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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주 아주 오랜만의 [우리집 백반]

| 조회수 : 14,943 | 추천수 : 88
작성일 : 2007-11-19 21:36:30


정말...꼭 일주일동안...칼자루 한번 쥐어보지 않고 지냈습니다.

어머니를 시누이네 모셔다 드리던 화요일은 점심에 김밥 사먹고, 저녁은 분당의 고깃집에서 양구이 먹었구요,
수요일엔 점심에는 김치찌개 사먹고, 저녁엔 족발 시키먹었어요.
목요일에는 점심은 스파게티, 저녁엔 설렁탕집에서 양곰탕 사먹었어요.
금요일에는 점심은 꽃등심구이, 저녁은 화로구이,
토요일에는 점심은 짜장면, 저녁은 태국음식 먹었습니다.
일요일에는 아침 점심은 굶고, 저녁은 라면 끓여먹었어요.
오늘 점심은 해장국 사먹고...그리고...저녁부터...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요리를 하자니까, 순간적으로 회로가 꼬여서, 뭣부터 해야할지 생각이 잘 안나는 거있죠?
그래도..메뉴는 금방 정했어요.
kimys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이니까, kimys 좋아하는 걸로 차리면 쉬울 것 같아서요.




꼭 kimys가 잡채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귀가해서..오늘이 내게는 잔칫날같은 날이다..', 뭐 이런 속마음을 담아 잡채 한접시 했습니다.
둔한 이 사람..아마 모를거에요..뜬금없이 웬 잡채?? 했을 지도 모르구요..




굴이 한창이니까...굴전도 부쳤습니다.
그런데...집앞에 선 알뜰장에서 산 굴인데..향이 좀 떨어지네요.




콩나물을 무칠까 하다가..잡채 때문에 시금치도 샀길래..그냥 시금치도 한접시 무쳤습니다.
한근에 3천원 줬는데..이 시세가 비싼 건가요??
채소 값이 하도 비싸다고 하는데...파나 양파 시세는 대충 알겠는데..시금치 시세는 잘 모르겠네요.




지난번 강경에서 사온 명란젓도 이렇게 잘라서 참기름과 깨소금만 뿌려서 상에 올렸어요.
이 사람..명란젓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국은 메생이국 끓였습니다.
메생이는 지난해 겨울 마포 농수산물시장에서 사다가 얼려뒀던 것이 딱 두덩어리(재기 라고 한다죠? 메생이의 한 묶음은..)중에서 하나 꺼내서 해동했어요.
지난해 멋모르고 시장에서 사다 얼렸는데..많이 속상했어요.
산지에서 올라오는 것보다 양이 너무 적은 거에요.
올해는...좀 좋은 물건을 만나야 할텐데..그래야 얼려두고 먹어도, 괜찮을텐데...




도착하면..당연히 집에 전화하리라 기다리고 있는데..영 전화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대한항공이랑 아시아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쿄토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편을 찾으니...
없는 거에요. 쿄토 인천간 비행기 노선이 아예 없는 거 있죠??
전..그냥 쿄토쪽으로 갔는 줄만 알았는데...ㅠㅠ...그러니...일본 지리에 대해서는 꽝인 제가...쿄토 옆의 큰 도시가 어딘줄도 모르고...
슬슬 걱정도 되고 해서...어디에다 좀 알아볼까 하는 참인데...들어오는 거 있죠?
핸드폰은 안가져가서 그렇다 치고, 입국장의 무료전화로라도 전화 좀 하지 그랬냐 하니까,
몰랐다네요..그런 전화가 있는지..헉....

제가 얼마나 엉터리인지..전 쿄토간다고만 들은 것 같은데..
오사카, 쿄토, 고베, 나라에서 볼 일 보고 있다고 제게 얘기했대요. 아마..딴청했나봐요..
암튼....잔뜩 기다리다가 만나서 더 반가운 거있죠.

바쁘게 밥상을 차리는데.."당신 교세라라고 알아?"
"알아요..우리 깨갈이 후추갈이 교세란데..."했더니,
교세라 세라믹칼을 선물이라고 내미네요..생각도 안했는데...선물 사오지 말라고 했거든요...
외국에서 가족들 선물 챙기는 것도..일이잖아요...
생각지도 못한 선물받고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저..코앞의 진상이 제일이죠..ㅋㅋ...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멘토~
    '07.11.19 9:39 PM

    우와 일등~ 이런 날이^^

  • 2. 또하나의풍경
    '07.11.19 9:42 PM

    흑...로긴하는새에 일등을 놓쳤네요 ㅠㅠ
    멘토님 축하드려요 ㅎㅎ
    저는 갈수록 저런 백반이 참 좋아요 ^^
    밥 먹고 난뒤 밥먹은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구요 속도 편안해서 좋구요 ^^
    선생님 남편분은 정말 다정한 사람같아요 ^^ 무뚝뚝함 속에 가득한 정많은 분 말예요 ^^

  • 3. 크레센도
    '07.11.19 9:54 PM

    지금 첫눈와요~~~!

    저리 얌전히 음식을 담아야...그릇이 폼나거늘...
    정말 언젠가 먹고 말테야.....

    뜨거운 바~~~암 되세요=3=3=3=3=3=3

  • 4. chatenay
    '07.11.19 9:57 PM

    아~오늘이 휴가 끝나시는 날이 였군요.....^^::
    저도 저런 백반 상 차려본지가...ㅎㅎ~
    지난주 남편과 싸우고 1주일 말 안하다 회해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샘의"당신이 귀가 한 날이 내겐 잔칫날이다"라는 말이 절 반성 하게 합니당~~

  • 5. 레몬사탕
    '07.11.19 10:40 PM

    아! 배고파요
    저녁밥 6시에 구운김+간장+김치 이렇게 먹었더니.....

    어제 점심에 잡채반찬있었는데 살찔꺼야~ 이러면서 한젓가락도 안 먹었는데..
    먹고싶네요..
    전 생굴은 싫어하고 익힌 굴은 넘 좋아해요 ㅋ 굴전은 수욜날 어머님이 해오신댔고~
    명란젓은 있는거 언니 다 싸줬는데...피부미용에 좋다는 어느글을 읽고나니 막
    먹고싶었는데 여기 또 있네요 ㅎㅎ

    밥다운밥을 먹고살 수 가 없어요 ㅠ.ㅠ 점심은 사발면+김치
    저녁은 김에 김치..이러니 자꾸 배만 고프고 ~~~
    언제쯤 사람답게 살아보려나..
    맨날 식충이처럼 맛있는거 뭐 먹고싶다..막 이런생각만 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요 ㅋ

  • 6. 레몬사탕
    '07.11.19 10:42 PM

    참참!! 메생이국은 샘님댁에서 처음으로 맛보곤 여지껏 다시
    못 먹어봤는데 참 매력적인 맛이었어요 ㅎㅎㅎ
    겨울이면 메생이국을 드시는 샘님댁!! ^^

    긴긴 겨울 건강하세요!!!
    지금 밖에 첫눈 펑펑 오고 있어요~~ ^^

  • 7. smileann
    '07.11.19 10:47 PM

    벌써 일주일이 됐어요? 아직도 휴가중이실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 바쁘긴 한다봅니다, 제가.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선생님 글 읽다보면, 음식 뿐 아니라, 여러가지 면에서
    배우게 됩니다.
    배우긴 하는데, 실천이 잘 안되지만...ㅋㅋㅋ

  • 8. 그린
    '07.11.20 12:32 AM

    아쉬운 선생님 휴가가 쏜살같이 흘러가버렸네요.
    그래도 그래야 다음 휴가가 더욱 기다려지고 값지게 느껴지겠죠?^^
    전 요즘 아픈 친구랑 놀아주느라 맨날 외식만 하고 다닌지라
    유난히 오늘은 선생님댁 백반에 눈이 돌아갑니다.@@
    역시 집밥이 최고에요...ㅎㅎ

  • 9. 저금 통장
    '07.11.20 1:56 AM

    와! 맛있는 밥상이네요.
    요즈음 아무 것도 하기 싫어서...
    '나도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는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있네요.

    명란젓에 흰 쌀밥 2그릇은 기본인데..

  • 10. 샤랄라
    '07.11.20 8:43 AM

    우와,,,너무 좋아하셨겠어요....

    더불어 좋은 칼도 선물 받으시고,,너무 좋으셨겠어요,,,

    세라믹칼은,,,딱딱한거나,,,언고기,,같은건 칼날이 나가니까,,,,조심하시는게좋아요,,,

    그치만,,,가벼워서,,손목에 부담이 없고,,잘 썰려서,,좋아요,,,^^

  • 11. 라사리아
    '07.11.20 9:16 AM

    세라믹 칼 좋아요. 이 빠지기 쉬우니까 조심해서 딱딱한 것은 사용하지 마시길. 저는 4년째 쓰고 있답니다.

  • 12. 창포
    '07.11.20 10:16 AM

    KYOCERA 세라믹 칼 좋아요
    좋은칼 사오셨네요

  • 13. teresah
    '07.11.20 10:54 AM

    교세라 칼 너무 좋아요
    전에 시어머니가 일본 다녀오시면서 사다주셨는데 너무 잘 쓰고 있어요. 전 바보같이 받자마자 억센 생선 자른다고 해서 약간 날이 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잘 쓰고 있어요. 저처럼 칼하고 안 친하고 칼 잘 갈아서 안 쓰는 사람에겐 딱이더라구요...왠 교세라 예찬 ㅋㅋ

  • 14. 수박나무
    '07.11.20 12:56 PM

    저두 교세라 칼 있는데, ㅋㅋ
    선물받아놓구 기냥 가지고만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세라믹이 좋다고 그러드라구요...
    김밥 썰기엔 정말 최곱니다...

  • 15. 건영이
    '07.11.20 5:22 PM

    요렇게 단아한 그릇 어디서 사셨는지...얼마에 사셨는지.......
    매우 알고픕니다.

  • 16. 선물상자
    '07.11.20 5:51 PM

    예전 이모님댁에서 한번 써본적 있는데..
    정말 잘들더라구요 ^^
    탐나긴했는데.. 이모님댁에도 딸랑 하나 있는 놈이라 업어오진 못했네요 ㅎㅎ
    출장중에 아내가 좋아할만한 선물을 딱! 집어서 사다주는 남편.. 부러워용~~ T0T
    울 서방도 잡채 엄청 좋아하는데.. 오늘 잡채 함 만들어줄까바여 ㅋㅋ
    혹시 감동하여.. 교세라 칼은 아니라도 뭐 딴 선물이라도 -_-;;;

  • 17. 유니진
    '07.11.20 6:38 PM

    교세라 좋은데 힘줘서 자를 만한 재료를 만나면 이가 톡 하고 나간답니다.
    야채정도라면 괜찮을 듯 싶지만요.
    교세라 필러도 있는데 고구마 여러개 깎았더니 이가 두개 나갔구요. 물도 들었어요.ㅠㅠ
    약한게 흠이라면 흠이죠.
    잡채 색상을 보니 음식을 심심하게 드실 것 같아요.
    우리 가족도 건강생각해서 좀 심심하게 먹어야할텐데 맵고 짜고 단 걸 좋아해서 큰 일이에요.

  • 18. 멘토~
    '07.11.20 9:47 PM

    어제는 답글 달다 애기가 울어서요..^^
    요즘엔 손님상 메뉴도 많이 달라져서 잡채를 안 할 때가 더 많지만
    어쩌다 잡채를 하면 그날 꼭 무슨 날이라도 되는 듯해요.

  • 19. 카리스마주부
    '07.11.21 8:23 PM

    손 조심하세요.
    칼이 너무 잘 들어요.

  • 20. 이규원
    '07.11.23 1:22 AM

    예전에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잘 쓰셨던 말
    코앞의 진상이라는 말인데
    선생님도 이 말을 아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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