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2만3천원의 재미?!

| 조회수 : 16,045 | 추천수 : 258
작성일 : 2008-01-19 16:27:03


제가 며칠전에..**에서 중고품 유기를 질렀다는 말씀 드렸을 거에요.
소다를 넣고 푹푹 삶았더니 색이 더 이상해져, 아무래도 공방으로 보내야겠다는 중간보고도 했었구요.

오늘 아침에 문득..공방으로 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뜨거운 물에 스텐세정제를 풀어서 담갔다가 닦아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잠시 담갔다 닦는데 여전히 마찬가지..매우 낙담하며, 마지막 수단으로 초록색 수세미 새것을 꺼내,
스텐세정제 가루를 묻혀서 닦아보니..금방 광이 나는 거에요...앗싸!!




국그릇은 밥그릇보다 묵은때가 덜 묻었었는지..금방 제 색깔이 나는거에요.
몸에 흠집이 없는 건, 마치 새것 처럼 말끔한데,
몸에 흠이 난 것, 찍힌 자국, 패인 자국이 있는 건, 아무리 닦아도 안되네요.

닦아놓고 보니, 모양은 똑같은데 만든 곳이나 만든 시기는 제각각 이었던 모양이에요.




국그릇 안쪽에 무늬로 넣은 원이 모두 다른 거 있죠??
한줄 짜리도 있고, 두줄 짜리도 있고..지름이 더 긴 것도 있고, 아주 짧은 것도 있고, 또 두 원 사이의 간격도 다르고...
너무 재밌었어요.
또 금속의 색깔도 달라요. 좀더 노란 것이 있고, 살짝 분홍빛이 도는 것도 있고.
더 두껍기도 하고 더 얇기도 하고..어쩜 이렇게 제각각인지..^^




밥그릇은 국그릇보다 상태가 심각합니다.
두개는 괜찮은데..두개는 아무래도...ㅠㅠ..





이것 좀 보세요..ㅠㅠ...
스텐세정제로 닦아낸 후 다시 초록 수세미에 보통 식기세제를 묻혀서 같은 자리를 50번씩 문질렀더니,
약간 더러움이 벗겨진 건데...아직도 이래요. 한 200번씩 하면 깨끗해질까요??




그리고..밥그릇 역시, 공방이 모두 달라요.
밥그릇 바닥의 낙관(이것도 낙관이라고 하나요??)을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 있죠?

그 판매자 판매를 중지했던데...연락처 알아서 밥그릇 뚜껑을 찾아달라고 해야하는 건지..
이 정도면 나름 양호한거니까요...

재밌는 거 하나 더 보여드릴게요.




오른쪽은 봉화의 유기공방에 전화주문해서 받은 밥공기입니다.
가운데는 서울의 유기점에서 산 주발이구요.
왼쪽이 중고유기인데요..이렇게 크기 차이가 납니다.
정말 옛날에는 밥을 많이 먹었나봐요. 물을 담아보니, 가운데 주발로 2개반을 부으니까 왼쪽 주발이 차네요.


이거 닦느라..kimys가 고생했습니다.
저 혼자 살그머니 닦으려고 했는데, 어찌 알고는 따라나와서, 저는 손도 못대게 하고, 자기가 벅벅 닦아줬어요.
근데 진짜 남자라서 그런지..힘도 그리 들이지 않는 것 같아보이는데..정말 잘 닦네요.

이 사진 올리면서 살짝 걱정됩니다. 따라서 사실 까봐...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산 그 판매자, 판매중지했구요..그리고..
글로 써놓으니까, 이거 닦느라 고생 안한것 같지만 삶고 말리고, 또한번 삶아보고,
초록색 수세미 몇번씩 새걸로 바꿔가며 닦아보고..엄청 공을 들인 것이랍니다.
다른 분들이 한다고 하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리고 싶습니다요...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ce
    '08.1.19 4:29 PM

    올만에 1등! 일단 찍고 ㅋㅋㅋ

  • 2. 표고
    '08.1.19 4:32 PM

    저두 글 보고 한번 사 볼까 했는데 잘 닦아지지 않는다고 하셔서
    그만 두었는데... 잘 했네요. ^^

  • 3. 풍차와바람
    '08.1.19 4:34 PM

    놋그릇에는 볏집으로 닦으면 잘닦인다고 들은것 같습니다..
    메주에 메는 그거요..
    볏집이 레몬처럼 세정효과가 있다네요..
    예전에 선조들도 그리 하셨지요..

  • 4. 김혜경
    '08.1.19 4:39 PM

    표고님 잘 하셨어요.
    흉터가 너무 많아요.

    풍차와바람님, 기왓가루를 볏짚에 묻혀서 닦으면 잘 닦인다고 하는데..
    기왓가루도 그렇고 볏짚 구할 길이 없어서...ㅠㅠ...

    ice님..방가방가..^^

  • 5. ice
    '08.1.19 4:58 PM

    아~ 회사에서 일하다가 잠시...몰~래 들어왔다가 1등을 찍는 영광을 ㅎㅎㅎ
    일단 찍고..! 댓글을 다시 달려다가 넘흐 바빠서리... ㅠ.ㅠ
    일 좀하다보니..또 밀렸네요...
    (그넘의 순위가 뭔지... 왜 저런것에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네요..ㅋㅋ - 저만 그런건 아닌듯?!)

    암튼, 저는 저런 그릇 갖고 싶어도 선생님 처럼 관리할 자신도 없고 엄두도 나질 않아
    항상 이렇게 눈으로만 대리만족 하며 산답니다..ㅎㅎㅎ
    이 바쁜 와중에도 항상 빼먹지 않고 매일 들려주는 센스!~
    저 개근상 주세요!! ~~

    선생님 주말... 잘 보내세요...
    전..출근......합니다..흑~

  • 6. 깜찌기 펭
    '08.1.19 5:17 PM

    저희 친정에서 제사때 쓰는 그릇이 놎그릇이예요.
    때문에 어릴때부터, 제사/명절때마다 엄마,큰엄마,언니,할머니,저.. 모두 모여서 그릇닦는게 일이였어요.
    쓰기전에 닦고.
    쓰고 나서 닦고.
    닦는김에 광내자고 닦고.
    뜨아아.. 그래서 놎그릇만 보면 제가 그 닦던 기억때문에 질색해요. ㅋㅋ
    82쿡에서 한참 유기그릇 인기일때, 제가 속으로 그랬다니까요.
    닦아보면 후회할껄.. 하고.
    그런데, 요즘 그렇게 무겁고..닦는게 싫던 그릇이 슬슬.. 예뻐보이네요.
    은근한 광택이.. 그런데 닦을 자신없어서 구입은 참을답니다.

  • 7. 예쁜솔
    '08.1.19 5:20 PM

    제 고향은 경북 김천입니다. 옛지명 금릉군...
    그곳에 가면 아직 조상들이 쓰시던 골동품이 많지요.

    1900년에 태어나셔서
    주민등록 번호 000718-...로 시작하시던 큰어머니
    1995년 96세로 돌아가셨지요.

    내가 대학시절에도 70넘은 노인이셨는데
    방학때 놀러가면
    혜경샘 사진속의 맨 왼쪽 큰 밥그릇에
    할아버지 산소보다 더 높게 고봉으로 밥을 담아주시곤 했습니다.
    아침도 안먹고 다니던 애가
    어찌 그것을 다먹습니까...

    위로 솟은 밥만도 오늘날의 공기밥 하나는 족히 되지요.
    삭~ 위에 솟은 밥만 덜어 먹고나면
    '젊은 애가 그걸 먹고 우째 힘을 쓰노...' 걱정하시던 큰엄마.

    큰엄마의 며느리도 세상을 뜬 지금
    그 많던 밥그릇과 오래된 세간살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상념에 잠겨봅니다.

  • 8. 철이댁
    '08.1.19 5:31 PM

    사실 글 읽으며 샘은 손가락도 아프시면서 웬 극성~(^^:::) 하고
    혀를 찼더랍니다..ㅋㅋ
    근데 읽다보니 부군님의 활약이 계셨군요. 멋지심다~~~

  • 9. 호성모
    '08.1.19 10:47 PM

    저도 유기그릇이며 놋수저 쓰고 있지만 매일쓰니깐
    별로 힘안들게 쓰고 있답니다.
    제가 수세미 이것저것 써 보았지만 그래도 초록수세미가 가장 잘 닦아지더군요.
    저는 주로 세수비누(아주싼것)로 딲아줍니다.
    친정어머니께서 가르쳐주셔서....
    옛날에는 양은냄비 딱을때 빨간비누 일명이쁜이비누요.
    딱고 나면 뽀드득 느낌이좋아요
    처음엔 중고 유기그릇 구매해서
    손목이 빠지도록 딱아더니 아마 일주일은 시큰거려서...
    그래도 지금은 많이 이뻐하며 쓰고 있답니다.

  • 10. 모야
    '08.1.20 12:14 AM

    저~
    유기판매하는 곳에서 닦는약을 같이 판매하는 걸로 아는데요~

    샘님, 그거 구해서 닦으면 안될까요?

  • 11. 후레쉬민트
    '08.1.20 8:11 AM

    예전에 무슨 다큐멘타리 같은데서 보니
    조선사람은 대식가로 인근국가에 유명햇답니다
    요즘 먹는양의 4-5배를먹었다던가 그렇다고하네요
    그런데 하루 2끼만 먹었대요

  • 12. 푸른두이파리
    '08.1.20 11:42 AM

    유기그릇 재생해 주는 곳이 있네요..
    택배로도 된다 그러고..샘플도 된다는데...
    http://www.cleanspoon.com
    도움이 되시려나 모르겟어요.택도 없이 비싸면 패스구요...^^;;;

  • 13. 은하수
    '08.1.20 6:21 PM

    맞아요~~
    저희 친정엄마두 스텐세정제로 닦으시더군요~~
    헌 런닝같은걸루 싸~악 닦아서 씻으시더라는.
    근데...팔힘 좋아야 닦겠던걸요~~
    저는 암만해도 엄마처럼 안되어서..
    독일제 튜브로된 약이었는데...

  • 14. 프로방스
    '08.1.20 10:29 PM

    저도 요즘 유기에 필 꽂혀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않으니 선뜻 지르질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조금씩 마련할라구요, 평생 사용할 수있는 그릇이고 정말 여기에 음식 담으면
    격이 달라질것 같아요 ^^ 그릇 쇼핑의 끝은 유기라는 말이 있던데 우리 동네 냉면집이
    커다란 유기 면기에 내오는데 다른 곳보다 더 비싸더라구요. 유기값인지 ^^

  • 15. Terry
    '08.1.21 12:14 AM

    고생을 사서 한다.. ^^ 는 속담이 떠오른다면 혜경샘이 화 내실려나??? ㅋㅋㅋ

  • 16. cookinggirl
    '08.1.24 11:06 AM

    초록 수세미에 세제와 물 뭍히지 말고 마른 수세미로 닦으세요. 그래야 잘 닦입니다.
    요즘 만들 어진 유기는 함량이 정확하기 때문에 색이 심하게 변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유기는 매일 쎠야 색도 않변하고 색도 은은하고 좋은거 같아요.
    안쓰고 모셔두면 색이 변한다고 하는데 요즘 유기는 잘 않변해요.
    물기 없이 잘 닦아서 공기가 통하지않게 비밀에 잘 싸서 보관하니까 색이 그대로이던데요.
    아마도 관리를 잘못하면 색이 변할수 있을거예요.
    사신 유기 그릇을 보니 크기도 그렇고 오래전 그릇인거 같네요.
    근데 누가 쓰던 그릇은 왠지 찜찜해요. 걍 쓰지 마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8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8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9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