고 모양이 달라 배가 불러요.
    주발은 어깨가 넓고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지만
    바리는 밑으로 배가 불러서 마치 어머니들의 몸체 같지요.
    어머님이 맞게 사용 하신겁니다.
    유기그릇이 참 좋은데 전 도저히 사용하고 간수할 자신이 없어요
    이렇게 선생님 덕분에 눈호강 하는걸로 만족하렵니다.

  • 4. 나오미
    '08.4.15 12:11 AM

    요즘 백화점에두 일반세척으로 쓸 수 있는 유기 잘 나와 있고요..
    요즘 신부들은 많이 구입한다고 해요~~
    제가 자주 다니는 엔틱샾+그릇집에 오래되지 않은 유기를 낱개루 판매하는데..
    어찌나 이쁘던지요~~
    한 20~30년된 유기 반상기중 뚜겅있는 찬-유기가 뚜껑까지해서 1만5천원이더군요~~
    제 나이에 써 본적두 없고 호기심만 가득했기에 접었더랬는데...
    갑자기 이 밤엔 다짐하기를 낼 아침 일찍 다시 함 가봐야겠다는 강한 욕구를 일으키셨습니다^^;
    자꾸만 우리의 옛것이 넘 좋아지는걸 보니 어느새 저두 나이가 드는모양이어요...

  • 5. 베티
    '08.4.15 12:28 AM

    아무것도 몰랐던 저...배우고 갑니다.

  • 6. 김혜경
    '08.4.15 12:52 AM

    조앤님, 무거우셨을텐데, 잘 가지고 가셨어요?
    급하신 것 같아서, 제가 가지고 있던 촬영용 샘플 한세트 조앤님께 보내고 나서,
    제 차례는 아직 오직 않아서, 접시 몇장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앤님이 기뻐하셨다는 얘기 전해 듣고 저도 참 좋았습니다.
    우리 그릇 사랑해주셔서..감사해요.

    yuni님, 요즘은 유기 그릇 간수가 쉬워요.
    초록색 수세미에 바키퍼스프렌드 묻혀서 닦으면 금방 새것처럼 된답니다.
    전, 딸이 주는 용돈 모아서 사고 있는데..이거 다 모으면, 딸 주려고 해요.이담에요.
    이담에, 제가 기운 빠져서 바키퍼스프렌드로도 못닦을때..^^

    나오미님,
    유기는 너무 옛날꺼 쓰지 말라고 하네요.
    금속이 지금보다 좋지않고, 불순물이 섞였다고..그냥 참고 하시라구요..

    베티님, 요즘 젊은 분들은 합이란 단어도 들어보시지 못했을거에요..^^

  • 7. 모야
    '08.4.15 7:00 AM

    샘님~
    이건 꼬옥 답 해 주셔요
    요즘 나오는 것들이 더 좋다고하던데
    주로 어디서 사시는지 ..저도 일체를 구입하고싶거든요~~
    그냥 인터넷에서 할찌...

  • 8. 또하나의풍경
    '08.4.15 8:16 AM

    오..그렇군요. 저 몰랐어요 ^^; 선생님 덕분에 잘 알고 가네요 ^^

  • 9. 영영
    '08.4.15 9:37 AM

    일요일날 경북유기공방에 갔어요
    인터넷 과 백화점 보다 훨씬 싸서 82공구를 생각해 봤어요
    밥주걱(소) 이만원 미만 애들 수저 15천원 미만으로 저희 애들 둘
    수저 사 주었더니 금수저라고 너무너무 좋아했어요
    둘째는 꼭 공주같이 엄마인 제가 떠 먹여주길 바라고 숟가락을 잡지 않아
    애 먹었는데 유기수저 사 주면서 이제 네가 숟가락 잡고 먹어야 한다고 일러주었는
    효과 보고 있어요
    밥그릇과 국그릇 1벌 가걱은 10만원 미만이었어요
    근데 도자기 무슨작가의 작품인지 모르지만 너무너무 제 맘을 빼앗아
    지금도 눈에 아련거려요 이걸 질러러 가야 되냐요? ??

  • 10. 김혜경
    '08.4.15 1:40 PM

    모야님...
    제 유기는 여기저기서 산 것들이에요.
    그런데..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고..
    어떻게 하라고 말씀드리기가 좀...

  • 11. 새길
    '08.4.15 5:27 PM

    오오. 저 유기 좋아합니다.
    좋아만 합니다. 살 돈은 없습니다. ^^

    수저는 유기를 쓰고 있는데
    씻기 어렵다 뭐 이런 거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설명서에도 유기 씻기 어떻다는 건 수세미 변변찮던 옛 얘기고,
    지금은 그냥 수세미로 벅벅 닦으면 된다네요.

    저는 그런거 신경쓰지 않고 일반 수저와 다름없이
    그냥 부드러운 수세미로만 대충 씻고 있는데
    전혀 문제없어요. 이쁘기만 해요. ^^

  • 12. 써니
    '08.4.15 5:59 PM

    주발을 보니 어린시절 엄마가 아버지밥 아랫목에 고이 모셔? 이불덮어두신걸 저희4남매가 놀다 엎어트린 기억이 나세요.
    종아리맞고 무지 혼났죠.
    그 추억의 '사발'

  • 13. 최미옥
    '08.4.16 12:21 AM

    선생님 바키퍼스프렌드는 어디서 사야하나요
    매일 좋은정보 감사 드립니다.
    알켜주세요

  • 14. 루루
    '08.4.19 11:57 AM

    선생님 전.." 합 "이라는 밥 주발 명칭이 너무 좋아요

    고전 스럽고,격이 있어보이고 밥과 어울리고 모양새도 여성 스럽고

    그리고 여자 주발 이라는것도 ..

    여기다가 밥 을 담아 주신분 더 고맙고

    여기다 밥을 먹으면 웬지 더 더 ...맛있읍니다

  • 15. 김혜경
    '08.4.19 4:12 PM

    최미옥님, 쉐프윈 홈페이지에서 팔구요. 전 전에 컷코에 전화해서 샀어요.

    루루님..그렇죠, 합이라는 이름 이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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