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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12월의 어느 휴일 보내기~

| 조회수 : 13,738 | 추천수 : 294
작성일 : 2007-12-09 20:45:38
휴일 잘 보내셨어요??
밤이 긴 겨울이라 그런가요? 왜 이리 하루가 짧죠?
식구들 일어나는 순서대로, 아침 챙기고, 점심 해먹고, 잠깐 앉아있었는데 또 저녁때 돌아오고....
하루 해가 너무 짧아요.
게다가..밤잠을 제대로 못자서, 잠시 낮잠까지 자주고 나니..정말 하루가 후딱 입니다.
그래도 집안일은 별로 하지 않아서..짬짬히 책도 보고 그랬네요.




저희 집은 남향집입니다.
앞쪽 베란다에서 들어오는 아침햇살이 부엌까지 들어올 만큼 깊숙하게 들어와, 난방하지 않아도 따뜻하고 참 좋은데,
문제는 바닥의 먼지가 너무너무 보인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런데..집안 먼지라는게..어제 청소해도 오늘 또 보이는게 집안 먼지잖아요.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서, 거실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혼자 오붓한 한때를 즐겨보려고 했는데,
거실 바닥에 떨어진 먼지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에요.
세상 참 편해줘서..이럴 때 지 혼자 청소하는 기특한 우렁각시들 잠시 돌려주고...




점심은 오랜만에 하얀 쌀밥 해서, 불고기 구워서 먹었어요.
잡곡이 똑 떨어졌어요.핑계 김에 하얀 쌀밥, 김에 싸서 먹고, 명란젓 얹어서 먹으니 얼마나 맛있는지..ㅋㅋ...




저녁에는 냉동해뒀던 곤드레 해동해서, 곤드레밥 지었어요.
냉동할 때 꼭 짜지 말고 삶은 물과 함께 냉동하면 질겨지지 않는다는 걸..전 꼭 짜서 냉동했거든요.
그래서 해동할 때 물에 담가서 해동해요. 그러면 밥을 해놔도 그리 질겨지지 않는답니다.
자잘하게 썬 곤드레에 들기름과 국간장 살짝 쳐서 돌솥에 담고 달달 볶다가 씻어뒀던 쌀을 넣어 밥 지었지요.
밥이 되면서 고소한 들기름 냄새가 퍼져서 아주 기분 좋게 해줬어요.




냉동해뒀던 메생이도  꺼내서 해동해서 굴 넣고 국 끓여 먹었어요.
이 메생이가 냉동해뒀던 마지막 메생이.
올겨울에 좋은 메생이 구해서, 잔뜩 냉동해두려구요.
메생이전도 맛있다는데 저희는 국 끓여먹기 바빠서 아직 한번 시도해보질 못했어요.
넉넉하게 냉동하게 되면, 전도 부쳐보려구요.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ㅠㅠ...저 사고 쳤습니다.
역시 안하던 짓은 끝내 하지 말아야 하는 건데..




느닷없이 저녁 설거지해놓고 백설기가 찌고 싶지 뭡니까?
냉장고의 냉동실 안에 좀 오래된 쌀가루도 있고 해서..
꺼내서, 물 줘가며 체에 내려서 반은 건포도를 섞고, 반은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섞어서 쪘는데..
이게 어쩐 일이란 말입니까??
쌀가루가 아니라 찹쌀가루였나봐요...ㅠㅠ....




떡이 질고 안 질고가 문제가 아니라..도무지 냉동실 안에 찹쌀가루를 넣어둔 기억이 없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찹쌀가루가 아니라, 방앗간에서 빻아온 찹쌀가루를 넣어둔 적이 없는데...
ㅠㅠ...
그렇다고 아무리 쌀가루가 오래되어 찹쌀가루로 변했겠습니까?? 흑흑....
전에...친정에서 얻어온 가루가...쌀가루가 아니라...찹쌀가루 였나?!...꺼이꺼이...
아무튼...떡 꺼내야하는데..무서워요....ㅠㅠ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hatenay
    '07.12.9 8:52 PM

    1등!!ㅎㅎ~

  • 2. jasmine
    '07.12.9 8:52 PM

    자세히 보니 찹쌀가루 맞네요....ㅠㅠ
    아마도 우리집에서 사라진 가루가 거기로 가출한건 아닌지...
    휴일도 바쁘게 알차게 보내셨네요.
    오늘 액땜하셨으니 12월에 하는 음식은 모두 성공하실 거예요.

  • 3. chatenay
    '07.12.9 9:09 PM

    일찌감치 시어르신들 다녀 가시고 설겆이도 미루고 앉아 82부터 보네요...배가 땅땅히~불러도 곤드레밥을 보니 먹고싶어요...^^
    그나저나...저 떡...어쩐대요!!근데...전 자꾸 웃음이나용~샘도 실수 하시네...싶어서..ㅎㅎ

  • 4. 귀여운엘비스
    '07.12.9 10:10 PM

    헤헤헤
    너무부지런하셔서그른거예요^^

  • 5. 아따맘마
    '07.12.9 10:48 PM

    ^^
    대략난감...이시겠어요..
    사진으로봐도 참....질~게 생겼어요..
    어찌 드셨는지..
    그래도 맛은 좋았을거 같아요..

  • 6. 김혜경
    '07.12.10 12:29 AM

    아따맘마님..빙고!!
    맛은...좋아요..그래서 더 슬퍼요..
    베보자기 깔고 쪄서 떼어내기나 쉽게했으면 좋았을텐데...
    커피필터 떼어내고 먹느라...

  • 7. 그린
    '07.12.10 1:46 AM

    야호~
    이렇게 샘님 사진 바로 아래 댓글다는 기분이
    꼭 1등하는 것 같네요.ㅎㅎ

    이시각 희망수첩보면 속쓰리다는 거 알면서도
    클릭을 멈출 수 없는 사실을 우짜면 좋을까요?

    오렌지 마아말레이드 든 떡이 호박고지처럼 보이는게
    꼭 1개만 먹고싶네요. 음... 맛나요.^^

  • 8. smileann
    '07.12.10 2:37 AM

    하하하...왜이리 웃음이 나는지요. ^^
    그래도 예쁘게 썰어놓으신 걸 보니, 맛있어보이네요.

    저도 작년에 메생이 잔뜩 사서 얼려두었는데, 해먹어야겠어요.
    이번 가을, 어찌나 정신없이 보냈던지...
    차차 정리 모드에 돌입해야할 듯...
    그래도, 82cook에 결석은 며칠 안되니, 정말 광팬이죠? ^^

  • 9. 또하나의풍경
    '07.12.10 8:21 AM

    ㅋㅋ 저도 웃음이..ㅋㅋ
    정말 썰어논 모습 보니 아주 예쁘고 맛도 엄청 좋았을거 같아요 ^^

    저 곤드레 밥 보고 잠시 이성을 잃었네요!!!
    아유..얼마나 부드럽고 맛있을까요!!!!!!!!!!!!!!!!! 아잉..한숟가락이라도 먹구 싶어요!!! ㅎㅎ

  • 10. 선물상자
    '07.12.10 10:25 AM

    쌀가루보다 쫄깃쫄깃 맛있어 보여요 ㅎㅎ ^^*

  • 11. 왕언냐*^^*
    '07.12.10 10:53 AM

    그래두 맛은 넘 좋아보여요. ㅎㅎ
    선생님...좋은 메생이구하실때...저도 좀 끼워주세요.
    전 한번도 메생이를 먹어본적이 없는...
    아주 촌시런 사람이랍니다.^^

  • 12. 얼그레이
    '07.12.10 11:14 AM

    '곤드레' 처음 들어보는데 정말 맛나 보이네요
    메생이도 중식당에서나 먹어보고 시중에 파는곳을 못본듯해요. 초보주부라 그런가~ 아직 이런 음식이 눈에 안띠네요
    저도 가끔 떡을 찌는데 냉동실에 찹쌀, 맵쌀 이렇게 표시해두는데 한번은 표시가 안된쌀이 있길래 고민고민하다 작은 종지에 물넣고 가루 조금 넣어서 전자렌지에 돌린적이 있었어요
    긴가민가하면서 했는데 그래도 대충 눈짐작으로 알아보겠더라구요
    아니였음 아마저도 선생님처럼^^
    근데 썰어 놓은거 보니까 찹쌀로 해서 그런지 더 쫀득거리며 맛있게 보여요

  • 13. 모야
    '07.12.11 3:18 AM

    어쨌든 모~
    맛만 있어보이는데요~^^

  • 14. 미란다
    '07.12.11 12:00 PM

    우하하~

    저도 그런적 있어요

    딸기설기를 했다고 했는데 찹쌀이었어요

  • 15. 진짜줌마
    '07.12.16 9:32 PM

    허걱... 청기사(우리집 스쿠바 이름요...) 돌릴때 식탁의자를 저렇게 하면 편하군요...
    학교다닐때 청소시간에 맨날 하던 짓인데... 그걸 왜 까먹었을까요~~ ㅋㅋ
    좋은 힌트 얻고 갑니당~~

  • 16. 진짜줌마
    '07.12.16 9:33 PM

    저희 남편 혜경님 사진보고... 저한테 바보~~ 이러구 갑니다... 흑흑...

  • 17. 자연맘
    '07.12.22 12:06 AM

    매생이전 해 먹어 보았는데 해조류 냄새 상큼하고 색깔 역시
    좋고요 여러가지 다른 전과 같이 해 놓으면 색의 조화가
    아주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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